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애

카테고리 없음 2022. 7. 14. 16:00

외부 교재 작성이나 강의 요청은, 

들이는 노력과 에너지 대비 보상이 별반 좋지 않은 수준이고

그나마의 외부 압박이 없으면 시간 나는 대로 허구헌날 누워있을 나 스스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누워있지 않기 위해 오로지 이 이유를 위해 하는 편이다.

그리고 또 하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담당 여자 직원 A양이 

아주 친절하고 열씸히 하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어서 하는 것도 20% 정도는 된다. 

물론 이 업무 외에 친분이라고는 아예 없는데

나는 꼰대라 싹싹하고 성실한 어린 친구들 보면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튼 동일한 업체에서 그간 진행했던 강사 직강 교재 컨텐츠를

온라인 교육 컨텐츠로 바꾸는 작업을 해달라는 의뢰가 또 들어왔는데

A양이 아니라 첨 보는  B양이 담당자라며 연락이 왔다. 

그런데 B양은 엄청 특이한 거야. 

일단 커뮤니케이션에 싹싹함이라고는 없이 자기 할말한 하고 내 애기 끝까지 듣지도 않고 중간에 자기말 하고 그러는게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라곤 없더구만. 마치 나처럼. ㅋㅋㅋㅋㅋ

여튼 500페이지 원고를 120페이지로 2주만에 줄여달라는 의뢰였는데, 

있는 원고 줄이는 거라도 다 일일이 새로 만들어야 되서 새로 쓰는 거나 진배 없는데 페이도 엄청 박하고

시간도 엄서서 못하겠다고 했지. 

그랬더니 애가 당황해서인지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아..그러시군요...아...그러시군요...라는 말만 하다 끊음. 

마치 나처럼. ㅋㅋㅋ

사실 박한 원고료에 봉사하는 기분으로 해 온 건데 너무 후려치고 날로 먹으려는 느낌이라 기분도 안 좋았음. 

그래서 이 참에 여기랑은 더이상 작업을 말자....하고 개운하게 생각했는데

10분쯤 후에 다시 전화가 와서, 

그러면 원고료도 올려주고 기한도 더 주겠으니 얼마를 원하는지 애기해보라는거야. 

"뭐 저희가 할 수 있는 거는 돈이랑 시간밖에 없으니까요..." 뭐 이렇게 애기하는데

이게 무슨 직장인의 태도인가 싶어 당황하다 못해 상당히 뜨악해서 웃음밖에 안났어.

내가 돈 땜에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 사장도 아는 사람이라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한건데 넘 황당하드라구.

게다가 담당자 커뮤니케이션 태도마저 엉망진창이니까 어이가 없었지만, 

나 같기도 해서 차근차근 너네가 얼마나 황당한 요구를 하는지 설명을 해주었더니

그제야 수긍하면서 그러니까 이사님말고는 부탁할 데가 없죵...하고 조금 싹싹한 태도를 보이더라. 

(물론 부탁할 데가 없는게 아니라 이런 박한 조건에 이정도 퀄을 기한내에 뽑아주는 작업을 해주는 만만한 사람이 나밖에 없는 거겠지. ㅋㅋㅋㅋㅋ. 일단 나한테까지 왔다는건 가성비가 완전 떨어진다는 것일게다.)

아. 여기서 그냥 딴데 가서 알아보라고 애기했어야 했는데 내가 또 맘이 약해서

집에 가서 잘 심사숙고 해보고 내일 다시 알려주겠다고 했지. 

이거 진짜 말리면 안되는 똥인 작업인데.

알면서도 또 넘어가줘야 하나. 

역시 누워있는 것 보다는 낫나. 

여튼 B양마저 품어내는 나 자신 이라니 얼마나 인류애가 넘치냔 말이다. ㅋ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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