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카테고리 없음 2020. 10. 19. 10:07

1. 

나는 회사에 여전히 잘 적응을 못하고 있다. 

회사에 있노라면 안정감이나 유대감이 느껴지기 보다는, 

항상 마른 모래알을 입안에 씹고 있는 버석거리는 기분이 든다. 

2. 

스위스 아자씨와의 관계도 여전히 데면데면하다. 

수습기간 연장 난관은 얼추 극복했지만, 

여전히 나는 언제 짤릴지 모르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근데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 생각하면 완전 철밥통인 공공기관에 다닐때도 고용 불안에 시달려지. 

그냥 유전자에 각인된 불안감이

직장에서는 고용 불안,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관계 단절 불안으로 나타나는 것 뿐이다. 

불안과 불행은 내 안에 '물리적으로' 내재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죽어야 끝나는 것 같다. 

그나마 술마시면 좀 불안한 느낌이 감소되니까 알콜 의존중에 시달리는거야. 

사실 누군가 의지가 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좀 나을텐데 혼자사니까 할 수 없지 모. 

담배씨가 그립다. 

3.

얼마전에는 일이 있어서 옛날 회사 B에 갔따. 

내가 업계를 떠났더니 정부와 업자와 협회들이 어지럽게 헤매고 있길래, 

옛 팀원들도 있꾸 해서 업계를 한번 정리해주러 갔다.  ㅋㅋ

오랜만에 간 옛날 회사 건물은 7~8년을 꾸준히 다녀서 그런지 엄청 푸근하고 정겨웠다.

B회사에 있을 때도 건물이 너무 크고 길이 너무 넓어서

12년~13년을 다녔던 옛날 옛날 회사 A를 찾아갔을 때 엄청 푸근하고 정겨웠던 것과 똑같아따. 

지금 다니는 C회사는 B회사보다 건물도 광활하고 길도 너무 넓어서 B회사가 상대적으로 훨씬 아늑하게 느껴졌다. 

A회사, B회사, C회사로 갈수록 건물과 주변은 더 번화해지는데, 

회사 분위기의 삭막함과 고립감은 정확히 그 반대로 C-B-A의 순이다. 

당연히 업무 강도도 C-B-A 순서다. 

사실 이런 지경인 것을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닌데, 

내가 워낙 잘났으니까 어떻게든 될 줄 알았지. 

생각해보니 A회사에서 B회사 올 떄도 내가 워낙 잘 났으니 어떻게든 될 줄 알았지. 

직장 생활을 워낙 오래 하다보니 애초에 나는 태생이 사회 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간혹 까먹는다.

그래도 나름 광화문-테헤란로-여의도 이렇게 3개 오피스 지역을 다 근무해 본 경험이 갖추어졌다. 아하하하. 

4. . 

지금 같이 일하는 순딩이들은 정말 순딩순딩하기 짝이 없다.

띠동갑이 넘게 차이가 나는데 둘다 내가 자기들 인생의 귀인이래.

나도 B회사에서 예전 실장을 만났을 때 이 냥반이 나의 귀인인 줄 알았지. 

근데 그 냥반이 나에게 한 짓거리들을 생각하면!!!!

애들이 아직 어려서 세상에 환상이 있는 것 같은데 나도 그떄 그랬으니까 모.

내 나이가 되면 아는데. 세상에 귀인따윈 없다규.

여튼 나는 개들한테 별반 해주는게 없는데 귀인이라니......뭔가 잘못된 것 같아서 거리를 두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개다가 애들이 평정심이 참으로 강해. 

근데 사고를 쳐도 평정심을 유지하니까 웬지 빈정이 상하는 건 내가 꼰대 때문이고,

나의 불안함이 좀 감소되는 효과는 있긴 하지 모. 

5. 

다음주 월요일에는 회사 임원들 데리고 발표해야 하는데, 

삼분의 일이 외국인이라 영어로 해야함. 

나는 영어 못하니까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데

도통 하고 싶지가 않아서 발표자료만 만들어 놓고 스크립트는 하나도 안 씀.

난 좀 발표할 때 스크립트 쓰는거 , 특히 영어로 미리 써놓는거 좀 내 취향이 아닌데다. 

뭐 그거 준비한다고 얼마나 달라지겠나 싶어서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있는 중.

어차피 이 회사에서 나는 망한 것을. 아ㅣ하항라랑라핳핳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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