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카테고리 없음 2022. 8. 23. 13:51

1.
여행하는 동안에는 점심이나 저녁 먹으면서 와인이나 맥주 한잔씩 하는 것외에는 아예 술을 안 먹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술을 안 먹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그니까 소주 한병 이상씩 안먹기는)
밥은 삼시세끼 진짜 알차게 먹었는데
평소에는 한 두끼 정도 먹다가 삼시세끼 알차게 먹어서 살이 엄청 쪄서 올줄 알았는데
많이 걸어서인지 술을 안 먹어서인지 의외로 1키로 정도 밖에 안 늘었나바.
역시 술이 문제인가봐 이젠 정말 술을 안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짐정리를 하다보니 태반이 술이야. -.-;
알콜 중독자는 어쩔 수가 없다.




맥주는 산 건 아니고 호텔에 있던 건데
위탁 수화물이 32kg까지 되서 그냥 주는 거 다 가방에 실어서 왔음.
저거 맛있음.

2.
이번 여행은 비즈니스석이 포함된 패키지라 그런지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부자들이었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두른 평창동 A님이라던지
(명품 구매시 로고 없는 건 안사시는 주의라고 하심)
남편이 B2B 중개업을 하는데 한달에만 몇 억을 벌어온다는 평창동 B님이라던지.
(몹시 자발적으로 애기하심)
딱 봐도 우아해보이는 청담동 C 모녀라든지 등둥
부자들과 7박8일을 같이 먹고 다니고 생활하자니
절로 느껴지는 계급차에
나도 뭐 나이도 있고 짬이 있으니 별로 주눅은 안 들었는데 웬지 빈정은 상했다.
마나님들끼리 오신 팀이 많고 대부분 직장 생활 안하셨거나 지금은 안하시고
이런 여행을 일년에도 몇번씩 다니며
그러다보니 전 세계 안 가본 곳도 없고(굳이 있다면 남미나 아프리카 처럼 정말 먼 곳)
자식들은 죄다 유학 내지는 어학연수라도 보냈고
한국이나 미국에서 변호사 의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종에 근무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따.
세상에는 정말 놀고먹는 부자들이 많은 것 같아 배가 아팠음.
그 자식들도 좋은 교육에 좋은 직장에다가 부모의 부까지 세습되서
계속 잘 먹고 잘 살 생각을 하니 더 배가 아픔.
아이고 배야.
3.
독일에서는 도통 마스크 끼고 다니는 사람을 별로 못 봤지만
코로나 걸리면 한국에 못 들어가기 떄문에
우리는 마스크를 꼭꼭 끼고 다녔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날 의료기관에서 진단 키트로 코로나 검사도 받아야 했다.
여행객 대부분이 여행을 하면서도 코로나 걸릴까봐 다들 노심초사하며 다녔다.
진단 키트가 워낙 정확성이 떨어지다 보니
괜히 양성 떨어지면 골치 아프니 여행사도 음성 검사를 받지 않도록
이런 저런 노하우가 있긴 했지만,
가이드와 여행객들 모두 조금씩 불안한 마음을 가졌다가 전원 음성 결과를 받고 나서야 하루 이틀이나마 개운하게 나님.
4.
예전 회사에서 독일 이민을 오랫동안 준비하던 직장동료가 있었다.
그 사람은 독일에 한번 여행갔다가 독일이 너무 좋고 애들 학비가 무료라서
독일 이민을 준비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나 모르겠네.
그 때는 하고 많은 나라 중 하필이면 독일인가 했는데
이번에 독일 여행을 하니 그 사람의 말이 꽤 이해가 됐다.
어딜 가나 풍푸한 녹지와 깔끔하게 관리된 거리가,
사람 마음을 참으로 편안하게 하고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국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의 콜로세움같은 엄청난 문화유적지는 없지만
소소하게 고성이나 작은 성당같은 것들이 남아 있어서 관광도 할만 했다.
독일 여행 강추합니다.
5.
이제 늙어서 패키지 못 따라가겠음.
패키지는 가지 말아야지.
역시 해외는 출장으로 가야 맛인데.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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