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카테고리 없음 2021. 9. 12. 09:32

엄마가 다시 경주로 내랴가신지
근 열흘이 지난 오늘에서야
간신히 기력을 회복해서
이전처럼 간만에 한강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갈 수 있었다.


간식으로 당근과 사과도 먹음.


라이딩을 마치고 오는 길에 올팍 벤치에서 책을 읽었다. 주말 오전 올팍벤치에는 앉은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내 또래는 애들 건사하느라 바쁠테니까 당연한거다. 여튼 평화로움과 함께 요동쳤던 불안/강박 장애와 무기력증에서 거의 빠져나온 것 같은 생긱이 들었다. 이번에도 다행히 약까지 먹지 않았다.

나는 심리적/물리적으로 과부하가 걸리면
불안/강박 장애가 심해해져서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지고
그 와중에 알콜의존증이 심해지는 그런 기제를 가진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과부하가 걸리면 쉬어야되는데 어떻게든 자력으로 극복하려다 보니 스스로의 무능함에 대한 자책과 함께 불안과 강박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심리상담은 이런 심리적 기제들을 전문가와 함께 일종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한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비록 나라는 존재가 부품 자체가 불량한 면도 있고 디바이스 초기 설정마저 잘못되서 나라는 인격의 OS가 심히 불안정하고 응용프로그램에 버그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와 심리라는게 안타깝게도 패치나 업글은 불가한고로 응용프로그램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버그를 잘 파악하두면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내 인격의 주인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시스템 오퍼레이터와 같은 마음으로다가(시스템 어드미니스트레이터나 유저말고 단지 오퍼레이터)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에 집중하는 것이 맘이 좀 편안해지는 접근인 것 같다. 부품 불량이 내 탓이냐! 시스템 관리자인 엄빠가 초기 설정 거지같이 해 놓은게 내탓이냐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시스템 초기화 내지 포맷은 할 수가 없으니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나 버그 분석 착실히 하면서 조심조심 써야지. 모.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시스템 자체가 셧다운이 되고 오퍼레이터로써의 내 역할도 끝날 때가 오겠지.모.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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