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아무런 준비가 안된 상태로,
마침내 휴가의 헬게이트가 열리고 말아따.

지난 금요일만하더라도,
그래, 주말동안 착실히 계획해서,
월요일부텀이라도 알차게 보내자, 생각하며,
퇴근 시간에 PC 끄고 있는데,
회사 형들이 무려 자기네 팀 웍샵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는거라.
지난번에는 형들이랑 나랑만 가는 것이라,
팀 웍샵 째고 따라가긴 했는데, 
이번에는 불과 본지 7개월밖에 안된 형들 팀장도 따라가는, 
형들 팀 공식 웍샵까지 따라가는 건 영 모양새가 아니다 싶었는데,
하도 친한 형들이라 따라나선 것이,
어느덧 강원도 인제인것이라..

여튼 형들이랑 새벽까지 술먹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강원도에서 가락동까지 혼자 회사차 끌고 회사로 온 다음에,
회사에 주차해논 내 차 끌고 조카랑 언니 데리러 다시 수원에 운전하고 가따.
요즘 집안 운전기사 노릇 톡톡히 하고 있어서,
시댁이 수원에 있는,
언니와 조카를 수원에 모셔다 주기,
수원에서 서울로 데리고 오기 등등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여튼 토요일 아침에 강원도 인제에서 출발했다가 가락동에서 수원갔다가
수원에서 다시 서울 오니 어느덧 다섯시....

뭐 별 수 있나,
운전은 넘 힘들다는 핑계로
토요일 저녁 일요일 저녁 빌빌대다 보니,
어느덧 월요일 아침 아무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문득 휴가 헬.게.이.트.가 열려버린 것이다.

무릇 당황한 일이 발생할 수록 멍때리고마는 나의 천성에,
단발마의 신경을 간신히 쥐어짜서,
동남아 인근의 여행 상품을 몇개 알아보고,
가족들의 일정을 맞춰보고 나의 가련한 휴가 예산도 고려하다보니 이도저도 안되던 와중에,
그나마 간신히 학부 교수님에게 졸업 10년만에 연락을 했다.

내 정말 회사 다니면 다닐수록,
조또 모르는 거들이 상사랍시고, 전문가랍시고 으시대는 꼴을 도통 못보겠어서,
석사라도 밟아보고자 결심하고,
석사 진학 의논차 교수님을 찾아뵈야겠다고, 어영부영 생각하고 있었던 차였던지라,
간신히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

그나마도 휴가 계획 짜기의 필수품인 놋북이 갑자가 고장나서,
월요일 하루는 꼬빡 AS 센터에서 보내고,
간신히 화요일에 교수님 뵈러 가찌.

간만에 간 학교는 왜 이렇게 감회도 새롭고 여유롭고 좋아보이던지.
박사 수료한 과동기가 과사에서 조교 하고 있었는데,
그 웬지 여유러워보이는 삶이 부러워서 정말 눈물나는 줄 알아따.
학생회관은 일부 리모델링이 되긴 했지만,
토판도 그대로고
라운지도 그대로고....
엄청 반가운 마음에 터방을 찾아 막 헤맸는데,
터방이 그자리에 엄더라. ㅜ_ㅜ
그나마도 간신히 찾아낸 터방은 무려 도어락!!!! 으로 잠겨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해따.
물론 8616 눌러봤는데 안열리더라.ㅜ_ㅜ

그리고 여느때의 휴일이 그러듯이 영화를 봐찌.
악마를 보아따............
정말 악마를 보았다라는 영화를 통해서 악마를 본 기분이다.
김지운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편의 감독이긴 한데,
뭐 이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정말 악마 같았다.
무지비한 폭력성에 노출된 내가 악마같은 감독에게 두들겨 맞는 기분이랄까..
영화보는게 어찌나 불편하고 괴롭던지 결국엔 영화 보다 중간에 나오고 말아따.
그나마도 마침 가지고 있던 "올해의 2010 좋은 소설"로
스크린의 대부분을 가리면서 본 장면이 부지기수다.
당연히 혼자서 봤는데,
몇몇 장면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아우..아우...아우씨...라는 신음이 절로 터져나오니까, 
옆에 있던 앉아있던 60대 중반의 할머니가,
나를 측은하지만 동감한다는 듯이 쳐다봤다.
영화 중반부터 계속 나갈까 말까 나갈까 말까 하다가,
클라이막스를 포함한 결말부가 다가오는데,
결말이 해피엔딩이든 아니든,
그 과정이란게 더더욱이 이제까지의 폭력성 이상일테고,
몇몇 불길한 복선들이 맞아들어갈 듯 한데,
도저히 더이상은 견딜 수가 없고 그 폭력성과 무자비함을 견딜수가 엄슬것 같아서 결국엔 중간에 나오고 말아따.

심지어는 영화관에서 운전해서 집에 오는데,
계속 잔상이 남아서 시종일관 한동안 너무 불쾌해따.
 불편한 마음을 정화하고자,
요즘 버닝하고 있는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팟캐스트를 아무리 들어도,
계속 불쾌함이 남았다.

영화 보다가 중간에 나온게 이번이 두번째인데,
첫번째 영화는 뭐였는지 잘 생각이 안난다.
사실은 책도 사서 읽으면서 오다가,
정말 짜증나서 길거리 쓰레기 통에 버리고 온 적 있었는데,
그것도 뭔지 잘 기억이 안난다.

여튼 그 영화가 너무 싫었다.
내가 폭력과 혈연낭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올드보이를 보고 나서는,
박찬욱 감독이 혈연낭자의 미학을 아는 넘이라고 엄청 버닝했어떤 떄고 있고 했는데, 
이 영화는 왜 유독 불편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바로..............
..................라는 사이에 헬게이트에서의 시간이 계속 지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정말 What the hell..!!!

P.S ...라고 쓰는 와중에, 
4대강 사업을 다루는 PD 수첩이, 
국토해영부 방영 금지 가처분 신청마저 부결되었다는 그 PD 수첩이 결방되고 말아꼬나.
정말 대한민국...What the hell...!!!
 
Posted by 물미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