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

카테고리 없음 2023. 11. 6. 17:14

너무 일이 많고 혼자 일하다보니

찬찬히 계획을 세우고 산출물에 공을 들이고 

결과를 분석하고 살펴볼 시간이 없다. 

엉망진창인 메일함과 폴더가 주는 대혼란을 껴안고

그냥 하루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일을 할 때 전두엽을 거치지 않고 거의 해마가지고 일하는 느낌. 

그러다 보니 오늘 떨어진 일을 위해

과거의 히스토리를 살펴보자면

어제의 내가 엄청 이상하게 일 처리를 해 놓은 것을 발견하고

등에 식은땀이 쫙 흐르게 당황할 때가 종종 많아지고 있다. 

첨에는 당최 왜 이렇게 했는지 잘 몰라서 항상 당황하는데

좀더 공을 들여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어제의 나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더라.

이 정신없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정신줄을 부여잡고 정확한 분석을 해내고 있는

어제의 내가 대견하고 좀 짠하다.  

어제의 나는 매일매일 혼자 고군분투 했을텐데도

그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는 사람은 오늘의 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짠한 포인트....

진짜 나라도 나한테 잘해줘야지. 증말.

아. 이런게 자기애인가? 

아니지. 이건 자기연민인가?

자기연민은 세상 가장 쓸모없는건데

자기애와 자기연민의 구분이 어렵구먼.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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