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회사에서 관심병사로 찍혔기 때문에,
내 상사랑 주변 전무들이랑 인사팀에서 한달에 한번씩 나의 상태에 대해 논의를 한다.
논의 결과를 상사가 대표로 전해주는데 대부분은 좋지않은 피드백 뿐이라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내가 조직에서 일 못하고 말 못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 벌써 15년도 전이라서,
나이 들어 이런 피드백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저께는 피드백을 듣고 사무실에서 한동안 소리내어 울었다.
이렇게 울면서 회사를 다녀야 되나 싶었지만,
내가 스스로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한 댓가가 이렇게까지 엄청난 것인가 싶어 억울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가 없다.
나를 비롯해 어느 누구도 악의는 없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이 그런 것이다.
회사에서 울다가 퉁퉁 부은 눈으로 퇴근한 저녁,
전혀 예상치도 못한 뉴스를 접하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내 처지가 그래도.....라덩가....어차피 죽으면 다 부질없는 것이라덩가.....타인의 비극에 뭔가 위안을 받는 내 스스로가 보여서 자기 혐오도 잠깐 빠졌다가 어찌됐든 조금이나마 멘탈이 회복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는 내가 참 별로긴 했다.
박사 논문을 위해 진행한 전문가 자문에 대해 녹취록을 전사하고 있노라면,
나는 왜 이렇게 말을 못하나 버벅거리나 등신같이 말하나는 둘째치고,
나의 온전한 아이디에 대한 업계 및 학계의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의문에 대해,
속절없이 무너지는 내 논리의 부실함에 부끄러울 떄가 많다.
나의 생각, 나의 능력, 나의 말하는 방법등에 대한 주변인들의 좋지않은 피드백을 받아들기는 쉽지 않지만,
사실 나는 내가 잘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비교적 잘 알기 때문에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고 뭐 그런 거까지는 아닌데,
내가 잘난 부분에 대해 남들이 지적하는 것을 듣기에는 다소 모욕적이고,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듣는 것은 내가 부족하니까 뭐...라기 보다는
박사 논문 쓰는 게 힘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크게 힘든 것은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나의 부족함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참으로 거대하고 복잡하고 나는 하잘것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지적질은 마음이 아픈 걸 보면...
뭔소리를 하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날씨가 끝장으로 좋았따.
같이 라이딩 하는 칭구가 일케 보내주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