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가 회사에서 희망퇴직하면서
조카 라이드도 이제 끝물이다.
사실 조금 투덜댔지만
약 10여분간의 라이드 루틴이 어느 정도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도 해서 나름 괜찮았다.
역시 나는 현모양처 스타일이인데.

여튼 라이드 시작한 몇주간,
다행히도 한번도 지각을 안해서 나름 뿌듯함도 느끼고 있었는데
오늘아침 언니집에 가보니 조카가 아직도 침대에서 처자고 있었음.
그래서 야, 언능 안 일어나, 10분만에 세수만 언능 하고 가자고 했더니
미적미적 눈 비비며 나오면서 아니래, 자기는 꼭 샤워해야 되고
최소 20분 걸리니까 자기 두고 먼저 가래는거야.
그럼서 미적미적 나오는데 이자식이 빤쮸도 안 있고 있었음.

그렇지 않아도 언니가 조카가 집안을 올누드로 활보해서
이걸 너무 스트레스 받는 걸 알아서
일단 지금은 등교 준비해야 하니 넘어가고
차안에서  이모의 권위를 담아 단도리 치려고 했다.

물론 10분만에 세수만 하고 후다닥 나가면 지각은 안하는데도
지각이고 나발이고 20분이나 공들여 샤워를 하겠다는 거는 이미 포기함.

여튼 미적미적 샤워하고 이미 등교시간이 한창 지나 30분만에 내려온 조카를 태워 가면서
이모의 권위를 한껏 담아 데시벨을 높여  큰소리를 쳤지.....
야!! 네가!! 응?!!! 그러고 다니면 응??!!!
나름 화를 끌어올려 엄중하게 애기했는데 조카는 쳇..ㅋ 하고 비웃을 뿐이었음.

아니 딜이 이렇게까지 안 들어가나 싶어 계속 이런 저런 공격들을 해봤지만 하나도 안 먹혀서,
10분 후 조카가 내렸을 때는 진거 같은 느낌만 들었다.

울 조카는 큰소리 내지 말고 조근조근 이성적으로 따져야 되는 스타일인것 같다.

혹은  권위적인 것도 하던 사람이나 포스가 생기지,
나는 정말 하잘것 없는 미물이구나 싶기도 했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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