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차를 가지고 출근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멀어서 운전하는데 졸려서 죽을 뻔 했다.
그래도 둘째날 되니까 확실히 숨은 좀 쉬어지고 일도 조금이나마 가닥이 잡혔다.
전임자를 비롯하여 협업 부서 Head들을 포함하여 보는 사람마다 생각했던 것보다 느무느무 바쁘다고 투덜거렸더니 좀 나아졌다.
게다가 까칠하기로 유명한 인사팀 Head가 따스한 눈빛으로 넘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라고 애기해줘서 기분이 확실히 나아졌다.
이 회사는 많은 문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혼자 일한다는 점이다.
칭구들은 신경쓸 거 없고 좋지 않냐고 하는데 뭐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집에서도 허구헌날 혼자 있는 나에게는 남들보다 매우 치명적이더라.
오늘 점심도 혼자 먹었어.
잔뜩 흐린 날씨의 한강을 바라보며 김밥 한줄을 우걱우걱 씹어 먹는데 넘 슬프더라.
그나마 조만간 한강뷰도 없는 구석방으로 옮기면 우울함과 비애감이 배가 될 것이야.
나를 담당하는 인사팀 Manager에게 투덜거렸떠니 앞으로도 비일비재할거라고 그래떠.
아. 외롭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에서도 이렇게 외로운데,
혹시 정말루 싱가폴같은데라도 가게 되면 얼마나 더 외로울까.
넘 외로워서 B회사 인사팀에게 다시 가겠따고 메일 썼다가 초인적 인내력으로 간신히 '발송'버튼을 안 눌렀다.
가까운 출퇴근 거리, 부비부비 하며 일할 조직,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에다, 높은 자유도까지....
B회사의 장점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물론 B회사 갔으면 일 너무 많다고 비지니스가 넘 불안정하다고 엄청 투덜댔겠지. 쿠쿠쿠쿠쿠.
그래도 법무팀에 어떤 XX가 자기들 필요로 회의하자하면서 나보고 잡으라고 해서,
쫌 망설이다 처음이고 해서 그냥 내가 잡을라구 하는데,
전임자 언니가 굳이 내 방까지 와서 그러지 말구 회의는 필요한 사람이 직접 잡으라구 애기해주고 가서,
넘나 고마워서 눈물 날뻔 해서 엄청 감사하다고 그랬음.
사회 생활을 잘 하려면 적당한 Bitch력이 있어야 하는데.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