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랑 논문 때문에 바빠 죽겠는데, 

엄마가 경주에서 사도 되는 걸 자꾸 나보고 서울에서 사서 부치라고 해서, 

바쁜 일정중에 판판히 놀기만 하는 스스로에게 짜증도 엄청 나 있던 상태라

웬만하면 경주에서 좀 사라고 괜히 엄한 화를 엄마에게 풀며 엄청 신경질 냈더니, 

옆에서 듣고 있던 올해 초딩 6학년 되는 조카가, 

이모는 완전 불효녀!! 아니 그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되는거 아니야~ 왜 이렇게 화를 내~ 라고 했음.

뜨끔뜨끔해서 난중에 엄마에게 잘못했습니다하고 사과 전화 드리고, 없는 짬을 내서 냅다 사서 붙였음. 

하루는 조카랑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내가 밥을 반쯤 남기고 반찬도 좀 남은 와중에 

조카가 이모, 그렇게 밥을 남기면 주인 아주머니가 어뜨케 생각하게써, 

남은 미역국에 밥 말아서 팍팍 좀 먹어...라고 그랬음. 

배불러서 머뭇머뭇 했더니 일로 줘바바 내가 먹으께 하고, 

내가 먹던 밥과 국을 가져다 자기가 말아먹었음.

뭔가 좀 바뀐 것 같지만 그건 기분탓일테고 

조카로부터 지도편달을 받으니 참 든든하고 좋구나. 

코로나 떔에 재택하면서 조카랑 종종 점심 먹는데 어느새 부쩍 커서 티키타카가 되니 참으로 즐겁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 녀석도 조만간 중딩되면 이모 나부랑이 거들떠 보지도 않겠지. 흑.

 

 

 

Posted by 물미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