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전면 재택이 시작되었다.
최소한의 바깥 출입인 회사도 안 가다보니
논문 때문에 이도저도 할 수 없어 집안에만 칩거한지 어언 벌써 며칠째이다.
지난달 나온 카드값 백삼십만원 중 구십만원이 식비인 것은 좀 심하다 싶어,
이번주에는 냉장고 파먹기를 하다보니
식료품 파밍을 위한 장보기도 없이 집안에 있는 식재료로만 끼니를 연명하게 되었고
가공 식품 및 레토르트 식품의 향연으로 식생활이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이를테면 아침에는 라면을 먹고,
점심때는 레트로트 미역국과 레트로트 카레를 먹고,
저녁에는 점심때 남은 레트로트 미역국에 스팸을 구워먹고
그 다음날에는 죽과 레토르트 김치찌게를 먹고
짜장라면을 먹고 라면에 만두와 햄과 참치를 번걸아 넣어 끓여먹는다거나 뭐 그런 식이다.
마트에서 세일 할때 잔뜩 쟁여둔 죽은 전복죽, 소고기계란죽, 해물짬뽕죽 등등으로 종류도 다양하기 짝이 없다.
가공식품만으로도 다채로운 식단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놀라우면서도
이렇게 가공식품만 먹다가는 몸이 어찌될지 몰라 걱정되던 끝에
뭔가 야채가 필요한 것 같아 오이를 사다 식사떄마다 우적우적 씹어 먹자니
걱정이 좀 덜해지는 것 같았다.
가공식품을 쟁여둘게 아니라 한끼를 먹더라도 고~오급 소고기같은걸 사다 꾸워먹어야 되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