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B 회사 실적이 완전 좋아졌다는 뉴스
소위 어닝 서프라이즈로 업계가 도배가 되었다.
난 모 사실 그럴 줄 알았기 때문에 그닥 놀랍지 않았는데
내가 한창 일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불과 어제까지만 하더라고 전화 통화 한번만 해달러던 B회사 인사 부서 앵글로색슨 임원이
굳이 메일로 윙크하는 이모티콘과 함께 B사 어닝서프라이즈가 대서특필된 뉴스의 링크를 보냈음.
이모티콘과 뉴스 링크 외에는 아무런 텍스트가 없었음.
마음잡고 잘 살아보려는 나에게 질척거리는거야 모야....얼척이 없을려다가 나에게 오죽 미련이 남았으면 그럴까 싶어서
우왕! 축하해! 완존 잘되땅! 난 네가 진짜 잘 될줄 알았어!라는 요지로
Congrats! Awosome! I knew it! 이라고 보냈는데
답이 없는게 아쉬운 걸 보면 나는 정말 B회사를 엄청 좋아했나보다.
아닌게 아니라 이 소재로 연애 소설 한편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재벌가 다섯번째 혼외자식과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나를 더 사랑하는게 확실한 벤처기업 CEO 중에 전자를 선택한거지. 돈은 후자가 더 잘 버는 거 아는데 그래도 재벌가면 더 안정적인 것 깉아서 말이야.
사실 내가 사랑하는 건 후자거덩! 근데 일단 전자에 시집을 온거야. 내가 또 보수적이잖아. 근데 막상 시집 와보니 혼외자식은 역시 혼외자식이라 본가 텃세가 만만치 않아. 게다가 재벌가 다섯번째 혼외자식이 폭력적이기까지 해. 한달 살고보니 각이 나올래 씩씩한 요즘 드라마 주인공처럼 이혼할라 했더니 자기가 잘못했다며 지금 사는 집을 내 명의로 돌려줬어요. 잘하겠다는게 진심인가 싶고 나도 고지식해서 이혼은 또 못하고 그냥 사는데 폭력 남편 어디 가나. 하나도 안바뀌지. 그래서 오늘도 남편한테 맞고 후회 푹푹 하는데 벤처기업 남친이 문자로 자기 회사 상장했다는 뉴스 링크만 띡 보내 온 느띰. 딱 그거임!
이렇게 접근하니 모든게 너무나 명확하게 설명이 되는 걸 보면 역시 사람이란 적당히 사랑을 하고 살아야 하는거란 말이야. 이거 바바. 연애고자 독거노인의 삶이란 얼마나 비참하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