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기분

카테고리 없음 2023. 7. 23. 10:35

1.

인도네시아 팀원 식구들 픽업은 무사히 마쳤다. 

팀원 A씨와는 피부 톤 차이가 꽤 나서

엄마랑 여동생은 한국인 과 크게 차이가 없었고 

게다가 여동생이 꽤 미녀라서 웬지 보람있었음. 

20대 중반인 여동생 M씨는 K 팝 매니아인데, 

중학생 떄부터 듣기 시작해서 무려 신화의 팬이었다고 하더라. 

신화-2pm-세븐틴으로 아이돌 세대에 따라 원픽도 변했고

이번에는 세븐틴 공연 보러 왔데. 

나는 진짜 레알 세븐틴 멤버 얼굴을 커녕 노래 한곡도 제대로 아는게 없는데. 

그래도 신화와 2pm을 알고 있어서

공항에서 호텔까지 오는 동안 소소하게 잡담할 수 있어 좋았다. 

그들이 준비한 선물은 무려 세가지였는데, 

하나는 핸드메이드 트레드셔날 대나무 백이었고..

또 하나는 무슨 트레디셔날 식탁보 같은 거였고, 

나머지 하나는 커피 원두.......

하나같이 웬지 쓸데없는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마음만큼은 참으로 고마웠다. 

커피 원두 가는 도구만 사고 한번도 안갈아봤는데, 

이번에 드디어 함 갈아보겠네. 

여튼 팀원 A처럼 식구들도 밝은 에너지가 넘쳐서 정이 갔다. 

새 5시에 일어나 50분에 집을 나서서

7시에 30분쯤 픽업을 해서 호텔에 도착하니 무려 9시가 되었떤

4시간의 대장정이었지만 꽤 흥미로운 경험이었따. 

사실 인천 공항에 누구 마중 나온게 첨이었는데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비행기라

차만 안 막히면 그럭저럭 다닐만 하겠다 싶었다. 

직장 동료의 부모님을 만나면 응당 해야 하는말, 

우리 A씨가 진짜 일도 잘하고 인간성도 좋규 네가 넘 조아하는 동료에요, 

어머님 훌륭한 아드님 두셔서 넘 좋으시겠어요~~~~라는 말을

어떻게 영어로 해야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서가 적정히 전달될 수 있는지 감이 안와서

이런 캐주얼한 대화도 여전히 어렵다. 

영어에 신경쓰느라 과속 탐지 신호를 못 봐서 과속 딱지 하나 끊게 생겼다. ㅜ.

2. 

딱히 생일 떄문에 약속을 잡거나 한 건 전혀 아닌데

이번 주에는 목~금에 약속이 집중적으로 있었다. 

그림터, 전회사, 전전회사 이렇게 세 그룹을 각각 만났는데, 

오순 잔치는  내가 아는 그룹들을 모두 모아다가 거하게 할 참이다. 

가족들, 연구실 사람들, 업계 사람들에 지금 회사 사람 소량을 추가하면 

대략 오육십명쯤 되지 않을까.

너무 인원이 많으니 호텔은 무리인 것 같긴한데, 

부조를 받을 걸 생각을 하면 호텔에서도 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여튼 내가 진짜 오순잔치로다가 밀린 부조 한큐에 회수하고 만다. 껄껄껄. 

3. 

카카오톡 생일 알림 기능이 미묘하게 강화된건지, 

올해는 평소에 별로 연락하지 않는 사람들, 

이를테면 연구실 막내, 마지막을 만난지가 최소 육칠년은 된 전전회사 동료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그래서 카톡에서 어렵게 찾아내서 생일 알람 기능을 꺼두었다.

진작 이렇게 할걸.   

4. 

박사 논문 딴지 어느덧 2년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아무런 연구 활동도 내지 못하고 있다가, 

첨으로 학술지 투고 논문의 피어 리뷰 요청을 받았다. 

그거 하러 비와 귀찮음을 뚫고 커피빈 출근. 

넘나 귀찮아서 걍 집에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아니든게 아니나, 

세상에서 제일 못믿을 사람이 누규? 그건 바로 나야나. 

안 그럴 것 같아도 집에 있으며 넋놓고 누워만 있을 것이 이만오천퍼센트라는 것이지..

이럴게 아니라 나도 논문 써야하는디. ㅜ.ㅜ

내가 진짜 8월중에 꼭 학술지 투고 하고,  

내가 진짜 내년부터는 일년에 두 편씩은 꼭 논문 쓸꺼다. 

5. 

아니...알바거리 없을 떄는 없다고 엄청 투덜댔는데, 

막상 들어오니까 왜 이렇게 하기가 싫지..

내 도파민은 오로지 유튜브 볼 떄만 생성되게 호르몬 분비 체계가 완전 왜곡된 게 아닐까..

딱 3분 읽었는데 더 읽기가 싫어지다니..

타이머 맞춰놓고 한시간은 집중해야지. 안되겠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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