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인 울 조카는 쫌 특이한 것 같다.
단순한 질문, 예를 들면 모모야 오늘 축구 재밌었어? 학교 재밌었어?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잘 안한다.
나를 꽤 무시하는 편이기 때문에 내가 가도 인사도 잘 안하고 말도 잘 안건다.
오늘은 모모가 몇살이야? 라고 물었는데 애가 멀 그딴 걸 묻냐는 식으로 "머야, 여덟살이잖아"라고 왕짜증을 냈음.
그런데 어른들끼리 애기하거나 싸우거나할 때는 매우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대화에 끼어들라고 한다.
오늘은 축구장 라이드 해주면서 오는데 언니한테 요새 넘 시간이 빨리 가지 않냐 그랬더니,
그건 말이야, 낮이 짧아져서 그런거라며 지구 자전과 공전 등등의 개념을 나름 설명하려고 애를 쓰드라구.
한번은 언니가 민주당이랑 노무현 머라 하길래 내가 거의 화를 내듯 막 머라 했더니
자기 엄마인 언니를 나름 보호하려고 그랬는지 '그건 말이야.."하며 일단 입을 열었다가
아무래도 정치적인 부분은 약하니까 우음 잘 모르겠다고 한적도 있다.
엄마가 드라마를 좋아하니까 구르미 달빛인가 뭔가 어쩌고 하는 드라마도 매우 열심히 본다.
머가 그렇게 재밌냐고 하면 박보검이 좋다고 함. 엄마가 좋아해서 그런건데.
여튼 나랑 정신연령이 비슷하거나 가끔은 나보다 더 높은 것 같음.
P.S 어제는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영화를 봤는데 간만에 본 넘나 재미난 영화였다.
특히 시각적 쾌감이 대단했다. 더이상의 새로운 비쥬얼 충격은 없을 줄 알았건만 매번 이렇게 꾸준히 뭔가 만들어내는 것 보면 인간이란 참 대단한 것 같다.
여튼 내가 좋아하는 주욘 배우 셋이 내가 매우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설정도 내가 선호하는 초능력자들 이야기라서,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건만,
정작 배우 이름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그거 신경쓰느라고 제대로 집중해서 못보는 게 매우 안타깝기도 했음.
'틸다 스위튼'은 물론이고 심지어 '베네딕트 컴버비치'이름마저 기억이 안나는데 정말 깜짝 놀람.
레이첼 맥아담스는 머 기대조차 안했음. ㅜㅜ
넘 늙어서 넘 슬픔.
앞으로도 계속 늙기만 할 건데 넘 싫고 넘 걱정임.
차라리 적당한 시점에 안락사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함.
최근에 본 어떤 영화(역시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ㅜㅜ)에서는,
근미래에 인류가 번식 능력을 잃어버려서 더이상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디스토피아 사회였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살약을 보급하고 자살 권유 광고를 송출하는 등,
국민들의 자실유도가 정부의 주요 시책이었음.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정부가 안락사나 존엄사 등의 제도를 좀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속편한 소리를 하기에는
정국이 너무 혼돈 그 자체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든 매우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의 순간에 있는데,
주말 내내 과제와 시험에 시달려야 하는 내 처지가 넘 안타깝.
이 판국에 중간고사가 대수냐!'
역시 휴학할까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