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크런치 모드의 결과물들이 하나둘씩 출시되는 매우 중요한 한주였다. 
게다가 크리티컬한 일정들이 여러개라서 이번주를 어케 보내느냐가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보낼지, 
아니면 자학과 자책으로 보낼지 분수령이 되는 시기였는데, 
마침내 주요 일정을 모두 마친 지금 대략적으로 정산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월요일 오전 - 원고 납품 

연말 맞이 보도불록 공사의 납기일이 이번주 월요일 까지였다. . 
워낙 대공사라 퀄리티는 둘째치고 납품 자체를 할 수 있을지 정말 고민이 많았음 .
크런치 모드의 원흉!

   -> 결과 : soso하게 좋게 마무리 중. ㅎㅎ
아무리 연말 맞이 공사라 하더라도 업자는 최선을 다하는 법이다. 
정말 최선을 다하다보니 공사 계약은 1km였는데 어느덕 1.5km까지 보도블록을 깔아버렸네.
이미 자재랑 인력이랑 다 들어갔는데 이를 어째. ㅜ.ㅜ
그런데 고객님이 초과분 일부라도 대금 지급해주시겠다고 하시는거야!
이 확실한 지급 보증! 공사는 관급 공사가 짱이야.!!! ㅋㅋ
여튼 넘 길게 깔다보니 고객님이 원하시는 나무를 길에 덜 심어서 그 부분 보완 해달라고 하신 거 말고는 큰 이슈는 없었음.. 
퀄리티는 둘째치고 납품을 할 수 있을지 말지가 관건이었는데 무사히 남품해서 다행이야 정말.
이제 자잘히 유지보수만 하면 됨. 
그거 해야 되는데 또 놀고 있네 ㅜ.ㅜ

2. 월요일 오후 - 기말 고사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 유일한 수강 과목의 기말고사였다. 
강의 들을때도 무슨 소린지 잘 몰랐기 때문에, 
공부하면서도 뭔 소린지 모르겠어서, 
50%정도 답안지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소박하게 채움.
이거 fail하면 학점 모잘라서 한 학기 더 다녀야 되는데, 
출석 한번도 안 빠졌고, 리포트 내라는거 꼬박꼬박 다 냈는데 설마 D를 주진 않겠지라 생각하고 
몹시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셤 준비 함.
 
-> 결과 : 망
     총 6문제가 나왔는데 한 4문제는 뭐라도 씀. 
     그나마 채운 4문제도 답을 알아서 쓴게 아니라 뭐라도 써야했길래 
     질문과 무관하게 내가 아는 바를 썼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절반 정도는 뻘소리를 썼다는             걸 깨달음. 아하하하하.
             
  
3. 화요일 오전 - 본사 VP 미팅
생면 부지의 본사 Legal VP가 서울 오피스 오는데 나를 보잔다고 하는데 
그거 어레인지한 리걸팀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더라구.
아니 나는 영어도 못하는데!
그래서 겁나 긴장하고 걱정하면서 혹시 몰라서 발표자료 하나 만들었음. 
나는 워킹 어브로드 해야 하는디!
그 냥반한테 일단 좋은 이상 줘야 되는디! 이힝.

-> 결과 : soso하게 좋게 마무리
    회의를 왜 하자고 하는지 몰겠지만 일단 업무 소개하는 발표 자료 만들었거덩
    그거 들고 회의  들어갔더니 같이 배석한 코리아 리걸팀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거야. 
    그래서 뻘짓했나 싶어 의기소침했는데, 그거 완전 잘 써먹었어.
    본사 VP가 코리아팀 훌륭하다 그랬어. 
    내가 영어가 짧아 내가 아는 것의 십분의 일 밖에 애기 못했는데, 
   다시 느끼지만, 내가  영어만 잘 하면 정말 우리 팀이 얼마나 훌륭한지 글로벌리 알릴 수  있고마 말이야.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다짐했음.


4. 화요일 오후 - 국제 컨퍼런스 발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무대 공포증이 있는 나는
어디가서 발표하는 것만은 최대한 피하는 편이라
결코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동종업계 종사자가 곤란하게 됐다며 도와달라는 걸 외면할 수가 엄고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주제이고 얼마전에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과도 관련이 깊고, 
이거 준비하느라 억지로 뭔가 생각을 하다보면, 
박사 논문 주제도 잡을 수 있을 것 같고, 
페이도 괜찮고 해서 하기로 했는데 
생소한 주제에 대해 온전히 내 생각을 준비해야 하다보니 넘나 스트레스 받음.
국제 컨퍼런스라 혹시나 해서 영어버전 발표도 준비하느라 2배로 스트레스 받음.
하지만 워낙 열심히 준비해서 막상 발표전에는 자신감이 참. 
발표하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재미란 말이야. 재미.
이거 애기하면 사람들이 빵빵 터지겠구나 싶어서 발표 전에는 웬지 모르게 자신감이 충만하기까지!

-> 결과 : 아쉬움이 남음

다행히 한국말로 해도 된다 해서 편안하게 한국말로 함.
근데 야심차게 준비한 유머 코드가 거의 안 먹힘.  ㅜ.ㅜ
그리고 10분 발표인데 준비한 거의 십분의 일밖에 안했는데 벌써 5분이 지나서 완전 개당황!
맘이 급해서 말도 꼬이고 헛소리에. 아흑.......
이게 영어가 문제가 아니야.  그냥 내가 말을 잘 못하나바. 
아. 겁나 짜증나.


여튼 일요일 크런치 모드일때만 해도 뭔가 굉장히 절망적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소소하게 잘 마무리 된 거 같다. 
이제 큰 고비는 거의 다 넘겼고 소소하게 유지보수 하면서 마무리하면 되겠다.  
이번 주말에는 드디어 몇주간 못봤던 영화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그간 넘나 힘들었어. ㅜ.ㅜ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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