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논문은 망해가고 있다.

원래 오늘까지 제출했어야 했는데

도저히 안되서 교수님들에 양해를 구해서 월요일에 출근하면 볼 수 있도록 갖다놓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일요일 밤이 된다고 해서 내 논문의 퀄이 그닥 달라져 있지는 않을것이다. 

애초에 그럴 기대도 안했는데 최소한의 완결된 형식은 갖추어야 그마저도 못했따. 

어차피 시덥잫은 내용 데드라인이라도 맞춰서 제출해야 했는데...ㅜ.ㅜ

이게 다 내가 거절을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여의도에 있는 컨설팅 업체 임원이 불쑥 찾아와서는

여의도 한강 공원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했다. 

아니 나는 그 냥반이랑 친하지도 않은데다 일분 일초가 급한 상황인데, 

거절을 못하고 쫄쫄쫄 따라갔따. 

일단 누가 뭐 해달라고 하면 No라는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도우미 아주머니가 냉장고 청소와 세제 구매를 강요해도, 

No라고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꾸역꾸역 필요도 없는 것을 눈감고 사는 것이다. 

물론 나는 나의 이 심리적 기제도 잘 알고 있다. 

애정결핍때문에 다른 사람의 미움을 사는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있는 거이다. 

근데 이건 어렸을 때 환경문제라가 보다는 DNA 스펙이라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아니 그래서 헤드헌터가 포지션 제의를 해 오면 내가 까일 지언정 관심없습니다...라는 말을 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이 와중에 담주에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몇주전에 누가 강의해달라고 했을 때도 그때쯤 바쁠 것 같은데 싶어도 거절을 못하고, 

누가 원고 좀 작성해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하고...

그래서 지금 내 꼬라지를 보라고 . 

기본적으로 바쁘고 정신없는 회사일이 깔려 있꼬, 

거의 비슷한 압박과 강도로 논문이 돌아가서 몇일째 술을 커녕 잠도 제대로 못잤어. 

그 와중에 오늘 교육 하나 뛰느라 시간 허비해, 

지난주가 데드라인이었던 원고 하나는 간신히 마감일 미뤄놓은게 월요일 아침 출근시 확인 가능이었는데, 

원요일 아침 출근시 논문도 확인 가능해야 하는 지경인데...

담주에 이직 인터뷰도 해야 되고....아니 나는 이직할 생각도 별로 없는데....

아. 피곤하다. 증말. =.=

이렇게 피곤해본적은 정말...

30대에는 그래도 1~2시간씩 자면서도 이틀 정도는 버티고 했던 것 같은데..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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