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로운 경험을 했다. 

논문쓰느라 신세진 분들에게 드릴 백화점 상품권을 수백만원어치 구매하려던 중인데

백화점에서 사면 좀 깎아주나 싶어 알아봤더니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이랑 같은거라서, 

깎아주지도 않고 포인트 쌓기용 카드 결제도 안된데. 현금 박치기 온니라는 거야. 

전에 구두방 같은데서 할인해서 팔았던 것 같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명동에 3%정도 할인해서 판매하는 가게들을 추천해주길래 현금 몇백을 손에쥐고 명동에 가보았다. 

간신히 찾아간 가게는 명동에서도 엄청 오래된 상가의 계단 옆 세평 될까말까한 상가에 위치해 있었는데, 

낡고 허름하고 좁디좁은 가게는 그나마다 반으로 갈라서 칸막이가 쳐져 있고,

칸막이 저편에는 세상 불만 많아 보이는 20대후반-30대 초반의 청년과,

내공 있어 보이는 50대 아주머니와 60대 정도 보이는 노인 세명이 좁은 공간에서 거의 등을 맞대다 시피 하고, 

분주히 상품권을 세거나 전화를 받거나 각자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좁은 공간에 무려 CCTV가 아홉대가 설치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깊었다. 

준비해간 현금을 내고 상품권을 어리버리 받아 오던 길이, 

안가본 곳을 가보고 안하던 일을 하느라 어찌나 피곤하던지. 

내가 이래서 여행을 싫어했구나 싶었다. 

그래도 가고싶다. 여행. 부산 바닷가 가고싶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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