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스로도 차마 다시 들춰볼 수 없는 수준의 참담한 연구 계획서를 교수님들에게 한부씩 쥐어주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참으로 찜찜했다.

현실 도피를 위해 아껴둔 웹툰의 마지막회 에필로그를 열었더니

서울대 컴공 출신 스타트업 CEO 남주가 미국에서 투자받아 대박나서 여주도 남주 사는 캘리포니아로 떠나려고 공항에서 뱅기 기다리는게 마지막 장면이어따.
예전같으면 배아파하겠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
나는 어차피 거기가도 별볼일엄스니꺼 말이다. 물론 여주처럼 남친이 엔젤펀드 받은 스타트업 CEO에 자기는 애도 있고 미모도 상당히 출중하며 똑똑하기까지하다면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세상 어딜 가든 잘 살겠더만.

여튼 그래서 지난번 출장 때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에서 사갖고 온 로제 와인 꺼냄.
질척질척한 까쇼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산미가 지나치게 강했지만 그래도 마시떠뜸. 뭣보다 양이나 취하는 정도가 캔 사이즈가 짱이여. 와인을 병으로 따면 양이 부담이고 맥주는 도수가 아쉬운데 말이다.게다가 캔이라 운반도 용이!!! 이젠 와인을 캔으로 사다 마셔야겠어! 근데 한국에도 파나...--;;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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