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제주도 출장을 마치고 사무실에 간만에 왔더니,
우리 부서에 인턴 둘이 발령나있었다.

둘다 남자애였는데,
한명은 키도 크고 말쑥한 훈남이었고,
한명은 다소 오타쿠스러운 외모와 우울한 분위기를 구부정한 자세로 온몸에서 발산하는 아이였다.

그 둘 중에 누가 우리팀 인턴일까 하고 궁금해하는데
일단 훈남이 우리팀 라인에 앉아서 우훗.다행..일케 생각하고,
어느덧 9시가 지나서 다들 출근했길래,
울 팀의 맏언니답게 훈남에게 가서,
우리팀 인가요? 물어봤더니,
그게 원래 우리팀 아니고 옆팀인데, 발령이 잘못난데다가,
마침 지난주에 제주도 출장땜에, 팀장이 없어서,
팀장끼리 협의 못하고 걍 어영부영 있었다는군.

마침 옆팀 팀장이 울 팀장한테,
이러저러해서 발령 잘못났는데 다시 인사팀에 발령 조정해달라고 하자..라고 애기하는 걸 듣다가,
두 팀장들에게 나는 훈남이 좋아효! 훈남 우리팀으로 해주세효! 라고 마구마구 우겨서,
마침내 우리팀에 훈남 인턴(나랑 띠동갑.--;;)이 있게 되었는데.....

처음에 한두시간만 빤짝 좋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옆팀 오타쿠가 자꾸 더 눈에 들어오는거지.
알고 보니 우리팀의 띠동갑 훈남은 뭔가 뺀질하고 허우대만 멀쩡한 것이
(내가 싫어하는 특유의 얄팍한 분위기가 남)
내가 좋아라하는 성실하고 과묵한 유형의 사람 아닌거라.
그에 비해 옆팀에서 일하는 정팔이의 증언에 의하면 옆팀 오타쿠는 엄청 성실하고 성의 있다고 하드라구.
외모도 자꾸 보니까 첨 볼때보다 훨씬 낫고 말이지,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는고나 등등의 생각과 함꼐,
놓친 고기가 아까운건지, 신포도인지 뭔지 모르지만 옆팀 오타쿠가 심지어 잘생겨보이기까지 하는거야!!!! 나란 란 인간 어찌나 얄팍한지!!!!!!!..................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앞으로도 별 상관없을 어린 인턴들 놓고 혼자서 이러구 있는 내 처지가 안쓰러운지는 꽤 됐지만서도...


P.S 우와와아. 이게 얼마만의 업데이트냐.
      한달을 꼬박 넘겼꼬나.
      다들 잘 지냈고 있는지 모르겠군.

요새 워낙 이래저래 일이 많았어서 말이야.
차츰차츰 블로깅 하도록 할께.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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