매일매일 밤마다 소주 한병씩 먹고 자는 걸 애기하려는게 아니야.

오키나와 여행가서 오키나와 전통주라는 보통 35도쯤 하는 아와모리 주 사와서 3일만에 홀딱 다 마셔 버린 애기를 하려는게 아니야.

해외여행이라면 모쪼록 면세점 쇼핑이지만 몇 차례의 출장 경 험으로 비용적으로도 여행의 편의상으로라도 귀국편으로 양주 사오는게 젤 싸게 먹힌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항상 출국할 땐 귀국편으로 양주를 주문해두곤하지. ex회사에서 출장갈떈 상납용으로다 폭탄주에 제일 좋은 발렌타인 17년산을 을 주문해두곤 했지만 개인여행이고해서 혼자 먹으려고 글렌피딕 18년산을 사들고 왔지.


원래는 특별한 날, 이를테면 좀처럼 없을 테지만 친구들이 집에 온다거나 절대로 없을 일이지만 남친이라도 데려온다거나 할 떄 먹으려고 했지만 먹다보니 어느새 병을 개봉하고 한잔한잔씩 홀짝홀짝 마시게 됐거덩.

근데 정말 금방 훅훅 닳더라구. 그래서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숨겨놨어.

내가 요새 원체 기억력이 안 좋아서 절대 기억을 못해낼거라고 생각했거덩. 근데 오늘도 불현듯 생각나서 항상 술두는 선반에 가봤더니 없어서 잠깐 당황했는데 귀신같이 어디 숨겨뒀는지가 생각이 나더라구.

아. 왜 내가 오늘 점심에 멀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울 실장이 내 인생을 얼마나 말아먹었는지도 이젠 잘 기억 안나는데 술 숨겨둔 장소는 왜 일케 기억이 잘나냐.;;;

그래도 글렌피딕은 참 맛있구나. 어렸을 떈 몰랐는데 확실히 소주와는 다른 품격이 있어. 물론 소주도 맛있지만 이건 마치 신지네가 위탁 양육하고 있는 맹인견 상록이를 볼 떄 느껴지는 픔위같은 거랄까. 상록이 참 멋있는거 같다. 럴이나 주옹이 말대로 개로써 태생적으로 가지는 온갖 욕구들을 의연히 참아내는 모습니라니. 솔직히 나보다 나은 거 같아서 존경심이 들었지.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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