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카테고리 없음 2023. 9. 6. 11:37

1.

금주 프로젝트는 순조로워서

3일차을 어제부로 성공적으로 보냈다.

아무래도 이젠 늙어서  매일매일 술을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아서인게 큰 것 같은데

술을 마시고자 하는 욕망 자체가 별로 들지 않으니

뭔갈 억지로 인내하여야 하는 고통도 별로 없었다. 

역시 술을 안 마시니 시간도 많아지고

밤에 숙면도 더 잘 취하고 여러모로 삶이 조금 더 쾌적해졌다. 

그래서 금요일쯤에 술을 마실 예정이다. 

뭐 이제 나는 자유의지로다 음주 습관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

마셔도 괜찮아....라는 패턴은, 

삼만번째 금연 시도 떄던가 일주일 혹은 길게는 한달인가 금연 성공하고

안일한 마음에 다시 담배 폈다가 다시 도루묵됐을 때 보였던 거긴 한데, 

여튼 나는 금요일에 술마실꺼야.

안주는.....음...안주가 중요한데...

안주는....그렇취. 마라떡뽂이 우훗훗. 

2. 

아부지가 통풍에 걸리셨다. 

평~~~생 매~~~일같이 드시던 고기 금지 술 금지 처방을 받으신 아부지가, 

어떻게 일상을 보내시고 계실지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반찬 없으면 아예 식사를 안하시는게 울 아부지야.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순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드시고

요즘도 아침 저녁으로 술을 드시는 분이 울 아부지라구. 

여튼 아부지의 미래는 나의 미래. 

나는 아부지보다 운동을 십분의 일도 안하니까 적어도 이십년은 빨리 오겠지.

통풍이 멀지 않았다. ㅜ.ㅜ

역시 사람이 평생 필 수 있는 담배,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은 정해져 있는 거임. 

아껴 먹었어야 했는데...지금이라도 아껴 마셔야지. 

그래도 금요일에 술마셔야지. 

3. 

여튼 아부지 통풍으로 괜히 걱정되던 참에, 

지난번 말했던 유공자 장관 표창 시상식 대행사에서 연락와서

시상식 참석할꺼냐, 가족 최대 2명까지 올 수 있다는데 가족 몇 명 오냐고 연락이 온 거야. 

아니 나는 진짜 가족 참석 생각은 전혀 안했거덩. 

근데 지난번에 우수 논문 시상식떄도 굳이굳이 참석한 엄빠도 생각나고 해설, 

(학회가 경주에서 있어서긴 했지만...-_-;;)

아부지도 편찮으시고 해설 그냥저냥 시상식 혹시 오실꺼냐고 물어보긴 했음. 

나는 결혼이나 돍잔치같은 이벤트를 못 드리니까 이런거라도 기회되면 소소하게 드릴 수 밖에...-_-;

그래도 엄빠가 있어서 내가 진짜 꾸역꾸역 버티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4. 

이번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어둠의 헬스유튜버-성공팔이 나르시시스트간의 전쟁이, 

끝날듯 끝날듯 안 끝나고 끊임없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다가, 

지난주에 드디어 모종의 이벤트를 맞이하고

이에 대해 해설하는 헬스유튜버의 라이브 방송의 시청사 수가 거의 7만에 육박하고

실시간 라이브 '전세계' 순위 6위에 오르는 클라이막스를 맞이하여 분명 뭔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만 같았다. 

디씨 갤러리에서도 방장이 엔드게임이라고 공지하며

3개월 가까운  이 대전에 참여했던 여러 유튜버들과 네티즌들을 나열하며 올리던 크레딧을

조금 부끄럽지만 정말이지 레알로다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읽을 때만 하더라도 서서히 정리되는 것 처럼 보였건만, 

어제! 갑자기! 급! 일종의 내부자 폭로로 급! 범죄스릴러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오늘은 그 폭로자가 헬스유튜버 라방에 출연할 예정.

이정도면 진짜 넷플릭스에서 영화나 최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함. 

그래도 사람들은 사실이라고 믿기 힘들겠지만. 

지난 세 달 가까운 시간, 

눈만 뜨면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 보고 일곱시간짜리 라이브 밤새 틀어놓고 몇번이고 돌려보고

진짜 근 이십년만에 디씨들어가서 끊임없는 새로고침으로 모든 게시물을 눈팅하며

세상 더없는 쓰레기같이 보내버린 3개월의 시간이, 

솔직히 더이상은 전혀 부끄럽지 않고(그래도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말은 못하지만)

그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지켜봤다는 점이 이제는 오히려 매우 자랑스럽다. 

이거슨 유튜브 역사의 어떤 한 페이지임이 틀림없다. 

디씨에 댓글 2~3개 달고 헬쓰 유튜버 유료 멤버쉽 구독하고 가끔 후원한 거 말고 딱히 뭔가 한 건 없지만서도.

세상에 정말 뒤틀린 악인이 존재 하긴 하는 것 같다.

 이 사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1. 나르시시스를 보면 무조건 도망가!

2.  선량한 상도에 기반한 뚜렷한 주관이 있어야 스텝이 안 꼬임.

3. 대중이 어리석지 않다.

이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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