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날에는 휴가를 이틀 내고 4박5일 동안 대만을 다녀올 예정이다.
평소 대만을 꼭 가보고 싶었다덩가 하는 것은 아니고,
방학에 있는 연휴 기간이다 보니 집에서 딩굴대긴 그렇고 어딜 가긴 가야겠는데,
일주일 이내의 기간 동안 혼자 자유여행으로 다녀올만한 여행지가 대만밖에 없어서 가는 것이다.
홍콩이나 마카오나 동남아나 중국은 전혀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정말로 1도 없고.
호텔, 비행기, 현지 투어는 예약은 해두었지만,
일정이나 동선은 전혀 생각해둔 바가 없어서,
(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지만)
당직때문에 휴일에 회사를 나온 참에,
폭풍 검색을 하면서 일정을 짜보고 있는데,
일정 짜는 것만으로도 너무 지치고
가서 지하철이며 버스 갈아타면서 돌아다닐 생각까지 하니 더더욱 지치고,
내가 왜 안하던 짓을 해서 괜히 사서 고생이냐라는 짜증까지 북받쳐 올라오는 걸 보면,
이것은 무기력증과 우울증의 일환으로,
확실히 정신상태가 결코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이건 전적으로 다 회사 때문인데, 이렇게 사느니 머해,
어차피 인생 한번 사는건데, 이눔의 회사를 때려쳐 말어 하며 혼자 폭풍 사념에 휩싸이다가,
마침내 귀국편 기내 면세로 주문할 양주 검색 단계에 이르러야 간신히 안정을 찾았다.
그래 싸구려 소주는 넘나 많이 먹었어. 나도 이제 밤에 실크 로브 입고 양주 먹는 중년의 화이트 칼라 직장인이 될 꺼야.
훗훗. 그런 측면에서 사올것인가 한창을 고민 중이다.
글렌피딕 18년, 발렌타인 21년, 로얄 살루트 21년 사이에서 고민하다,
어차피 술은 취하면 다 똑같은데 글렌피딕 17년이나 발렌타인 17년 정도가 낫지 않을까 싶다가도,
아니 그럴꺼면 짐빔이나 보드카 1L짜리를 사오는게 확실하지라는 생각 끝에,
아니 그럴꺼면 걍 소주를 먹지 양주를 사오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겠구만 등등의 폭풍 고민을 하면서도,
아이 좋아~~훗훗훗.
그래.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도 모르는데 ,
살아 있을 때 조금이라도 좋은거 먹고 입고 살꺼야.
로얄살루트 21년살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