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면 놀아서,
영어 공부도 까페에서 하는데 Skpe로 영어 쌤이랑 수업하고 났더니
같은 공용 테이블에 앉어 있던 어떤 할저씨가
영어를 어케 하면 잘 하냐구, 비결이 머냐고 물어봐서,
내 정말 넘나 쪽팔려가지고 몸둘바 몰라서
아...아니에요...저 잘 못해요....그랬는데
아니라구 자기가 듣기에는 상당히 자연스럽다구,
본인도 영어 잘하고 싶어서 책을 4권이나 사서 혼자서 독학하는데
아무리해도 잘 안들린다고 화상으로 원어민이랑 공부하는 건 어떻게 하냐구 막 그려서가지고 완전 곤난해서
빨리 어떻게든 이 대화를 마무리짓고자
저는 미드 몇 십번씩 돌려봐요 하고 조그맣게 말씀드렸더니 모 보냐 어케 보냐 뭐 자꾸 물어보셔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넷플릭스 가입을 도와드리고 있었다능.
차라리 아이구 어르신 이건 이렇고 저런겁니다. 저만 믿으세요. 우하하하하...할만한 오지랍도 아닌데다
일단 저 냥반이 자꾸 까페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고 여러모로 매너 안 좋은 개저씨에 가까웠던지라
완전 첨부터 별로여서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또 저기요..말 좀 걸지 마세요...라고 매몰차게 대할 배포는 없는 어중간한 캐릭터인지라 정말 곤란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 할저씨가 넷플릭스로 프렌즈 보는 법까지 다 알려주고 나서는 더 귀찮게도 안하고
잠깐 자리를 뜨더니 빵을 사다주는 고야. 그래서 모 나쁜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맘이 좀 풀렸다능.
언뜻 보면 울 아부지랑 비슷한 연세에 그래도 영어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욕심과 의지를 가지고 실천까지 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본받을만한 점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무릇 사람은 몰 멕여야 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