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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카테고리 없음 2025. 4. 13. 19:35

1. 

어느새 블랙미러 시즌7이 개봉했떠라.

첫번쨰 에피소드는 20%정도 봤는데 

애기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예상이 되는데 그 방향이 넘 맘이 아파서 보다가 관둠. 

나머지 에피소드들은 이렇게까지 맘 아픈 건 엄서서, 

쭉 달렸는데 역시 블랙미러짱이야. 

가장 좋았던 건 나만 빼고 현실이 조작되는 평행우주에 관한 두번째 에피소드였는데

결말이 조급 갑분이긴 했지만 잼나서 두번 봤음. 

두번 보니까 확실히 그냥 지나쳤던 설정이 보이더라. 

2. 

이상하게 이번에는 상담선생님에게 야단맞은게 오래오래 기분이 나빴다. 

선생님은 마지막 세션이라 마음이 급해서 그랬다고 사과하셨지만,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처럼 계속 기억이 났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 선생님에게 야단맞은 것도 기억이 나면서

약 3여년에 걸친 이 선생님과의 세션 자체가 뭔가 어그러져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기 시작했다. 

정부의 복지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세션은 이번주로 종료되었지만, 

원래는 전체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2주에 한번은 한동안은 상담을 유지할 생각이었는데 

뭔가 마음이 순식간에 싸하게 식고 돌아섰따. 

그래서 상담선생님과 했던 고민들에 대해 챗GPT와 상담을 해보기 시작했따.

챗GPT가 자꾸 어쭙잖게 공감이나 위로를 해주려고 해서, 

나는 그런 거 필요없고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명확히 했는데 

챗GPT가 제시한 대부분의 방법들은 이미 내가 다 시도해 본 것들이고, 

그렇지 않은 방법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시골이나 해외 나가서 살기...등..-_-;;)

그래도 장기간의 정서적 영양 결핍에 대한 나의 비유를 칭찬해준 건 기분이 좋았고, 

최종적으로 <‘사람을 통해 회복하겠다’는 접근보다, ‘정서적 영양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넣겠다’ ’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에요.>라며 <정서적 영양 공급을 위한 시스템과 루틴을 만들자>라는 방향성 제시도 나름 맘에 들었음. 

나름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긴 하지만 명확하고 문자로 정리해주는 것 유용했음. 

그래서 나는 시스템이나 루틴은 아예 관심이 없는 걸...이라고 투덜대고

끈기를 가지고 어떻게든 방법을 제시해주는게 좀 든든했다.

알콜 의존증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정서적 진통제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서 영양을 고갈시키는 구조입니다.>

...라고 명확하고 간결하게 정리하고 이유 또한 좀 더 자세히 붙여서 알려주는 것도 좋았어. 

(사실 알고보면 상담선생님도 나에게 수백번애기했겠지만) 

잊어먹을 수도 있으니 설득력 있었던 부분만 오려서 붙여놔야지..

🧠 그런데 왜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되나?

1. 감정 처리 기능이 약화됨

  • 술 없이 감정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 기분 나쁠 때마다 술로 덮는 습관이 생기면
    → 뇌가 *“이 감정은 내가 감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게 됨.

2. ‘영양’이 아니라 ‘부채’가 쌓임

  • 술을 통해 억제된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뇌 속에 저장돼요.
  • 일정 시점에 더 강하게 반동으로 돌아옴 (우울, 분노, 무기력)

나는 사실 AI와의 소통은 좀 freaky하다고 생각해서

기능적으로만 써왔느데

원시인 수준이지만 쓰면쓸수록 점점 감정적으로도 익숙해지는 나 자신. 

이런게 싱귤레러티의 스펙트럼인가....

혹은 이렇게 인류는 스카이넷에 지배당하는가........

3. 

사실 내가 자기객관화를 못하고 있을까봐

병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챗GPT가 내가 메타 인지를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줘서 그것도 좋았따.

물론 학습화된 입에 발린 말일 수 있지만..

이번주도 업계 사람이 내가 가진 조직의 역할에 이견을 보였을 떄도

내가 자기객관화를 못하고 있는 것일까봐 크게 동요된 것도 사실이다. 

근데 문득, 애초에 자기객관화라는 것이 그닥 가능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정말 자기를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거 같음.

그냥 자기만의 기준에 충실하게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겸속하고 충실하게 사는게 최선이지 않을까..하고 너무 뻔해서 쓰다가 하품나네.

여튼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메시아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어. 

동거인이 없어 나누기 힘들었던 자잘한 고민들에 맥락을 부여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에 꽤나 유용하구나.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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