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카테고리 없음 2024. 2. 25. 09:31

1. 

바쁘고 시간이 안 맞아서 한동안 못 나가다가, 간만에 (거진 두달만에) 당근 영어 모임을 나갔다. 

오랜만에 만난 회원분들이 엄~~층 방갑게 맞아주시고, 

(어머~물미역님, 혹시 이젠 안나오시나 걱정했잖애~아우. 우리 물미역 역시 재밌어.ㅋㅋ 등등)

모임장도 여전히 잘쌩기고 목소리도 좋고 영어도 잘 해서, 

즐거운 모임을 하고 훈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하면 좋을텐데 그냥 영어 회화만 하고 끝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쿨하게 헤어진다는 점이 좀 아쉽. 

고정 멤버는 나 포함 4명쯤 되는데, 나랑 모임장 빼고 다른 두 분은 원래 사적으로도 친해서 같이 골프도 치는 사이더라구. 

거기 끼고 싶어서 첨으로 골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왜 골프를 안치는거야! 골프를 배우는게 좋지 않을까!!!!

2. 

새로운 알바거리로다가 정부의 가이드를 만드는 연구반에 초빙되었다. 

사실 작년에 업자들 대상으로 한 강의가 워낙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그거 가지고 책을 내야지...하고 진짜 진지하게 생각했는데, 

다들 알다시피 내가 뭐 워낙 상태가 안 좋고 경황도 없어서

책은 커녕 회사도 겨우 다녀서 어영부영 시간만 보냈다. 

(상태가 좋았더라도 책을 실제로 썼었을지는 매우 의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에서 내는 가이드가 사실 내가 내려는 책이랑 주제가 같은거거덩. 

그래서 연구반에서 회의 하고 목차 작업하고 하는데, 

자꾸 내 책에 쓸 아이디어를 여기다 쓰게 되는게 넘 아까워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음.

이럴꺼면 애초에 연구반 참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데

기분상 또 그럴수는 없는게 나중에 유사한 책을 내더라도 일단 정부 가이드 작업에 빠질 수는 없다 말이지.

여튼 그래서 황금같은 일요일 오전 작업반 목차 작업을 하려고 책상에 앉아 있는데 이런저런 상념이 자꾸 발목을 잡는구만. 

3. 

작년말에 전전 회사 사람들이랑 술먹으면

꼬인 커리어에 한탄을 늘어놓으며 왜 일케 이직도 안되는지 모르겠다 했더니

같이 술먹던 사람이 A씨를 찾아가보라고 했다. 

A씨가 누구냐하면,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국장) 출신으로

전전 회사 원장, 또 무슨 기관 원장 등등 이런저런 고위직 경로를 거치다가

지금은 당연한 수순으로 대형 로펌 고문으로 있는 사람이다. 

A씨는 이 바닥에서 발도 넓고 후배들 도와주려는 마인드도 있기 때문에

찾아가면 잘 해줄 거라는 애기였다. 

사실 A씨는 내가 전전회사 퇴사하고 얼마 후에 원장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같이 일한 적은 없다. 

다만 어언 15년 전에 전전 회사에서 회식한다고 해서 갔는데

그 회식 자리에 마침 A씨도 와서 즐겁게 같이 술을 마셨던 적은 있다. 

사실 그때 술을 엄청 마셔서 그만 필름이 끊겨서 걱정되는 맘에 다음날에 내가 뭐 실수 안했는지

특히 A씨가  어땠는지 같이 술 마신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그래...그런 것 같더라...라고는 했지만 엄청 흥에 겨워 보였던 거 외에는 별다른 실수는 없었으며 A씨도 기분좋게 있다 갔다고 했다. 

여튼 그래도 15년전에 술한번 같이 마신 인연으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 불쑥 찾아가는건 내 스탈은 아니었기 때문에

A씨를 찾아가라는 이 사람의 조언은 한귀로 듣고 흘렸는데

이번주에 그 로펌에서 하는 세미나가 있어서 갔는데 예상치 못했는데 A씨가 떡하니 앉아 있더라. 

그래서 쉬는 시간에 A씨에게 가서 아우~고문님 방갑습니당. 저 아시죠~아하하하. 제가 요즘 진로땜에 고민이 많아서요 언제 함 진로 상담 좀 드리고 싶은데 저녁 식사라도 함 하시죠....라고 그랬더니, 

진짜 기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지알지 그래요, 그래 라며 나름 반갑게 받아 주었음. 

그래서 진짜로 함 만나볼 예정. 

생각해보니 아무리 우연히 만났다하더라도 내가 15년전에 술한번 마신 정도로 이런 말을 넉살좋게 하지는 못하는 편인데, 

그 뒤로 또 한번 무슨 세미나에서 슬쩍 인사할 일 있었는데 A씨가 자꾸 나를 보고 히죽히죽 웃어서 뭔가 나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는 않다보다 생각한 적이 있기도 하네. 

여튼 5년쯤 전에 사다둔 조니워커 블루를 드디어 쓸 일이 생기는구나. 

원래 올해 집들이때 먹을라구 한건데. 아까워도 할 수 없지. 

4. 

목차 납기 시한이 2시간30분 남았군영. 일하자. 일.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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