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016

감상 2018. 7. 15. 09:39
<2018011>

별네개.

서점에 들렀다가 매대에서 본 순간  너무나도 취향저격 타이틀에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던데다  무릇 신춘문예나 공모상 당선작은 기본퀄이 보장되는 법이므로 동네 도서관을 수소문하여 읽은 책인데 오오~기대 이상으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정이현의 <달나도>와 비슷한 2030 여성의 소소한 방황과 일상에 관한 이야기인데 <달나도>보다는 덜 개인적인 정서이고 인물들이 더 현실적이라서 더 공감이 같다. 게다가 제목에 포함된 애주가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술과 안주에 대한 서술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어찌나 음주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는지 모른다. 물론 욕망에 충실하여 더욱 열심히 집에서 혼자 술을 마셨다.

소설 전반에 깔린 여성들간의 옅고 느슨한 연대의 정서가 혜화역의 패륜적 고성방가와 대비되며 훈훈하게 느껴져 더욱 좋았음. 현재까지 올해 최고작.

한줄평 : 애주가는 술잔에 비친 사람과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당.

<2018012>

별세개반

일본의 추리 장르 소설의 애호가이지만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해보는데 히가시노게이고 등 대부분의 작가들이 보이는 트릭 중심 서술이나  미야베미유키와 같은 엄숙한 사회비판적 접근과는 전혀 다른 고유하고 독창적인 색깔을 보여주어서 흥미롭게 읽었음. 작품 전반에 짙게 깔린 재기발랄함과 위트가 돋보임.

<2018013>

별세개

짐작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별로임. 소설의 형식을 취하지만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와 이렇다할 플롯이라 할만한 것도 없어 소설로써 대단히 함량 미달임.
판사라는 직업과 재판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는 정도의 의미를 가졌다 볼 수 있음. 하지만 이마저도 게다가 문장력도 약하고 고민의 깊이도 일차원적 수준에 머물러 썩 훌륭하다 하기 어려움. 작품조다는 긴 안내문 정도의 기능적 문서의 느낌. 같은 법조인이 쓴 <검사내전>과 비교할 때 더욱 도드러짐. 두 작품의 밀도 차가 대단히 크다.
게다가 작품 전반에 은근히 깔린 엘리트 의식이 최근 양승태의  사법농단과 겹쳐지며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의 채도가 짙어졌음.

<2018014>

별네개반

간만에 읽은 정통 한국 문학 소설이자  편혜영의 신작이므로 탄탄한 문장력과 구성은 더할 나위 없음.
다양한 매체들로 인해 갈수록 문학의 힘과 영향력이 약화되고 컨텐츠의 소비가 즉물적인  작금의 시대에 문학이 했던 원래의 역할을 정직하고 뚝심있게 수행했다고 보여지나 여전히 불투명한 정통 문학의 미래에 착잡함이 들어 별 반개를 더 주었다.
거대 자본의 발전에 소외되고 주변으로 밀려나고 뒤처지는 소시민의 불안를 가감없이 그려내서 읽으면서 괴로웠음.


<2018015~016>


각각 별 네개

가까운 사람들 중에 독신 중년 여성으로 사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도통 어떻게 살아야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책을 찾아보려해도 독신자의 삶에 대한 책 자체가 의외로 많지 않아 연일 삶의 갈피를 잃던 와중에 찾은 보석같은 책이다.
원래는 어케 하면 회사를 다니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싶어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에 혹해서 샀지만 인생 자체에 대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었음.
작가 스스로가 경험한 삶의 시도들과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들을 위트있고 겸손하게 써내려가 쉽게 술술 잘 읽힘.  특히  본인의 경험을 엄청 대단하다고 치켜세우고 자신의 강인한 의지를 자랑하듯 과시하거나 가르치는 다른 수필들과는 달리  루저적 가치와 태도를 겸비하여 어쩌다보니 이렇게 흘러왔다는 자기인식이 매우 내 취향이었음.
작가가 한 것처럼 퇴사를 하거나 초미니멀 라이프를 살 지는 못할 지언정 자신을 포장하고 둘러싼 회사나 편리한 환경들을 걷어내고 나 자체의 본질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음.
그리고 소속이 없는 초라해보이는 무직의 중년 독신 여성으로써 고독감의 해소를 위해 동네 목욕탕의 할머니들에게 일부러 말건다는 부분에선  앞으로 더욱 심화될 고독감에 대한 위기감이 확 들었음.
말을 걸 목욕탕 할머니들이 없어서 독서클럽에 가입함...;;


아베를 비판하는 부분에서 우리안의 아베가 아베를 만든것이다라는 부분은 김어준이 이명박 구속즈음에 뉴스 공장의 김어준의 생각에서 우리 안의 이명박이 이명박을 만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동일한 생각이라 신기했음.
통찰력있는 사람들이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인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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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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