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범생 기질이 있어서,
죄책감을 들어서 쓰레기를 길에 잘 안버린다. 
생각도 안나는 꼬꼬마 어린 시절, 그니까 한 20대 초반에, 
누군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별로 인상이 안 좋았던 어떤 남자애가,   
쓰레기를 버리길래, 버리면 안된다고 했더니,
이래야 청소부 아저씨들이 할일이 생기고,
고용창출이 발생한다고 해서 더욱 엄청 재수없어졌던 아련한 기억이...
아....쓰다보니 어렴풋이 생각이....... 귀은이 채팅 친구였나, 아니면 채팅 친구의 친구였나....
그러고보니 개내는 어뜨케 지내고 있으려나.
다 결혼하고 애를 둘쯤 나아서 잘 살고 있겠찌. 흑흑.
쨌든, 지금 나이에야 클리쉐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흔하디 흔한 대화들 중 하나인데,
처음 들었을때는 그 논리가 꽤나 신선했더랬따.

이건 잡설이고,
나는 쓰레기에 비해 담배꽁초는 아무런 죄책감없이 잘 버리는 편인데,
회사 사람들 몇을 포함해서,
내가 존경하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로 담배꽁초도 길에 안버리더라구.
그래서 그들의 모든 것을 닮고 싶은 얄팍한 나는,
그거라도 본받아야겠따...생각하고 담배꽁초도 웬만하면 버리지 않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다 내가 담배피는 걸 알기는 아는데,
혼자 있을때는 일단 최대한 숨어서 피는데,
다름아니라 화물차량을 위한 지상 주차장의 구석이다.
사실 거기도 무지 잘 보이는 데긴 한데, 
그냥 공간이 한쪽이라도 화단으로 막혀 있으니 쩜 안심이 된다랄까..
여튼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고 담배꽁초는 사무실로 가져가서 사무실 휴지통에 버리지.

근데 얼마전에 그 공간을 청소하는 아저씨가,
나보고 그냥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리라고 몇번 애기했거덩.
그래서 그때마다 아니라구...그냥 사무실로 가져왔는데,
오늘도 담배피러 가봤더니 그 아저씨가 청소하고 있더라고.
그러면서 아가씨....담배 바닥에 버리세요...라고 또 친절하게 말씀을 하시더라구.
그쯤 되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웬지 안버리면  잘못한 기분이 될 것 같은거야..
그래서 감사합니다...라고 애기하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고
사무실 올라가는 길에, 아저씨..꽁초 바닥에 버렸어요....라과 애기했거덩.
(아저씨까 그새 다른 공간 청소하고 있었거덩)
그랬더니 아저씨가, "고마워요'...라고 애기하는거야.

음....꽁초가 바닥에 있을수록 아저씨한테는 정말 좋은 걸까.

혼란에 빠졌다.

근데 난 정말 바닥에 버리기 싫은데...
그 장소에 대해서는 버릇되서 기분이 찜찜한데....

아저씨 볼때만 버릴까..
근데 버리는게 아저씨한테 좋은 거면 어뜨카지.

아니 논리적으로 이게 좋을리가 없지.
돈을 더 줄리도 없고, 품만 더 들어가는거지.
아니..근데 치울게 없으면 자리가 엄서지나..
담배 꽁초 몇개로 그렇게 될리가......

으으....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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