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3일차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4. 20:38

도저히 이렇게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다가는 덧없이 휴가가 흘러갈 것 같아서, 

오늘만큼은 누군가의 조언대로 등산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미세먼지가 넘 심해. -.-;;

가뜩이나 평소에 등산이라곤 모르고 살았는데

이런 미세먼지에 등산 했다가는 죽을 것 같아서 등산은 포기하고 

(아니. 진짜 어제만 하더라도 등신 가려고 무려 어제 밤 10시에, 

실례인 줄 알면서도 오늘 1시에 예정된 피아노 레슨 취소 문자 보냈다구. 

그것도 전날 레슨 취소 연락하는게 미안해서 핸드크림 기프트콘까지 넣어서 보냈다고. 

이정도면 진짜 등산 갈라고 했을 것으로 봐야지)

아쉬운대로 체육관에 가서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유산소 한시간 웨이트 30분정도로 나름 보람찬 운동을 하고 나서

집에 와서 씻고 짐을 챙겨 도서관에 가서 지난주에 읽던 알콜중독 녹즙배달원이 나오는 소설책을 마저 읽었다. 

주인공인 30대초반 녹즙배달원이 종국에는 알콜 중독을 극복하는 부분이 좀 맘에 안들었고, 

어떤 부분은 도통 개연성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힘겹게 넘어간는 부분도 보였지만, 

그래도 경쾌하게 잘 읽히는 칙릿이라고 분류되기에는 억울한(아무도 그렇게 분류하진 않았지만) 괜찮은 이야기였다. 

주인공과 주요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여성으로 겪는 억울한 상황들을 지속적으로 풀어낸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페미니즘 문학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톤 자체가 명랑하고

다른 성별에 대한 우월의식이 없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누군가가 다른 타인에 대해 우월함을 느끼는 것을 굉장히 혐오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우월한 것은 성별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여튼 이 정도가 딱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페미니즘 이야기인 것 같다. 

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빌려서 집으로 돌아와서 밀린 집 정리를 좀 하다가

피자를 포장해다가 언니네 집에 갔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언니는 치킨과 케이크를 준비하고 나는 피자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가자마자 조카 왈, 이모 그릇 가져왔어? 이모 어차피 싸갈거지? 이모네 집에서 혼자 술 마실라구....라고 했따. 

아...이 귀신 같은 눔.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받은 굿즈를 조카 크리스마스 선물로 들고갔는데 

조카 왈, 이모 고마운데 나 별로 필요 없으니까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 

아. 이눔의 쫘식. 도통 갖고 싶은게 엄서. 아놔. 

여튼 조카 말대로 피자에 치킨을 얹어서 집으로 가져와서, 

오는 길에 사온 편의점 와인과 함꼐 먹었다. 

휴가 3일차 마저 이렇게 덧없이 지나가다보니 이대로는 안될 것 같고,, 

아무래도 오늘으 대목일 것 같아서 배민 배달이라도 하려고 앱을 깔았다. 

앱만 깔면 바로 콜 받아서 배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도보배달이라도 온라인 교육을 먼저 받아야 콜을 받을 수 있는 거였어. 

그래서 나름 플랫폼 노동자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체계가 형식적이나마 잡혀 있는 것 같아서,, 

이 정도야 들어주지 하고 교육 사이트로 이동했는데,

아 놔..교육이 1시간 넘는게 2개야. 아놔. 빨리 돌리기도 없어.

오늘은 아무래도 그른 것 같았지만

연말연시 성수기를 노려볼 양으로 일단 교육 꾸역꾸역 플레이 중. 

교육을 듣다보니 배민 배달도 의무 교육 있어야 가능한데, 

출산과 양육은 더더욱 의무교육 있어야 하는거 아닝가. 

출생신고 하려면 양부모 공히 의무 교육 20시간 이행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가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에 효과적이지는 않을거 같아 혼자 자체 폐기함. 

그나저나 배민 교육만 끝나바.

진짜..담주부터는 술먹고 누워 있고 싶을 때는 배민 배달 뛸꺼야. 

술을 안 먹는다는 애기는 아니고 술먹고 배민 배달 뛰겠다는 애기.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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