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간이 나서,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
(시간이 났다고 해봤자 토욜에는 밤 8시에 불려나가서 12시 퇴근,
일욜에는 밤 9시에 불려나가서 새벽 2시 퇴근했지만서도,
그래도 주말 낮에 출근 안한 것만해도 웬지 여유가 느껴졌다.)

나는 연극을 본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연극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티켓 할인율 : 말하자면 싼거!
  정가가 너무 싼 거는 퀄리티가 걱정되서 꺼려지고,
  정가가 한 2~5만원 선에,
  할인해서 1~2만원대에 볼 수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

2. 좌석
  한창 모가수 콘서트를 다닐때,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싼 좌석을 전전한게 꽤나 한스러웠던지,
  요즘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 때는 무조건 앞자리를 선호한다. 
  그래서 앞에서 1~3번째 줄에 자리가 나고, 
  가격이 맞으면 별다른 고민없이 예매를 하는 편이다.

그런 기준에서 이번에 본 연극은 이거.



주말 티켓을 50%할인해줘서, 
마침 남아있던 5만5천원짜리 R석 맨 앞자리를
2만8천원에 냉큼 예매를 했다.
(혼자여서 좋은 거는 그래도 한자리 정도는 늦게라도 난다는 것이다)

포스터에는 많은 사람이 있지만,
달랑 3명이 등장하는 연극이다.
그중에 한명은 1인2역.
오만석도 출연하나 보던데
내가 본 캐스팅은,
배성우와 이은형 콤비였다.

배성우는 정말 쓰레기같은 주인공의 연기를 잘했다.
정말 꼴보기가 싫어질 정도.
경력도 오래되고 김복남 살인사건에도 출연하신 연기파 배우인가 보다.
이은형은 신인인 편인듯 한데
최근 3년간 내가 실물로 본 남자 중에 제일 잘생겨서,
보고 있노라디 흐뭇했다.
(공연 마치고 무려 미니홈피도 찾아봤는데,
Jesus 애기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실망하고 관심끊었다.)

여튼, 연극 치고는 티켓가격이 꽤 센 편인데다, 
지난번에 본 연극 art는 셋트가 꽤 단촐했는데,
이번엔 그래도 셋트가 짜음새가 있어서,
이런저런 재미가 많을 건가보다하고 꽤 기대를 가지고 관람에 임했지.

아니.근데.아.젠장.
이게 머야..완전 재미엄서. 다 싸이코 가타.
 
물론 그들은 매우 연기를 잘했을 거다.
관람 평점이 매우 높고,
2번 이상씩 보는 골수팬들도 있나 보드라고.

난 원래 사람들 구경하는거 좋아하고,
눈앞에서 이런저런 극적인 상황이 펼쳐지니,
일종의 길에서 싸움 구경을 하는 기분으로, 연극을 보는데, 
두시간 가까이 
알수 없는 맥라의 신경질적이고 거친 괴성을 듣고 있노라니,
정말 힘들어져서,
.......자따.

맨 앞자리에서 조는게 배우에게 무지하게 눈치가 보였지만,
그래도 자지 않고서는 견딜 방도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류의 연극은 나와 맞지 않아.

다음에 볼 연극은 요거.
40% 할인쿠폰 생겨서 볼 예정. 



연극은 생각처럼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 싸움 구경 하는거랑은 다른거더만..
앞으로 세편 정도만 더 보면,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인간인지 아닌 인간인지 확실해질 듯.

Posted by 물미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