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웃겨.

카테고리 없음 2024. 2. 20. 19:13

최근에 분명 정품 주고 설치 한 아래아 한글에서 자꾸 인증하라는 메시지가 뜨길래, 

과거에 분명 똑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해결했는지 몰라서, 

혹시나 하고 내 블로그를 뒤져보다가 무려 10년도 전에 쓴 이런 글을 발견했지 모야. ㅋㅋㅋㅋ

https://hisue.tistory.com/entry/%ED%94%84%EB%A1%9C%EA%B7%B8%EB%9E%98%EB%A8%B8-%ED%98%B9%EC%9D%80-%EC%97%94%EC%A7%80%EB%8B%88%EC%96%B4%EB%93%A4%EC%9D%B4%EB%9E%80

 

프로그래머 혹은 엔지니어들이란.

내가 지금 속해 있는 본부는 프로그래머내지는 엔지니어들이 삼백명쯤 있는 조직이다. 인터넷 기업이니까, 당연할 수도 있지만, 프로그래머들로 구성된 조직의 조직논리를 따르기는 둘째치고

hisue.tistory.com

 

이때의 나는 첫번쨰 직장에서 두번쨰 직장으로 이직해서 어리버리한 일년을 보내고

얼떨결에 덜컥 팀장이 된 탓에 이런저런 근심걱정에 시달리고 있었던 시기였던는데. 

이 글을 읽고 있자니 그때 엘베에서 만나서 내가 어꺠를 부여잡고 흔들어댔던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종잇장같은 몸을 가진 DBA 모 부장님이 누구인지,  그때의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금방 기억이 났따. 

이제와 돌아보니 이 직장에서 내가 맞이하게 될 본격적인 시련과 고난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도, 

첨 맡아보는 팀장 직급이 주는 책임감과 무게감에 짖눌려

괜히 이런저런 근심 걱정을 혼자 만들어내며 우울과 불안에 허덕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떄는 개발자들 뭔소리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투덜댔던 것 같은데

지금은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생고생하고 있는 점은 또 비슷함. 

물론 고통의 차이는 다르지만 결국 내가 두려워하는 건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바보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같다. 

내가 왜 바보되는 걸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는 수백번의 상담끝에 명확히 알고 있다. 

나는 어렸을 떄 공부 잘하는게 유일하게 잘하는 거였고, 

가정을 돌보는 걸 등한시한 엄마 때문에 애정 결핍이 있었고 집에 가정 불화도 있었는데

내가 공부를 잘하면 엄마도 관심을 가져주고 아빠도 좋아해서 집도 잠시나마 분위기가 조아지고 하다보니

공부를 잘 못하면(직장인이 되서는 말을 잘 못알아들어서 성과를 못내는 바보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운 불안이 OS에 깔려 계속 돌아가고 이는 것이다. 

그래서 실컷 일을 하고도 이 회사에서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그 이전에 평가를 바닥을 까는, 그 이전에는 무려 수습 기간을 통과를 못하는

요 몇년간의 나의 못난 모습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공황이 오지. 

지금은 자기합리화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좋은 상담 선생님을 만나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직장에서 평가를 못 받을 뿐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 백수가 되더라도

나는 내 스스로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마이 괜찮아지긴 했다. 

하지만 아는 것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별개의 것이라는게 항상 문제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지.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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