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카테고리 없음 2023. 7. 2. 15:33

1.

어제 입주예정자협회(이하 '임예협') 모임을 다녀온 것은 매우 유용했다. 

임예협 임원진 중에 현직 건설회사(시행사) 임원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업계 상황을 빠삭하게 알려줘서 몰랐던 점을 많이 알게 되었다. 

요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워낙 여기저기서 흉흉한 부실시공 사례들이 있다보니, 

입주 예정자들이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 뭐라도 해야 되지 않냐 했는데, 

결론적으로 아파트가 안전하게 지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조단위의 돈이 소요되는 아파트 공사라는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었고, 

하청에 하청에 하청으로 매우 다층적이고 복잡한 계약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건설사가 됐든 조합이 됐든 개인과 법인을 포함하여 누군가의 의지로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게 아닐뿐더라

전쟁에 파업과 같은 도저히 예측 및 통제 불가한 요소까지 고려하면

감리고 품질점검단이고 다 소용없이

안전하게 잘 지어질 건지에 대해서는 그냥 오직 백프로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사람의 설명이었다. 

심지어 아파트 입주 예정일은 내년 9월이고 건설사도 현재로써는 그때까지 완공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공정율로 봤을 땐 백프로 입주 에정일을 못 맞출 뿐더러 ,

언제 완공될지도 현재로써는 도통 알 수가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최소 몇 개월은 더 소요될 것이며 파이낸싱 측면에서는 그나마 해를 넘기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아파트 입주일에 맞춰서 빌라 전세 계약일도 맞춰놨는데 

전세 사기다 뭐다 전세 시장도 워낙 흉흉해서, 

전세 연장은 안 할 것 같고 근처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 몇개월 정도 월세 얻어 살지 않을까 싶다. 

이 주거불안이 언제가는 해소가 될런지 참으로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2.

요즘은 배달이나 외식 대신 삼시세끼 집밥을 해먹으려고 하고 있다.

발급되는 쿠폰을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사들인 각종 밀키트와 냉동 음식들을 해치우고

냉장고를 비워두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뭣보다 요리를 좋아하며,

요리의 가장 큰 적인 설겆이에 드는 품이 올해 구매한 식세기로 인해 상당부분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속도 거의 없어서 밖에서 먹을 일 자체가 없어진 것도 원인이다. 

요리도 장보는 것도 요리를 구상하는 것도 조아하지만, 

매번 뭘 먹을지 정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다. 

일단 오늘 저녁에는 냉동 마라상궈에다가

샤브용 소고기 넣고 자투리 배추랑 양배추를 죄다 넣어서 양을 불리고,

아! 된장국 얼려둔거 하나 남았던데 그거 먹어야겠다. 

미역이 떨어졌는데 또 사오는거 잊어먹었네. 

제주도 가족 여행 때문에 엄마가 다음주에 서울에 올 예정이라 오는 김에 집에 굴러다니는 건미역 좀 가져오라고 했다. 

3. 

하루에 한시간씩 유산소는 하지만 

운동을 쉰지 오래되서 PT든 필라테스든 다시 시작하려고

회사 근처와 집근처 각종 운동 관련 업소에서 체험 수업을 받아보고 있다.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헬스장 체인점에서 체험 수업을 받았는데 

여기가 여러 지점 들 중에 가장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고 ,

PT 재계약률이 지점들 중에 가장 높다고 해서 상담을 한번 받아보았다.

내가 워낙 낯을 가리다보니, 

트레이너와 케미가 중요해서 가급적 체험 수업을 꼭 해보는 편이다. 

처음에 상담한 직원이 이 트레이너가 경력이 15년도 넘는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는데, 

너무 노련해서인지 웬지 모르게 주눅이 들고 눈치가 보였다.

태도가 공손한데도 미묘하게 나를 무시하는 느낌도 받는게 뭔지 모르게 불편하더니

막판엔 확실한 양야치 느낌을 받았다. 

역시 가장 오래했던 PT 샵으로 다시 돌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4. 

오전에 PT 체험 수업 하고 유산소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밥까지 챙겨먹느라

오늘은 2시가 되서야 커피빈에 갔는데, 

이야...그 넒은 매장에 사람이 드글드글하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십분정도 서성여도 도저히 빈 테이블이 안 나고

오히려 사람들이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의 연속이라

다시 차를 끌고 스벅으로 왔는데, 

웬걸 스벅에는 한두자리 정도 빈자리가 꾸준히 있었다능.

매장은 커피빈이 훨씨 넒은데도 말이다. 

우리 동네는 스벅보다 커피빈이 인기에요...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 같다 

5. 

외롭고 쓸쓸하며 집중력과 생산성마저 없는 나느

카페에서 주변 테이블의 대화를 의지를 가지고 훔쳐듣는데

커플들이 와서 나란히 앉아 여행 계획 짜는 경우를 거의 매주 본다. 

확실히 대역병의 시기가 끝나기는 했나보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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