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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카테고리 없음 2024. 6. 23. 09:38

1.
독서클럽에 갔다. 재미는 있는데 웬일인지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졌다.
실직이라는 인생의 큰 위기에서 모르는 사람만나 책 애기하는 것 만큼 쓸데없는 게 있을까 싶을 정 도로다가
이번 일 이후로는 웬일인지 모든 것이 좀 시들해졌다. 
이렇게 큰 일이 생겼는데 독서클럽 나부랑이가 무슨. 
게다가 독서클럽 회원들은 다들 멀쩡한 직장들 잘 다니다보니 웬일인지 주눅도 좀 듬. 
어린 애들 보고도 그들이 멀쩡한 직장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눅드는 늙은 내가 더 싫어. 

2.
3개월 정도 한달에 두번정도 꾸준히 모인 전문가 자문반에 가서
(나름 업계 네임드만 모인 작업반임)
회사 넘 힘들어서 떄려치울거라고
7월중에 정리 예정이라고 했더니 이런 저런 많은 조언들을 해주었따. 
조언들은 크게 격려, 꿀팁, 일거리 제안으로 나누는데, 
[격려]
이를테면 물미역 이사님 정도면 절때 걱정을 말아라, 일 많이 들어올거다. 
나도 첨에 회사 관둘 때 그랬다. 1년뒤에 보자. 일 엄청 많아져 있을거다.  
[꿀팁]
회사 재직하고 있을때 조달청 과제평가위원으로 등록해둬라.
창업지원센터 가면 되니 괜히 공유오피스에 돈 쓰지 말아라.
실업급여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은 하면 안되고 전문가 자문비는 실업급여 수급기간 끝나고 받아라. 
[일거리]
하반기에 이런저런거 예정인데 같이 하자. (교재 개발 + 강의)
하반기에 인증심사 많을 거다 등등
 
그래도 내가 이 바닥에서 오랜 세월 다져온 좋은 평판과 네트워크가 있고, 
피플매니징과 임원 네트워킹이 주요 이력인 관리형 임원이 아니라
실무랑 알바 꾸준히 해 온 실무형 임원이라 이런저런 실무 투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회사 다니는게 제일 좋기는 하지만....
실직 후 1년간은 생활비 번다는 개념으로 월 300만원해서 연간 최소 4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모야..그니까 연봉이 육분의 일로 줄은 거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ㅏㅏ...
그래도 연봉 4천만원이면 감지덕지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 
아파트 제외하고 퇴직금 포함 현금 자산을 최대한 축내지 않고 사는게 일단 최대 목표다. 

3. 
충격과 공포가 좀 가시니,
실직의 좋은 점들에 대한 인식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래 내가 진짜 직장생활 25년하면서
작년에 병가 딱 한달 쉰게 젤 많이 쉰건데(그것도 병가 3개월까지 되는 걸 후딱 돌아옴)
그래도 이때 아니면 언제 쉬겠냐. 
내가 할 일이 아예 업는 것도 아니고
맘편히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분명 설레이는 것ㄷ 있음. 우훗훗. 

4. 계획
마지막 출근일은 내맘대로 일단 다다음주 금요일로 생각하고 있다.
다다음주 금요일에는 롯데마트 반클리프앤아펠가서, 
퇴사 기념으로 알함브라 목걸이(싯가 415만원) 일단 살 예정. 
여튼 퇴사하기로 맘 먹으니 일이 너무 하기 싫어. 
이게 무슨 의미야. 

5. 에너지

일요일 아침에는 운동하러 Gym에 갈까 올팍을 갈까 30분정도 고민을 하다
전날 비가 와서 대기가 상쾌하고 날씨도 흐려서 갈만한 것 같아 간만에 올팍을 갔다. 
일요일 올팍에는 러닝 행사가 있어서 가서  식후 행사로 비와이가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비와이는 별로 안 조아하지만 행사장에서 공짜로 나눠주는게 많기 때문에
뭐 주워먹을만한 거 없나 하고 기웃대다 파워에이드 한병 득템했다.
마침 산책하느라 목이 말라서 엄청 유용하게 마셨다.



온 김에 비와이 공연도 봤는데 역시나 딕션이 참 좋아. 
한자한자 똥글똥글하게 발음하는게 분명한데도 워낙 빨리 랩을 하니까 뭔소린지는 잘 모르겠더라. 
비와이 노래는 잘 모르는데도 호응하는대로 뛰고 공연장에서 뿌려대는 물도 맞고 했더니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나처럼 우울로 에너지가 바닥인 사람의 기분도 일시적이나마 끌어올리다니
대중가수들의 에너지란 대단한 거구나 싶었음.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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