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검진 결과에 따라 헬리코박터 약을 타러 갔다.
금주를 동반해야 하는 2주간의 약물요법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더 오래 술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요법이 필요한 것이다.
꾸준히 하는 PT도 산책 수준의 걷기도 궁극적으로는 보다 오래 술을 먹기 위함이다.
내 인생에서 유일한 단 하나의 분명한 목표지.
내가 건강 떔에 어쩔 수 없이 담배 끊은 것도 억울한데 술만큼은 못 잃어.

2주간의 약물 요법 기간은 아직 정하진 못했지만,
처방전의 효력이 다하기 전에 일단 약부터 지어놓을 요량이었다.

몇달전에 개업한 집에서 가장 까까운 동네 약국의 약사가,
어리버리하고 순둥순둥하고 친절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인상의 30대 남자라 일부로 동네 약국으로 갔다. .
물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이었기도 함을 괜히 수차례 강조하고 싶다.

언뜻 보면 어리버리해보지만  일머리는 있고 성실하며 태도마저 유순한 30대 남자를 나는 엄청엄청 조아하는데,
이 회사에서 만난 H씨(미국으로 이직함, 결혼식 때문에 한국 들어와서 청첩하길래 부조 15만원함)
지난번 PT선생님(고향내려감)도 비슷한 유형이었따.
최근 '당근' 에서 시작한 동네 영어 회화 모임의 모임장도 비슷한 인상임.
외모적 공통적 특징으로는 얼굴이 흰 편이고
최근 드라마 <행복배틀>에서 나온 여주 직장 후배도 비슷한 캐릭티임.
이성적 이상형이라기보다는 이상적 아들상 정도 되겠다..라고 대충 포장을 하자.

여튼 괜히 혼자 이런 호감 가진게 넘나 찐따같아서
약국에 가서 인사도 안하고 처방전만 내밀었는데,
약사쌤이 선생님..이거 비급여인거 아시죠~?라며 어리버리한 말투로 안내를 해주었음.
그래서 아니요..몰랐는데요.. 얼마에염? 이라고 물어봤더니
이게 비급여라서 무려 6만9천원이나 한다는 거임.  
그래서 이거 넘 비싼데 싶아서 약사한테 할 질문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이거 뭐 되게 심각한 거냐고 했더니.
나중에 위염이나 위궤양 심하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서
위내시경 결과 일정 수치 이상 나오면 약처방은 무조건 하게 되어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따.
스리슬쩍 술마시는 건 상관없죠..라고 그랬더니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면서,
추석때 술 드실거면 끝나고 시작하시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저희가 남겨먹는게 아니구요, 비급여라서 원체 비싸요라고도 했음.
검사 결과가 일정 수치가 넘어가면 급여인데 일정 수치 미만이라 비급여래.
아니 그러면 급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수치면 크게 문제가 아니지 않나.
뭔가 건강검진 기관과 제약회사간의 담합이 의심되지 않는 바가 아닌데,
작년과 올해 동일한 진단 결과가 나와서 선제적 위 보호 차원에서  일단 먹으려고 약은 타왔다.
조직검시바 + 약값 해서 약 12만원 정도 나온 것 같은데,
역시나 건강감지기관과 제약회사 담합이.....
여튼 이 약사는 얼마나 친절하고 성실한가.
역시 내가 이 약국을 다니는 데는 분명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글구 개업할때 갔더니 치약도 개업 선물로 주었고
언젠가는 약국앞에 손소독제 쫙 깔아놓고 무료로 가져가게도 했음.
좋은 약국이라서 다니는 거임.

약은 10월13일부터  2주간 먹을 예정이다.
왜냐하면 내가 공황장애 약도 다시 본격적으로 먹으려고 13일에 정신과 진료도 잡아놨거덩.
공황장애 약도 술이랑 같이 먹으면 안되서 2주간 집중 약물 요법의 기간으로 보낼 예정.
헬리코박터 균은 대부분 항생제라고 하더라.
나는 감기 내지는 가벼운 염증 같은 걸로는 절대 항생제 안 먹는데
2주간 달고 사려니 괜히 짜증남.

정신과는 동네 의원을 갈 수 있지만 일부러 현대 아산 잡았음.
나중에 혹시 병가같은 거 낼때 큰 병원일수록 더 좋대.
추선 끝나면 노무사도 찾아갈 예정이다

유감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직이 안된다면 내년 2월 평가 결과 듣고 이의 제기하고
일단 병가 3개월 들어가고 1년치 월급 받아서 이 회사 나가는게 지금 계획이다.

모두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용~~~~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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