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담주부터 명색이 휴간데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일정표를 짜봤다.
화요일 정오에 자가격리해제되면 오후에 영화보고 영어 과외 받고
수요일에 다시 PT받고 엄마 모시고 병원갔다가 알바갔다 영어 괴외 받아야 해서,
목요일~토요일 일정으로 강릉 호텔을 예약해봤다.
엄청 좋은 호텔 가고 싶었는데 엄청 좋은 호텔은 이미 방이 없었다.
강릉에는 씨마크 호텔이 줼 럭셔리한 호텔인 거 같던데 방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더라.
여긴 워낙 인기가 많아 대게는 방이 없는 듯.
여기 말고 다른 5성급은 비싼 가격에 비해 뭔가 후기가 9.0도 안되는 것이 영 의심스러운 가운데
4성급 호텔 중에 5성급 못지 않게 후기도 좋고 가격까지 저렴한 곳이 있길래 일단 예약을 해봤다.
가격까지 저렴한 건 아무래도 다른 호텔들과 달리 강릉 시내에서 40분 이상 떨어진 아주 외진 곳에 있기 때문인 것 같기는 한데,
그 안에 온천도 있고 피트니스 센터도 있고 해서
그냥 조식먹고 운동하고 목욕하고 찬찬히 주변 산책이나 하기에는 괜찮을 것 같아서 일단 예약했는데,
막상 가려니 자차로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곳이더라구.
아. 혼자 운전을 3시간씩 할 엄두가 안나서 기차 등등을 알아봤는데
위치가 워낙 외져서 차가 없으면 움직이는게 불편한 곳이라 자차만이 유일한 대안인데 운전할 자신은 엄고, 아.놔.
그래도 웬지 바다가 보고 싶은뎅.
2.
어제 강의 알바는 완전 망함.
가뜩이나 자가격리로 발화 자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성 약화의 한 길로 걷는 와중에,
눈에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무말이나 막 떠들려니
내용은 둘째치고 주술 구조가 제대로 갖춰진 일반적인 문장 자체를 말하지 못하고 두시간 내내 버벅거림.
아놔. 완전 망함. 와나전 쪽팔린다.
3.
아무리 늦어도 6월에는 납품해야 했던 학술지 투고를 어제 겨우 보냈다.
늦게 보내면 퀄이라도 좋았어야 하는데 퀄은 말해 뭘해.
가뜩이나 퀄 안 좋은 박사 논문 요약해서 학술지 내는 건데,
뭐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그렇다고 내가 시간을 많이 할애를 안한 건 아니야.
일단 이거 땜에 컴터 앞에 겁나 오래 앉아는 있었어.
8시간 앉아 있으면 6시간은 유튜브를 보거나 딴짓을 해서 그렇지.
이거 떔에 주말마다 도서관 가고 그랬다규.
박사 논문 쓰는떄랑 정확히 똑같은 패턴.
4.
8월말에 학술 대회가 있어
학술 발표할 자료를 원래 오늘까지 보내려고 내가 분명 아침에 눈뜨자 마자 책상에 앉았거덩.
근데 아무래도 운동을 좀 해야할 거 같은거야.
그래서 홈트를 한시간 하고 나니 좀 청소를 해야 하지 않나 싶더라구.
그래서 청소를 했더니 엄마한테 밥먹었냐고 전화가 왔어.
생각해보니 밥을 좀 미리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 여차저차 밥먹고
자료 만들어야 되느까 일단 설겆이는 미뤄두고
아아 만들어서 책상에 앉아서 휴가 일정 짜고 호텔 좀 알아보고 했더니
정확하게 지금 시간 오후 4시가 된 것이다.
아침 7시부터 책상에 앉았는데 9시간동안 당최 뭐한거래.
이 패턴. 정말 지겹다. 하지만 도저히 극복 불가. 죽을때까지 이러지 싶다.
5.
강릉 호텔에 서핑 강습 프로모션이 있어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아....작년에 사둔 래쉬가드가 맞지가 않아. ㅜ.ㅜ
그때도 젤 큰 사이즈로 샀는뎅.
역시 비만인의 아웃도어 엑티비티에는 여러 제약이.
이 수모를 잊지 않고 내년에는 꼭 서핑해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