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뒤척뒤척거리다가
 결국 하얗게 새벽을 맞은 시간이 새벽 여섯시.
잠자기는 글렀군이라는 생각에 그냥 자지 말고 씻고 청소하고 출근하자 라는 생각끝에,
설핏 잠이 들었는데 내내 지각하는 꿈에 시달리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일곱시 반.
택시타고 가는 경우 집에서 나서는 마지노선은 여덟시 반, 
샤워를 포기하고 좀만 더자자 싶어서 더 잤는데,
눈을 떠보니 여덟시...
몸이 무거워 세수까지 포기하고 좀만 더 잤는데,
 눈을 떠보니 아...홉...시....십분.....!!!!!!!!!!!!!!!!!!!!!!
으아아아아악!! 부랴부랴 택시 타고 열시가 다되서 회사에 도착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 지각이다.
지각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출입증은 인식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문따달라고 했다.

오늘 하루도 여전히 바빴다.
점심도 못 먹고 평소 먹지도 못하는 커피나 간신히 들이키며, 
혼미해지는 정신을 부여잡고 휘적휘적 일하는데,
오후 네시경 폭탄이 Bomb 하고 떨어졌다.
보통 일주일은 족히 걸리는 일을,
오늘 저녁까지 해내라는 갑의 비상식적 요구.
팀장도 없고, (있어봤자 도움 안될 걸 알고, 할 사람은 나밖에 없음)
정말 힘들게 일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가슴이 답답하고 뭔가 부정맥같은게 느껴졌지만 꾸역꾸역 일했지.
일을 일단락 짓고 나니 자정이 훨씬 넘어 있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몹시 지쳐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숙면을 취할 수 있겠구나 싶다는 작은 위로에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에는 지쳐서 멍하게 TV 채널이나 밤새 돌리기 일쑤였지만,
오늘만큼은 숙면을 위해서,
평소에 잘 하지도 않는 샤워와 정신적 안정을 위한 청소까지 하고,
불도 끄고, TV도 끄고
따끈따끈해진 몸으로 이부자리에 들었다.
아..잠이 안온다.
아이폰으로 하우스를 봤다.(요즘 시즌 1부터 복습 중)
아. 잠이 안온다.
아이폰으로 음악을 작게 틀어두고 눈을 감고 백까지 셌다.
아. 잠이 안온다.
(뭐 천까지는 세야겠지만 내가 좀 인내심이 부족해서)
원래 잠이 안오는 걸 의식하면 더 잠이 안온다고 했다.
회사일 떄문에 한동안 사들이기만 하고 읽지못한 책이 잔뜩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책이나 읽기로 하고,
밀린 책 중 두번쨰로 두꺼운 책을 집고,
한 이십분쯤 읽었는데,
아, 잠이 안온다.
시간은 벌써 새벽 두시를 지났구나.

내일도 엄청 바쁜데,
어쩔려고 이러는지.

도대체 원인이 뭔지 답답하기만 하다.
회사일때문에 스트레스 받나.--;
솔직히 요즘은 돌연사할까봐 좀 무섭다.
(아무리 해도 해도 일이 줄지가 않는다,
조직개편되며서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어져서,
혼자서 다 짊어지고 가야 하는 상황,
야근을 했다하면 열시, 열한시까지다.
주말에는 정말 정신 못차리고 잔다)
가슴이 항상 물리적으로 답답해서 숨쉬기가 힘들어.
부정맥이 틀림없어.
(뭔지 잘 모르지만)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Posted by 물미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