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카테고리 없음 2024. 3. 28. 16:27

1.

가뜩이나 바쁜데 여기다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까지 돌리려니 넘나 바빠서 일정이 좀 지연되었다.
법무팀 헤드에게 한 소리 듣고 최대한 빨리 수습할라구 하는데 보스 A가 자꾸 쓸데없는 거 시키고 상황만 꼬아 놓더라.
그래서 직장내 괴롭힘으로 보스의 보스인 B에게 알렸다.
B는 A의 관리자로써의 역량에 대해 무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답을 보내왔다.
I do have so strong faith on A as a regonal manager....
내가 영어는 잘 못하지만 do와 so의 강조 의미는 중고등학교 영어 수업떄부터 익히 알고 있던 터라..허걱 ㅈㄷ따...했다.

사실 사내 윤리팀에 바로 신고하려다가 상도상 B에게 먼저 애기해야 할 것 같았는데
갑자기 애기하면 놀랄것 같아서 3월초에 언질을 주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자기가 A에게 따로 애기하겠다고 해서 내편 들어줄 줄 알긴해지만 B의 그런 반응도 예상 범위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공황장애 진료기록 까지 첨부했는데 어찌 그럴수가..
여튼 나는 뭐 짤려도 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 더 메일을 썼다.

나는 사실 이것을 공식적인 사례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report'라덩가 'workplace harrassment'라는 용어는 의도적으로 피했고
메일은 내가 영어를 못하기도 해서 징징거리는 톤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사내  윤리팀에 바로 보고할 수 있는 포맷으로 썼다.
B가 휴가 기간이라 (2월달에 첨에 면담 신청했을 때도 2주나 휴가가서 늦게 면답했고 이번에는 1주일이나 휴가가더라...이눔의 회사도 여전히 나빼고 다들 엄청 놀러다님.) 아직 답이 없지만 뭐...
내가 짤려도 할 수 없지. 아니 감정이 문제가 아니라 일을 못하겠으니까 일을.
한국 사정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내 발목을 잡고 늘어져.
사실 A는 전문성도 없고 사람이 뭐랄까...갈등 내지 분란 조장형인데다 (항상 헐뜯을 사람을 찾는느낌),
내가 영어도 못하고 유순해서 타격감도 워낙 좋다보니
A가 나를  쥐잡듯이 잡을 때 뭔가 자기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저 바보천치 데리고 일하느라 내가 이렇게 고생한다....뭐 이런 느낌으로다가...
뭐 세상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개가 그러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나도 당연히 내 입장이 있는거지
서로 이렇게 입장이 다르니까 제도를 이용하는거고...
내가 진작, 개가 첨에 지랄할 때부터 윤리팀에 신고해서 기선 제압을 했어야 했는데 내가 그런 전투에 소질이나 경험이 넘 부족한 것 같다.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내가 뭐 그렇다고 잘못된 건 아니지.

여튼 내가 힘들다고 징징댔더니 옆팀 부장님이 세상에 쏘시오패스들이 워낙 많다고 자기가 친척에게 3억 사기 당한 애기를 들려주었따.
나이에 비해 내가 좀 곱게 자란 것 같아...

사실 나는 이런 문제 제기, 그러니까 상사와의 관계에서 문제 제기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거덩.
기본적으로 직장생활이란게 좀 조까튼 면이 있기 마련이고 부하직원은 당연히 상사의 비위를 맞추는게 일이라고 생각했어.
물론 내가 팀장을 할 때는 반대로 팀원들의 기분을 맞추는게 팀장의 일이라 생각하고 눈치를 봤지만...

여튼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이 너무 싫고 그냥 도망가고 싶고 한데,
주변에서는 이거슨 전투라며....A는 이미 나를 내보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네가 맘 약해질 필요 없다며....

2.

스타트업 중견 IT 기업 C사와 글로발 바이오 회사 D사 채용팀에서 연락이 와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한동안 채용 시장이 잠잠하더니 봄이 와서 그런지 다시 입질이 시작되고 있다.
C사는 극악무도한  근로환경과 어마무시한 워크로드로 워낙 악명이 자자해서 (오전 11시 출근-밤 12시 퇴근...미친 넘들...),
될지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되도 갈지 말지 모르겠고 설사 만에 하나 가더라도 이 나이에 체력이 버텨줄 질 모르겠다.
비슷한 연봉이면 D사가 나을지도 모르겠는데 여전히 영어가 발목을 잡겠지. D사는 일본도 담당해야 하는 포지션이던뎅.....
곰을 피하려고 하는데 왼쪽에는 승냥이 떼 오른쪽에는 호랑이가 버티고 있는 느낌....

근데 내가 나이도 있고 직급도 어정쩡하지만 높은 편이다 보니 그냥 사회적으로 도태될 때가 됐구나 싶기도 하다.
역시 가늘고 길게 오래, 대기업 장이 짱인 듯.
지금 회사에서 인사적으로 온갖 험한 경험들을 두루두루 하다보니 웬만한 일에서는 놀라지 않을 것 한데
세상이란게 워낙 상상 이상의 것이 일어나곤 하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3.

여튼 회사에 일도 많고 감정적 소모도 많은데다
면접 보고 (저 미친 회사는 직무 인터뷰는 총 4시간,  컬처핏은 총 3시간 봄...-_-;;;)
주말에는 알바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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