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학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영어 논문 하나 요약할 때 2~3일씩 걸리고 했는데,
이 짓도 인제 15주 정도 하니까 요령 생기고 맥락이나 용어도 익숙해져서 반나절 정도면 됨.
이거시 레벨업.ㅋ
근데 문제는 할만하긴 해졌는데 여전히 하기가 싫어서,
한 단락 하고 식단표 보고 메뉴 선정하느라 한 30분 고민하고,
한 단락 하고 괜히 다음 학기 뭔 수업 들을까 싶어 수강 편람 찾아보고 한시간 웹서핑 하고...뭐 이러느라 집중을 거의 못한다는 거지.
어쩄거나 저쨌거나 기말 시즌이 도래하여 학교에 공부하러 왔는데, 신박한 현수막에 꺠알 재미가. ㅎㅎ.
도서관 옆 벤치는 학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는지,
잘 먹어서 털에 윤기 좔좔에 마동석 느낌의 근육질 몸을 가진 고양이 한마리가 나와바리를 가지고 있음,
길냥이 주제에 학생들이 박스로 집도 지어줬고 자기 물그릇 밥그릇 따로 있고,
애들이 오며가며 그거 수시로 채워주는 모냥.
몇번은 그냥 지나갔는데,
오늘은 문득 나랑 눈이 마주치더니만
똥똥한 몸을 잽싸게 날려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내 다리 근처를 맴돌더니 저리가 저리가 하고 휘적휘적 다른 곳으로 걸어가는데도 계속 날 따라와.
고양이에게 관심 받긴 처음이라서 무척 황송했다능. 훗훗.
어쩄거나, 저쨌거나,
기말 시즌이 도래하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라는 프로토콜이 다시 돌기 시작함.
왜 이건 몇백번을 투덜대도 포기가 안되나 몰라.
딱히 생산적인 할일이 없잖아! 이 정도는 해야 일상이 늘어지지 않잖아!
애가 없으면 가방끈이라도 길러야지! 바보야!
아. 하기 싫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