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외국인이 절반 이상인 경영진을 대상으로 발표가 있어서,
주말을 몹시도 불편한 마음으로 보내고,
(마음이 불편할 뿐 결코 준비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가오)
새벽같이 회사에 나와서 발표 자료를 마무리하고
발표내용도 영어로 세번쯤 말해보았는데,
(영어를 못해도 결코 스크립트는 쓰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가오)
영어 발표란게 15분 발표에 10분만 지나도 뭔가 짱나고 기력도 다해서 하기가 싫어지는구나...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15명 정도 되는 청중의 삼분의 이가 말한번 안 붙여본 낯선 사람들이라
장소에라도 익숙해져야 겠다 싶어서 30분 전에 회의 장소로 먼저 갔더랬다.
두근반 세근반 불편한 마음으로 시간을 죽이자니
난 정말 발표를 싫어하는구나라는 짜증이 물밀듯이 몰려오다,
어찌어찌 대충 그냥 저냥 발표를 마무리하고나니
기력이 쇠했지만 연달아 있는 회의와 일정에 치여 정신없다,
그러다 문득 저녁을 먹으러 혼자 지하 상가에 갔다.
일본식 카레집에서 매운맛 3단계로 함박 스테이크 카레를 시켜서
꾸역꾸역 카레를 퍼먹고 있는데,
식당안에 흐르는 첨 듣는 노래가 뭔가 귀에 팍팍 꽂히는게 느무느무 좋은거야.
그래서 좀처럼 그러지 않는데.
아이폰에게 이 노래 뭐냐고 물어봤더니 과연 놀라운 과학기술이라니
몇초 정도 노래를 듣더니 금방 찾아주었다.
한요한의 <반복>이라는 곡이었는데 다시 들어보도 아니 너무 좋잖아.
넘 바빠서 올해 10월은 쓸쓸함 따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넘기나 했더니.
그동안 미처 돌보지 못했던 쓸쓸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따.
노래의 힘이란 정말 대단해.
난 첨 들어보는 가수인데 좋은 노래 많더라.
www.youtube.com/watch?v=plFQxxI93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