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카테고리 없음 2021. 9. 16. 20:54

오늘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올팍에서 한시간 정도 산책을 했다.
야간에 보스의 보스에게 메일이 와서 그거 답장하느라 평소보다 일찍 업무를 시작했다.
오늘은 회의가 3개 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간단한 거라서 어렵지 않게 넘겼고 업무 강도도 별로 심하지 않았따.
보통은 하루에 회의가 6~7개는 기본에다 밥먹을 시간도 없어서
책상 앞에서 대충 때우기 일쑤인데 오늘은 그래도 잠깐 졸 여유도 있었다.
게다가 보통 12시간씩 근무하는데 오늘은 칼퇴근도 가능해서 저녁때 헬쓰장에 갔다.
저녁 시간떄는 첨 가봤는데 사람들도 많고 직원들도 친절한 사람들도 전진배치되어 아침이랑 분위기가 달랐다.
특히 멋진 젊은이들이 많아서 눈이 즐거웠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렉에서 쑥쑥 턱걸이 같은거 하는데 엄청 멋져 보였따.
새로 옮긴 헬쓰장에는 기구가 많아서 기구 중심으로 하는데
역시 초보들은 기구로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괜히 프리웨이트를 고집한 건 초심자의 쓸따리없는 아집이었음.
원래 다니던 PT 샾은 기구가 별로 엄서서
개인 운동 가려면 어떤 루틴으로 어케 해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거덩.
오늘은 처음으로 레그프레스를 써봤는데 40kg까지는 올렸음.
(옆 사람 하는거 틈틈히 훔쳐보다가 혼자 시도해 봄)
레그프레스로 무게를 치고 있노라면
뭔가 고난과 역경을 실체적으로 극복하는 느낌도 든다.
백스쿼트가 어깨에 고난과 역경을 짊어지고 버티는 느낌이 드는 것과 비슷하게 뭔가 낭만적이라서
레그프레스가 백스쿼트와 함께 최애 코스가 되었다.
사실 레그프레스란게 데드리프트를 기구처럼 만든 것 같은데
데드리프트는 자세 잡기가 아직 넘나 어렵거덩.
근데 레그프레스는 누워서 하니까 넘 편안함.
운동을 가는 건 좀 귀찮긴 한데 그래도 막상 가서 운동을 하는 시간에는 꽤나 마음이 편안하다.
하루 종일 헬쓰장에서 운동하라고 해도 운동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데
하루에 두시간 이상씩 운동하는 건 넘 심한 것 같아서 억지로 끊고 왔다.
온몸의 근육이 욱신욱신해서 헬쓰장에서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뿌듯하기 짝이 없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피아노를 연습했다. 장장 3개월이니 잡고 있었던 캐논 변주곡이 완전히 손에 익어서 이제는 완주하는데 23번밖에 안 틀린다. 아무생각없이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이는 숙련도에 도달하였다.
오늘정도만 같으면 뭔가 적정 수준의 삶의 질이 보장되된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왜 사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적어도 술에 의존하지 않는 말짱한 정신으로도 맘이 편해지는 요령을 알게 되었다.
오늘 엄마의 출퇴근 재해 보상 신청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하고 나니
엄마는 아직 완치된 건 아니지만 엄마의 사고와 시작된 위기 상황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느낌이다.
결국은 약물의 도움없이 알콜 중독의 재발없이 심리적 신체적 위기 상황을 극복해서 뿌듯하기 짝이 없습니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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