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카테고리 없음 2023. 9. 21. 18:28

내일은 외부에서 강의가 있는 날이다. 

나는 잘 모르는 공공 분야라서 안한다고 안한다고 계속 고사했는데, 

운영측에서 하도 읍소를 해서 몇주 전인가 어쩔 수 없이 맡게 됐다. 

이것도 문제야, 왜 끝까지 부탁을 거절을 못해,

왜 나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을 못하냐구. 

그니까 내가 논리 관철에는 집요한 편이거덩 (이거 보면  T인데), 

근데 감정 호소에는 아예 디펜스가 하나도 안됨 (이건 완전 F인데...).  

강의가 이제 24시간도 안 남았는데 발표 자료 작성 진척률이 아직 20% 밖에 안된다. 

지식이 아니라 경험을 공유하는 강의이다 보니

아예 자료도 새로 만들고 썰도 다시 생각해야 해서, 

강의 수락하고 계속 스트레스만 받았다. 

아니 강의료 기껏해서 30만원 줄까 말까인데

(그나마도 세금 빼면 얼마 되지도 않을텐데)

회사 떔에 바빠 죽겠는데 왜 이딴 걸 하겠다고 해서..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지만.

게다가 요새 감도 완전 떨어져서, 

완전히 자존감이 곤두박질인데, 

강의는 뭔 강의야. 

이번주에 같이 밥먹은 재무팀 부장님이 그랬는뎅, 

지금 너무 고생하시지만, 

이 경험이 나중에 큰 자신이 될거라고 그랬는뎅, 

부장님, 저는 아직 모르겠어영.

하루라도 빨리 도망만 가고 싶어요. 

역시 공황장애 진단서 끊어서 일단 병가를 들어가는게 나을 듯. 

그럼 나가라 그러겠지?

그럼 그때 송혜교에 빙의해서 아련한 표정으로 얼마 줄 건데요?...라고..

얼마 줄건데요...가 영어로 뭐더라...-_-;;;

 

이정도 워크로드면 그냥 될대로 되라 하고

일터지면 뻔뻔하게 나보고 어쩌라구..라는 스탠스가 되어야 되는데, 

왜 그게 안돼지. 

일은 일대로 엄청 하고 당연히 빵구날 수 밖에 없는 일이 터지면

자꾸 주눅이 들고 나를 자책하게 되는 걸까. 

이것이야말로 내 인생의 커다란 과제이자 숙제이다. 

 

내가 회사에서 짤린다고 내 인생에서 실패한 게 아닌데, 

(사실 내심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는게 문제...-_-;)

휴직하겠다는 말을 꺼내는게 그것도 영어로 꺼내는게 넘 두렵다. 

 

할만큼 했어. 될대로 되라지..라고 되지도 않을 생각을 일단 타이핑은 해보자.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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