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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23.03.20 경주 벚꽃
  6. 2023.03.20 복귀 1일차 점심
  7. 2023.03.20 복귀 1일차 - 아침
  8. 2023.03.19 병가 마지막날 1
  9. 2023.03.18 병가 4주차 토요일 1
  10. 2023.03.16 병가 4주차 금요일
  11. 2023.03.14 병가 4주차 수요일
  12. 2023.03.09 병가 3주차 목요일 - 아침 1
  13. 2023.03.08 병가 3주차 수요일
  14. 2023.03.07 점약 투어 스타트 1
  15. 2023.03.06 얼마면 돼
  16. 2023.03.06 소일거리 1
  17. 2023.03.04 머하지
  18. 2023.03.02 끙끙 3
  19. 2023.03.01 병가 중 공휴일
  20. 2023.02.28 ...
  21. 2023.02.27 수술 후 경과
  22. 2023.02.22 수술이 체질?
  23. 2023.02.21 수술 잘 받음 2
  24. 2023.02.19 준비
  25. 2023.02.17 자랑
  26. 2023.02.16 근황
  27. 2023.02.16 문어
  28. 2023.02.09 휴가
  29. 2023.02.08
  30. 2023.02.08 개뜬금

갬동

카테고리 없음 2023. 3. 23. 13:41

주말에 경주 내려간다 했더니
아부지가 손수 계획 작성해서 가족 단톡방에 올리신 일정표임.

곧 여든이신데 아주 훌륭하심. ㅋㅋㅋ

참고로 아부지가 엄선하신 경주 벚꽃 명소를 모두 포함한 최적의 동선으로 짜여 있음. 불국사 초입 벚꽃 동산, 보문 단지 호수, 첨성대, 월정교, 김유신묘 등등..


깨알같은 도마도(토마토가 아니라) 표기에다
집밥도 조식-중식으로 표현한 디테일. ㅋㅋ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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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카테고리 없음 2023. 3. 22. 17:02

1. 

간신히 경주 내려갈 SRT 표를 구했다. 

토요일 표도 구하긴 했는데

어찌어찌 금요일 표도 구했던 지라

보다 쾌적한 벚꽃 관람을 위해

과감하게 금요일 연차를 냈다. 

나는 이제 회사에 아등바등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권리 내에서 최대한 나 중심으로 살꺼라서,

이번주 병가에서 복귀한 주제에 

금요일날 휴가 내는 것이 많이는 아니고 조금만 맘이 불편했다. 

아니 당장 급한 일 없고 주어진 연차 내에 쓰는거라

아무도 신경안 쓸텐데

그럼에도 웬지 눈치가 보여

휴가 사유에 굳이 병원 진료라고 거짓말로 써두기까지 했따.

(보통은 Personal reason이라고만 쓰는데 굳이굳이 Medical treatment라고....

원래 금요일에 수술 후 정기 진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는 덤이지) 

경주 내려가서 벚꽃 구경 실컷하고

아부지랑 겁나 낮술 먹고 올 작정이다. 훗훗.

낮술 이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훗훗훗. 

인생은 낮술이지. 훗훗훗훗훗. 

2.  

회사에 쪼인한지 3년만에 퇴사하는 지사장의 다음 이직처가 아직 확인이 안되서

이직에 의한 자발적 퇴사가 아니라 고인물에 의해 밀려나는 건가 싶어 괜히 걱정에 들려는 찰나

패키지 두둑할 거라는 누군가의 멘트에 정신 차림.

세상 쓸데엄는 걱정이 연예인이랑 임원 걱정이야.

내 앞가림이나 잘할 것이지 연봉이 최소 5억은 훌쩍 넘을 뭔 놈의 임원 걱정이야. 

지사장보다 낮은 급의 임원도 퇴사 패키지 잘만 받으면 꼬마 빌딩 한 채는 받는다는데...-_-;;;

애초에 높은 패키지까지 포함해서 3년 약정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듬. 

내 앞가림이나 해야지. 쳇쳇쳇. 

3.

여튼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자꾸 내 자신의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병가 기간에는 일주일에 두번씩 상담 받으려 다녔다. 

이번 상담 선생님은 정말 역량이 뛰어나신 분이다.

사실 이제껏 마나왔던 십여분의 상담사 선생님들 모두 공통적으로 경청을 잘 해주시긴 했는데,

이 분이 뛰어나다고 체감하는 부분이 

(1) 적정한 포인트에서 질문을 예리하게 잘하고

(2) 내가 질문을 어물쩍 넘기려고 해도 그 질문을 반복적으로 끈질기게 붙들고 있고

(3) 질문에 대한 내 답을 듣고 수긍이 가는 분석을 해준다는 것이다. 

이게 2번, 3번이 되려면 우선 1번을 잘해야하는데, 

1번을 잘 하는 상담사 찾아보기가 쉽지가 않아. 

여튼 그래서 이래저래 나의 사고 패턴이 정리가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나의 사고 방식이나 인성이라는 게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내가 왜 그러는 지 알 수 있어 내 맘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다면

그나름의 효용이 있는 것이다. 

그게 원래 상담의 목적이라고 경희가 그랬어. 

4.

저녁에 술을 안 먹으니 정말 시간이 많다.

병가기간 중 늘어져 있을 떄에 비해, 

병가가 끝나고 나니 몸이 실제로 회복되기도 했지만, 

병가기간에 비해 더 각성된 모드로 있다보니 시간이 더 많게 느껴진다. 

헬스장 가서 운동을 할까 했지만, 

저녁시간대부터 밤 10시정도까지는 헬스장에 사람이 미어터져서

(7시-9시 사이에 무려 100명 넘게 있드라..-_-;;)

주차공간이나 트레드밀 확보도 쉽지가 않아.

날도 따듯해지고 해서 아쉬운대로 동네 산책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미세먼지는 둘째치고 산책할만한 녹지도 없고

그나마 동네라도 돌아다니려니 배달 오토바이가 너무 많이 다녀서 시끄럽기 짝이 없어. 

예전에 대단지 아파트 살때는 박사 논문 압박에 시간 자체도 없었고 고즈넉함에 돌아버리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배달 소리가 넘 시끄러운 게 뭔가 아다리가 잘 안 맞는 느낌. 

그나마 분양받은 주상복합 가면 대로변이지만 층이 높아 적어도 시끄럽진 않을테고, 

대형 주상 복합이라 십중팔구 헬스장도 상가 안에 있을테니 녹지가 적겠지만

주차 공간 부족에 운동하러 못가진 않을까 생각하고는 있지만 입주의 그 날이 오긴 오는거냐.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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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나에게 보낸 병문안 패키지를 오늘에서야 우편함에서 발견했따.



참으로 별거 없는데 굳이 이걸 국제 배송으로 보내고야 만 것은,

아마 실장이 시켜서겠지만

별거 없는 거 중에 뭐 특히 쓸따리 없어 보이는 게 비닐에 싸여 있어거

뭐야 이 쓰레기는 하고 막상 펴보니 느무느무  귀엽븐 거. ㅋㅋ




울 팀장도 나같은 40대 노처년데,

어뜨케 이렇게 구여운 감성을 가지고 있나 몰겠다니까.

우리 팀원인 어리버리 마사토상도 귀엽기 짝이 없지.

내가 증말 연장자이자 선배로써 우리 마사토상 잘 이끌어줘야 되는데,

영어를 못해서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게 넘나 짜증날 뿐이다.

홧팅 마사토상.

5월에 스페인에서 만나면 증말 잘해줘야지.

그나저나 그때  뭘 사다줘야 되나 몰겠넹.

2~3월 병가로 어영부영하고

5월말에 스페인 갖다 오고

여름 휴가 다녀오고

추석 연휴 다녀오면

곧 연말연시겠구만.

올해도 훌쩍 지나가겠구나.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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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카테고리 없음 2023. 3. 22. 10:01

어제는 첫번째 회사에서 나를 엄청 이뻐해주셨던 본부장님을 뵈었다.
내가 첫번째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팀장님이셨는데,
그 뒤 20여년간 계속 승승장구 하시다가 5년전쯤에 은퇴하시고 처음 뵙는 거였다.

이제까지 만났던 상사들 중 가장 리더쉽이 있고 존경하는 상사로,
업무의 큰 방향성을 잘 제시해줬고 조직원들을 잘 보호해줬다.
팀장이든 단장이든 본부장이든 이 냥반이 있는 조직에서 일할 때면
업무적으로 크게 답답한 것도 없었고  큰 우산 아래서 보호받고 있다는 든든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내외부의 이해 관계자들에게 썰을 아주 잘 풀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있었으며,
그 이면에는 사람과 상황에 대해 깊은 직관력과 통찰력이 있어 가능했던 것 같다.
첫번쨰 회사는 공공기관이라 기관장 임기가 3년이었고 그나마도 임기 중 정권이 바뀌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기관장도 많았는데
본부장님이 어제 첨으로 알려주기를 오는 기관장마다 자기에게 엄청 의지하고 살았다고 하더만.

술도 엄청 조아해서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개꼰대스러운 상황이지만,
팀원들 불러서 본인 집에서 회식도 많이 했었는데  
집에 오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대방어라든지 참치와 같은 귀한 제철 안주거리를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서 비싼 양주와 함께 대접해주었기 때문에
술먹는 걸  조아하는 나로써는 대부분 기꺼운 마음으로 가서 즐겁게 놀다가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좋은 시절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외롭게 혼자 쓸쓸한 직장생활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5년만에 뵌 본부장님인 따로 좝을 얻지는 않으시고,
시골으로 내려가셔서 전원 생활 하시면서  해외여행도  다니시고
매일매일 술 마시면서 건강하고 아주 즐겁게 지내시고 계셨다.  
해외여행은 패키지 같은 거로 가는게 아니라 자유 여행으로 가시고
숙소도 유스호스텔처럼  공용 공간이 있는 곳으로 가서
거기서 젊은 애들이랑 같이 밥먹고 술먹고 하면서 즐겁게 다니고 계시다고 했따.
아직까지 술을 매일같이 마시고 해외 여행을 자유로 다닐 수 있는 체력과 건강이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다.
울 아부지도 그렇게 늙어서도 이렇게 술을 매일 마시려면 무조건 하루에 최소 1~2시간은 운동을 해야 하는 것 같다.
내일부터는 꼭 운동 다시 나가야지.

은퇴 후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재정적인 면을 따지면 일단 이 분은 서울 요지 아파트 두채를 가지고 있고...-_-;;;;
국민연금 + 과학기술인공제회 연금으로 일상을 영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따.
국민 연금만 월 180만원 나온데...사실 이정도만 나와도 괜찮지...
과학기술인 공제회는 훨씬 더 좋은 연금 제도라서 더 많이 나올끄야...
아파트 두채의 처분 방향과 계획 등등의 상세 내용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이만 줄이겠따.

여튼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무엇보다 건강하고....이 정도만 해도 정말 쵝오의 은퇴 후 생활이 아닌지.
과연 내 은퇴 생활은 어떨지...한치 앞을 알 수가 엄지만 나는 85세까지 살 예정이니
그때까지는 내 몸 하나 건사할 수 있을 정도는 되겠지.

이 자리를 만든 사람도 첫번째 회사에서 알게 된 별로 안 친한 사람인데,
그래도 일년에 한두 번씩은 어제 모임처럼  나랑 친한 사람이 참석하는 자리를 그 쪽에서 주선하면서 나를 초대해줘서 꾸주히 보게 되는 것 같ㄴ다.

이 사람은 첫번째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 후 실장으로 오래 다니다가 위에 본부장이 바뀌면서
같이 떨려나가게된 케이스인데 그 뒤로 7개월 정도 실직 상태에 있다가 최근 이직한지 몇개월 정도 되었다.
와이프가 전문직이고 나름 집도 부자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7개월 실직있는 동안 마음 고생이 엄청 심했다고 하드라.
그래, 다른 사람이 내 연봉 두 배 이상 받는 것에 배아파 하지 말고 지금 자리에 감사하며 널럴하게 군말없이 다녀야겠다.

어제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 근황 애기도 했는데
진짜 뺀질뺸질하고 뭐 아는 거 하나 없고 리더쉽고 없고 최악의 상사였던 어떤 사람이
(아니 이거는 나만이 아니라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게 생각했음)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말빨로다가 글로벌 컨설팅 회사-Tech GIant 1 - Tech Giant 2 테크를 타더니
지금은 게임회사에서 내 연봉 두 배 이상을 받으며 떵떵거리며 살고 있어서 잠시 배가 무지하게 아팠다능.
아니 게임 회사는 도대체 돈을 왜 이렇게 많이 주는거야. 미친거 아니야.
그래 뭐 일정 직급 이상 올라가면 실무적 지식이나 능력보다 경영층과의 말빨, 거시적인 조직 관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지.
그런 측면에서는 나보다 훨씬 능력있는게 맞긴 하지.....라고 하기에는 조직 관리측면에서 인성도 글러먹었는데!!!!
아니 뭐...세월이 많이 흐르고 경험도 쌓였으니 더 성숙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지.....라기엔 그게 좀처럼 바뀌기 어려운 태생인데!!!!!
다른 사람이랑 비교질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 뭐.

여튼 어제는 본부장님 집에 종종 가서 안면이 있고 나를 이뻐해주셨던 사모님도 오셨는데
(원래 본부장님만 오셨다가 나 보고 싶다고 난중에 오심.)
인자한 사모님을 뵈오니 반가운 마음은 큰데 딱히 할말도 엄고 해서 수술애기를  했다.
사실 나는 크게 수술 애기 하는 거에 부담은 없는데 수술 부위가 부위인만큼 듣는 사람이 웬지 부담스러운 애기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작년에 그림터 MT가서 다른 사람들이 유사한 수술 애기했을떄 나도 뭔지 모르게 송구해져서 마음속으로 두손을 공손히 하고 들었던 것 같다.

비슷하게 나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듣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하는 이야기로는
부모님만 안 계시면 저는 자살해도 무방할 정도로 삶에 의미가 없는 것 것 같아요 라는게 있는데
당연히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이정도까지 애기 잘 안하지만
어제도 참으로 의지를 많이 했던 본부장님을 뵙고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진심을 토로했더니  듣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했다.

뭐야...왜 이렇게 길게 많이 썼어...

제가 요즘 자아성찰 시즌인가봐요.

아...늙어서 눈도 침침한데..=.=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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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벚꽃

카테고리 없음 2023. 3. 20. 13:14

경주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며 2~3일안에 만개할 것이 고

주말에는 거의 다 필 것이라는 엄마의 제보를 받았다. 

앞으로 내가 멀쩡한 몸으로다가 맞이할 봄이 많아야 이삼십번 정도일 것이므로, 

봄맞이 벚꽃 구경 부지런히 다녀야지 했는데

이렇게 빨리 필 줄 이야. 

부랴 SRT 표 예매하려고 봤는데 아니 럴쑤럴쑤 이럴쑤가..

원래는 금욜 오후에 가서 토욜에 올라오려고 했는데

금요일 점심 무렵부터 주말 내내 왕복 표가 거의 다 매진이드라. ㅜ.ㅜ

간신히 예약 대기 걸어놨는데 생기려나 모르겠네. 

사람들이 참 부지런해. 

엄청 부지런해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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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부터 나를 도와주는 미국 변호사가 출근한다고 해서, 

어렵사리 점심 예약까지 해두었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 도통 코빼기도 안보여. 

인사팀에 물어보니 자기들은 도통 아는 바가 없데. 

홍콩 매니저에게 물어볼라 했는데 계속 자리비움이야. 

그래서 낼부터 오나..싶어서 점심 예약한 건 취소하고, 

혼자 점심을 먹으려고 지하 상가를 정확히 세바퀴 돌았는데 

아무리 돌아도 먹을게 없어!! 먹을게 없다구!!!

그래서 결국 편의점에서 라면과 김밥을 사먹으며

이 회사로 이직한 것을 이만팔천오백서른두번쨰로 후회했고, 

널럴하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졌다. 

2. 

점심 먹고 올라오는데 매니저에게 콜이 와서, 

부랴부랴 사무실로 와서 콜을 했다. 

없는 사이에 팀 안에는 여러 변화가 있더라. 

유럽쪽 팀장 하나 하나가 은퇴하고

팀원 하나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고

그래서 내 전 매니저가 두바이에서 유럽으로 돌아가고

튀르키에 팀원이 중동 팀장이 되고 뭐 그랬다. 

우리 팀장은 원래 동아시아만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아시아 전체를 맡을 건가바. 

그러니까 원래 울 팀장이 전체 아시아 팀장이었다가 글로벌 경영 조직 개편으로 동아시아 발령이 예정되어 있는데

동아시아 매니저 발령 나기도 전에 우리 조직 변화가 생겨서 다시 아시아 전체 매니저로 맡게 된 것이다. 

원래 회사라는게 조직개편하다 일년을 보내기도 하지만 여기는 조직이 글로벌이다 보니 진짜 너무너무 심해. 

일년내내 한국 지사에 조직 개편이 있떤지 우리 팀에 조직개편이 있던지 글로벌 운영 조직에 개편이 있던지

뭔가 항상 하나는 개편 중이야. 

3. 

게다가 오늘부터 출근하기로 한 미국 변호사는 안 오기로 했데. 

원래 홍콩에 가족들이 오고 자기는 한국에서 근무하기로 했는데

가족들이 홍콩에 안 오고 미국에 살기로 했다덩가, 

여튼 여차저차 그쪽 집안에도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던지 안 오기로 했다더군. 

그래도 내심으로는 모시고 살 지언정 오면 적적하지 않고 밥먹을 사람 생기고 좋겠다 싶었는데, 

아직 이름이 누군지도 모르겠다만 아쉽기 짝이 없군. 

그래도 눈치볼 사람없이 널럴 마인드로 일 할 수 있는 점은 다행이야.  

4.

널럴 마인드로다가 오늘은 5시에 집에 가야지. 데헷헷. 

혼자 일하는 상황의 장점을 백이십분 살려 근무 태만의 정점을 보여주겠다. 핫핫핫!!!!

내가 맨날 놀러다니고 맨날 딴짓하고 그럴꺼양.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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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귀 1일차라 회사에 일찍 8시 출근을 했는데

출입증이 작동을 안했다. 

병가 쓴다고 통보도 없이 짤렸나라는 생각이 아니 든 것은 아니었지만, 

보안 정책상 한달간 사용 기록이 없으면 출입증이 자동으로 무효화 되는 쪽이 더 합리적이었다. 

5분정도 사무실 앞을 서성이고 있자니 리셉션 직원이 출근해서 문을 열어주었다. 

역시 보안 정책 때문이었다. 

2. 

우리층을 관리해주시는 여사님이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전에 내가 살 빠졌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기뻐해주시던 여사님이신데 ,

이번에도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셔서, 

여차저차 수술 떄문에 병가 받고 한달만에 출근한다 했더니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라며 위로해주셨다. 

괜히 여사님 붙들고 이제부터 아등바등 일 열심히 안하고 건강을 최우선시하며

설렁설렁 회사 다닐꺼라고 징징거렸다. 

여사님에게 말하다보니 과연 그게 진리인 것처럼 느껴졌다.

두고 바, 내가 진짜 겁나 널럴하게 다닐꺼야. 

3. 

메일 박스를 열어보니 우수수 메일이 쏟아졌는데 ,

아, 글쎄 얼척 없게도 지금 지사장이 회사 관둔다고 farewell 메일 보냈더라. 

내 그럴 줄 알았지. 

지금 지사장은 그 머시야, 설대 인문대 나와서

미쿡에서 MBA인가를 따서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일하다가, 

글로벌 겜 회사 한국 지사장 하다가 구글 코리아 전략 본부장 같은거 하다가,

나랑 비슷한 시기에 울 회사 지사장으로 왔는데 올때부터 오래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소문이 파다했따. 

크게 놀랍지는 않은데 역시  이 회사는 별루인게 맞고 그냥 경력 세탁용으로 2~3년 쓰고 튀어야 되는데 말이지.  

지사장 어디로 이직하는지 겁나 궁금한데 아직 출근한 사람이 엄서서 물어볼 수가 엄군. 

여튼 삼전에서 일하다가 나랑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서,

비슷한 부분에 회사에서 답답함을 느껴서 서로 의지하며

우리 어서 같이 여기서 탈출해요 라고 나름 친하게 지냈던 B양도

병가 직전 글로발 코스메틱 브랜드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줬더랬는데......

다 떠나고 나만 남아. 

역시 이 회사는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올리고 성취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최악의직장이야.  

아. 진짜, 왜 이렇게 이직이 어려운거야....라고 아둥바둥하지 않겠어. 

여기라도 다닐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설렁설렁......설렁설렁....

아...병가기간에 구직 활동을 좀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나...

아니지..그건 아니지...병가에는 회복에 집중하는게 맞았어. 

4. 

이제부터의  업무에 임하는 태도는 설렁설렁임이라는 점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자.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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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숙취
금요일밤 가벼운 맘으로 들렸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음주 공세에 수많은 탈출 시도 끝에
무려 자정이 지나서야 풀려난 성종이형네 집 방문의 숙취는 정말이지 끔찍했고 엄청 오래갔다. 
와인 자체도 원래 숙취가 심한데 다른 술까지 많이 마셔서인지. 
이야...진짜 두통이 지독했고, 몸살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욱신욱신했다. 
다음날 토요일 오전 내내 호텔에서 갤갤대다
오후에 간신히 집에와서 종일 누워 있었던 것은 물론이요, 
무려 일요일 오후까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엄서써. 
원래 알바 하나 했었어야 했는데 이를 어쨰. 
술 한번 많이 먹었다가 이렇게 허망하게 날려버린 시간과 체력이 넘 아까비.  
기력이 떨어져서 숙취 회복이 더딘걸까.
예전처럼 매일같이 소주 한병씩 먹고 하는 건 도저히 못힐 것 같다.
금연도 그렇고 나는 꼭 큰 병이 나야 몸에 좋지 않는 습관을 끊게 되는 것 같다.
담배 끊을 때 평생 필 수 있는 흡연량은 정해져 있으므로 아껴폈었어야 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왜 음주에도 적용을 못한 것이야.
술도 오래 마시려면 아껴 마셔야겠다.

끔찍한 숙취로 소중한 주말을 순삭시켰지만 그래도 그 술자리가 참으로 재밌었기는 했다
토요일 오후 성종이 형에게 전화해봤더니
숙취가 진하게 묻어나는 끔찍하게도 피곤한 목소리로 숙취가 대단히 심하다고 하면서도
참 재밌고 즐거웠다고도 했다. ㅋㅋ
2. 해장
숙취 때문인지 토, 일 무지하게 뭘 계속 먹었다. 
일단 토요일에는 뭔가 몸보신을 해야 된다는 강박에 삼계탕을 시켜먹었따. 
일요일에는 아침 8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뭘 계속 먹었어.  미쳤나바 진짜. 
한 만칼로리 먹은 것 같음. 

3. 인상. 
나는 성종이 형과 정필이가 당연히 서로 첨 만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성종이 형이 정필이에게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꼭 뵌거 같네요..라고 인사를 해서
좀 위화감을 느꼈어.
내가 성종이 형에게 정팔이 애기도 하지 않았고 블로그 오지도 않는 걸루 알고 있거덩. 
그냥 예의상 한 말인가..하고 얼추 넘겼지. 
한창 술 마시다 서로 소개팅 한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정팔이는 이번에 성종이 형 보고 예전에 내가 소개팅 시켜 준 사람이랑 좀 닮았네...정도로 생각을 하긴 했데. 
근데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같은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던거야. 
예전에는 뭔가 소심하고 위축된 느낌이었다라고 하더군..
성종이 형이 결혼하고 나서 피부도 조아지고 만날떄마다 사람들에게 회춘한다는 말도 듣고 하는지라
인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결혼한지도 아마 십여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와이프가 아직도 성종이 형 엄청 좋아하고 존경하는게 티가 많이 났음.
아이도 에너지 넘치고 밝고 영특하고...
자가도 있고 대기업 다니고...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다....
 4. 탱고
성종이 형은 한 1년정도 탱고를 배우고 있는데 엄청 재밌다고 했다.  
성종이 형이 자세를 보여줬는데 탱고는 가슴과 가슴을 맞대는 춤이고, 
우리 나이가 탱고 동호회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축이고 등등
스윙처럼 체력을 많이 쓰는 댄스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하는 건가바. 
그래서 중장년에 하기에 적합하고 해설 배우면 참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긴 했는데, 
댄스는 넘 부끄러버. 
그래도 탱고 배워바야지. 
5. 
병가 들어가기 전에 병가 경험이 있던 회사 사람이랑 밥을 먹는데
그 사람이 병가 기간이 회사 다니면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떄만 하더라도 아니 일을 원활하게 못하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라고 의아했는데, 
병가가 끝나가는 지금 정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다니면서 이렇게 길게 쉬어본 적이 없기도 하거니와, 
내 몸과 정신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니지 않는 삶도 가치와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기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서 회사 복귀했다 스트레스때문에 몸이 확 나빠질 까봐 걱정도 되서, 
이참에 때려치워야 되나....하는 생각도 든다. 
회사에 복귀하면 조급함을 가지지 말고 내 건강을 최우선시하면서 살살 일해야겠다. 
6. 
아...알바 해야 되는데..ㅜㅜ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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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성종이형네 집에 갔다.
마곡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했다 하길래
집 구경 차원에서 함  가봤다.
아직 집이 엄는 정필이도 관심있어해서
성종이형 와이프 양해를 얻어
정필이와 정필이네 막내도 데려갔다.

송구하게도 성종이형네는 족발과 부추쭈꾸미삼겹살을 준비해주었다.
족발은 동네 시장에서 샀다고 했는데 울 동네 시장 족발과 달리 잡내 하나 없이 엄청 맛있었다.


나는 여의도에서 산 와인과 노티드 케이크를 가져갔다.
수술한지 한달 정도 됐으니 와인 한잔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지.

와아...근데 무려 와인 4병에 심술 6병 마심. ㅎㄷㄷ



아직 수술 회복 단계에 있으며 한달 가까이 금주한 나는 원래 술 마실 생각이 엄섰는데 막상 성종이 형네 집에 가니까 좀 어색하더라구. 그래서 어색함을 달래고자 마시기 즈시작했는데 이렇게까지 달리기 될 줄이야.
나는  진짜 몇번이나 그만 마시자고 호텔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심술은 흥에 겨운 성종이형 와이프가 거의 땄고
와인은 성종이 형이 땀.
무써운 부부 가트니.
성종이 형은 술이 세긴 하지만 평소에 좀처럼 술을 찾아먹는 스타일도 아니면서 미췄나바 진짜.
정팔이도 원래 술 잘 안 마시는데...
성종이형이랑 성종이형 와이프랑 정팔이까지 셋다 잔뜩 취해서는..
나도 당연히 습관처럼 일단 술이 앞에 있으면 마시고 보기 때문에 엄청 마셨는데 취하진 않음.

하지만 다음날 나는 어마어마한 숙취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아. 진짜. 완전 머리 아파. 내가 다시는 술 먹나바라...라는 부질없는 다짐이 절로 나오는구만.

심술은 성종이형네가 준비해줘서 이번에 첨 마셔봤는데
진짜 맛있어요.
배상면가에서 만든 12도짜리 술인데 달지 않고 적당한 술맛이 나는 정말 맛있는 술이었음.
여러분, 초강추입니다.



P.S 1 술 마시면서 애기를 나누다보니 예전에 내가 성종이형이랑 정팔이 소개팅 시켜줬더라. ㅋㅋㅋㅋㅋ 근데 둘다 이번에 만났을 때는 모르고 있다가 애기하면서 암. ㅋㅋㅋ 나도 아예 그런 기억이 없는데 내가 했을법한 생각이긴 했음. ㅋㅋㅋㅋㅋ

P.S 2 성종이형네 애기 현호는 지난번 캠핑에서 보고 이번이 두번째 보는건데 지난번에는 엄청 개구쟁이였는데 이번에 보니 사회화가 많이 되서 애가 엄청 의젓해졌더라. 여전히 에너지 자체는 많은데 잘 정제된 방식으로 발산하더라구.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혼자서 어플로 애니메이션 만든거 보고 정말 감탄했는데 머리도 좋은 것 같음.
얼굴은 피부 보송하고 하얀 성종이형이고 성격도 세심하고 스위트한 면이 있어서 성종이 형 좋은 면을 마니 닮아서 보고 있자니 아즈 흐뭇했다.  

아이고...머리야....OTL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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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는 성수에서 경희를 만났다. 
경희가 성수에 함 가보고 싶다 해서
맛집을 검색해서 밥을 먹었는데
캐치테이블 4.7, 카카오맵 4.7 평점을 받은 곳으로 엄선해서 골랐건만
그럭저럭 먹을 만은 했지만 엄청 맛있지는 않았다.
위치도 성수 까페거리 메인스트리트에서 벗어나 있어서 접근성도 좋지 않았다. 
담에 또 가지는 않을 듯 하다.  
https://naver.me/xxp6105x

써니눅 : 네이버

방문자리뷰 108 · 블로그리뷰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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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와서 길을 걷다 보니 멋들어진 카페가 있길래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페공장을 개조한 듯한 전형적인 성수 느낌의 카페인데
카페 자체도 크고 층고가 높아 시원시원한 느낌이 좋았고, 
까페앞마당이나 까페 내부에 있는 기괴한 느낌의 조형물이나 색감이 좋은 그림도 좋았다. 
커피가 약간 비싼 편이긴 하지만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야. 
마당이 넓어서 따뜻한 날 밖에서 밥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다음엔 여기서 밥 먹어야지. 

https://naver.me/GHEDmeCC

카페 할아버지공장 : 네이버

방문자리뷰 4,543 · 블로그리뷰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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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가 소품샵 가는 걸 좋아해서 소품샵에 들렀다. 
아기자기한 물품들이 많아서 보는 맛이 있었따. 
경희가 귀여운 씨리얼볼을 선물해주었다.
귀가길에 평소 꼭 한번 먹어보겠다고 벼루고 있었던 성수 감자탕에 들러 저녁으로 먹을 감자탕을 포장했다.
씨리얼 볼의 답례로 경희것도 포장해주어서 아주 뿌듯했다. 
https://naver.me/GnGCvn5l

소문난성수감자탕 : 네이버

방문자리뷰 9,151 · 블로그리뷰 3,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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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가 아는 사람 중에 엄청 자기관리를 잘하고 젊어보이는 교수님이 있는데
백내장에 걸려서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아무리 자기 관리를 잘해도 노화는 어쩔 수 없다.
2. 
오늘은 마곡에 와서 두번째 회사에서 만난 칭구인 A, B와 점심을 먹었다.
마곡에 사는 A가 예약한 식당인데 돌솥밭 + 순두부찌게 세트가 불과 만원밖에 하지 않아, 
아주 가성비가 좋았다. 
무엇보다 직접 제조하는 듯한 두부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이제까지 투어한 식당들 중 가장 가성비 끝판왕이었음.  

https://naver.me/G5rJTGf7

두부공방 마곡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523 · 블로그리뷰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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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와 나는 두번째 회사에서 각자 엄청 힘든 일을 겪을 때 서로 의지하면서 친해져서,
이직하고 나서도 일년에 한 두번 정도는 꾸준히 만남을 가져왔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공무원 철밥통과 진배없는 첫번쨰 회사에서도 짤릴까봐 전전긍긍했으며,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적당한 워라밸과 합리적 소통이 가능했던 두번쨰 회사에서도 태산과 같은 고민을 지고 있었다. 
아무리 불안과 걱정이 천성이라고 해도 이건 좀 병적인 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지금 회사의 걱정거리도 별게 아닌게 아닐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역시 잘 안된다. 
여튼 원래는 마곡에 사는 A만 보기로 했었는데 B도 함께 나와서 정말 반가웠다. 
사실 B는 작년에 부인과 암에 걸렸다고 했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었기 때문에 엄청 걱정을 했더랬다. 
다시 만난 B는 원래도 말랐던 몸에서 더 살이 빠지긴 했지만다행히도 건강해보였다. 
6개월 넘게 항암을 했다는데 항암치료를 잘 마쳤다고 했따. 
50대 초반인 A와 40대 후반인 B와 나는 서로간의 질병과 건강 상태, 용하다는 병원과 재활 필라테스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 정보를 공유했는데
나는 진심으로 이 정보들에 관심이 많았기 떄문에 확실히 늙고 병든게 체감이 되었다.  
A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비타민 D가 중요하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내과에 들러
비타민 D 수준을 체크해볼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  
귀은아!!! 비타민 D 꼭 챙겨먹어!!!!
3. 
A, B와 헤어져서 호텔로 와서 체크인을 했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3시부터인데 금요일 오후라서 빈방이 많아서인지 얼리체크인을 해주었다. 
호텔에 들어가서 침대에 너부러져 잠을 잤다. 
확실히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요즘은 일정 하나 소화하면 최소 30분 이상은 잠을 자줘야 한다. 
잠에서 깨어나 근처 공원에 산책을 나가려고 룸을 나와 엘베타러 가는데 복도에 여자의 교성이 들렸다.
첨에는 잘 못 들었나 했는데 연이어 교성이 들림.
아직 오후 4시밖에 안 됐는데 사람들이 참 부지런하구나 싶음.
여튼 로비 지나가는 길에 리셉션에다가 욕조 있는 방 없냐고 물어봤더니 만천원을 내면 바꿔준다고 해서 만천원을 더 내고 욕조 있는 방으로 바꿨는데
호텔 맞은편의 사무실이 보이는 시티뷰가 아닌 나름 공원뷰의 룸이었다.  

 
사실 나는 아직 욕조를 못 쓰기 때문 정팔이가 막내랑 쓸 것 같아서 바꾸었다 .
방을 바꾸고 다시 나가 서울 식물원을 끼고 있는 공원을 산책했다. 
서울 식물원 매표소 앞을 지나는데
20대로 보이는 외국인 셋이 매표소 앞을 서성이고 있었고, 
산책을 나온 (60대는 족히 넘고 70대에 가까워보이는) 백발의 할머니가 그들에게 영어로 뭐라뭐라 말을 하고 있었다. 
요지인 즉슨 지금 식물원 들어가봤자 볼 거 하나도 없다. 
식물원 밖 공원이랑 다를게 없어, 식물원은 준비 안됐거덩, 
그러니까 괜히 돈 낭비하지 말고 근처에 한강변 있으니까 거기나 가렴....이라는 요지였다. 
액센트가 나와 다를 바가 없지만 하고자 하는 말을 모두 다 한다는 측면에서
꽤 영어를 잘하는 분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캘리포니아에서 오셨다고 하더라. 
역시 나이가 들면 오지랍의 대상은 인종을 초월하게 되는 것인가. 
공원은 넓고 한적하고 조용하니 아직 풀과 나무가 자리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좋았다.
풀과 꽃이 자라기 시작한 봄에 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4월쯤에 차 없이 9호선 급행 타고 함 와야겠다.
급행 열차만 50분가까이 타야되지만 그래도 급행다는게 어디야.  

지금 사는 빌라는 일단 동네가 너무 후진데다
우리동 빌런이 최근 들어 나한테 시끄럽다고 지랄지랄해대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인지라
정말 좀 쾌적한 동네로 이사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다. 
호수나 개천을 낀 산책로가 있는 쾌적한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데, 
마곡이 정말 동네가 괜춘한 것 같다. 
광교도 좋다고는 하는데 좀 머니까..
고덕으로 다시 들어갈까 싶기도 하고. 
우씨. 빌라 빌런(빌라런?) 그 새끼만 아니었어도
분양받은 아파트 완공떄까지 어떻게 버텨볼라고 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내가 복비를 물어내고 월세를 살더라도 딴데로 이사갈끄야...라는 생각으로
고덕 그라시움 전세 봤더니 5~6억 정도군. 아. 진쫘.
고덕이 좀 외지긴 해도 마곡보다는 언니 집에서도가깝고.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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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아침에는 헬쓰장에 가서 트레드밀 5킬로 걸었다. 

3주차부터 거의 매일 아침 가려고 노력하는데 오늘은 안 갔다.

어제 많이 돌아다녀서 좀 피곤한 것 같다. 

수술 전의 기력 회복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사실 수술 부위는 거의 아문 것 같고 딱히 불편함도 못 느끼겠는데 기력이 안 돌아오는 거 보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수술 전에는 스쿼트 60정도 들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상상도 못하겠고, 

허리를 꼿꼿이 피는 것도 좀 힘들다. 

이렇게 나는 꼬부랑 할망구가 되어갈 껀가바. ㅜ.ㅜ

사람 몸은 가급적 안 열어보는게 좋은 것 같다. 

살아오면서 장기의 위치나 혈관과 신경의 배선 등등을 통해 에너지 최적화가 수십년간 이루어져 왔는데

몸을 여는 순간 이 모든게 다 리셋이 되버리니까 첨부타 다시 자리잡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는 것 같다. 

2. 

어제 점심에는 판교에서 환진이를 만났다.

환진이랑은 대학교떄 꽤 친한 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년에 한두번정도 그림터 모임에 보긴 하지만 여럿이서 보다보니 둘이서 애기할 기회는 많지 않아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일부러 약속을 잡았다.

글구 판교는 별로 가본적이 엄서서 동네 어떤가 하고 구경삼라 겸사겸사 가봤는데 계획 도시라 역시 환경이 쾌적하고 좋더라.

환진이가 무려 39,000원이나 하는 몸에 좋은 장어 정식을 사주었는데 엄청 맛있었음.

https://naver.me/Gw5TCBHh

 

마루심 판교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323 · 블로그리뷰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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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진이가 멀리까지 왔다고 커피도 사주었다.
커피는 내가 살라고 했는데 끝까지 사겠다고 해서 엄청 고마웠음.

커피도 맛있었음. 

https://naver.me/GAi6INu6

 

커피미학 판교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854 · 블로그리뷰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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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환진이랑 애기하는 건 정말 즐겁다.

환진이는 신박한 생각을 잘 하고 씨니컬한 편이지만 태도가 부정적이진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무력화에 대한 정부 입장이 너무 짜증나서 뉴스도 통 못 보겠다고 했더니

환진이는 사회가 대부분 일베화 되어 있는 것 같다고 결국에는 자위대가 미군대신 주둔하게 될 것 같다고 해서 

겁이 덜컥 났는데 웬지 그렇게 될 것 같다. 

속수무책으로 밀리고만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좀처럼 돌파구가 없다는 상황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여튼 환진이랑 밥먹고 차마시고 환진이는 사무실로 돌아가고

나는 근처 개천 산책길을 걸었다. 

날씨도 따땃하고 기분이 좋았다. 

3.

환진이와 헤어지고 상담을 받으러 이동하고 있는데

첫번쨰 회사 칭구가 전화해서

내가 잊고 있던 알바거리 하나를 상기시켜주는 한편

네이버 팀장이 이사로 올해 초에 승진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바닥에서 2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람이라, 

득달같이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디올 립글로스를 보내며

이사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L이사는 넘나 고맙다며 요새 업계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같이 잠시 투덜거렸다.

첫번째 회사, 두번째 회사에서만 도

나의 전문성이나 실력만큼은 누구도 무시를 못했고 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영향력이 있었는데

여기와서 영어 못한다고 무시당하고 대외활동도 못하고 수준낮은 업무들로 파묻혀 있는 내 처지가 다시 짜증이 났다. 

나보다 경력도 없고 실력없던 사람들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열패감이 들었다.  

4. 

이런 울분을 상담 선생님에게 하소연하고 있는데,

상담선생님이 외부적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바꿀 수 밖에 없는데,

나는 뭔가 문제가 생기면 그 상황을 통제하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드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거라고 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럴듯했따.

머리로는 그래 이만하면 나는 최선을 다했고 나머지는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런 마음가짐은 실패자의 패배주의적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건 내가 성공지향적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밥벌이를 못하는 것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나의 사고 회로를 발견해주고 정말 이상한 회로는 살짝 건드려서 교정해준다는 측면에서, 

이번 상담선생님은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이제까지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상담사 선생님들 중 최고이다. 

5. 

오늘은 깜빡한 숙제를 하러 일찌감치 스타벅스에 왔는데 주차할 자리가 없었따.

세바퀴나 돌았지만 계속 주차 자리가 안 나와서 

도서관으로 갔는데 도서관에도 주차 자리가 안나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여튼 이렇게 이리저리 계속 헤매는 사이에 무려 1시간이나 지난 관계로

아직 자리잡고 노트북도 안 펴봤는데 기진맥진해서

다섯번째로 들린 스타벅스에 주차 자리가 나서 

커피를 들이붓고 나서야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어렵게 스타벅스 자리 핀지 40분 정도 되어 가는데.....

대부분의 시간은 이거 쓰는데 썼고

이제 책 좀 읽다가....언제 작업에 들어갈지 모르겠네 .

알바 받은 거 목요일까지 넘기기로 했는데 되려나 몰겠네. 

아유. 힘들어. 

5. 

유튜브 피드가 온통 더 글로리 시즌 2 애기 뿐이다. 

나는 시즌2가 릴리즈 되고 3일인가 후에 정주행을 완료했는데

그 사이 자주가는 커뮤니티에는 더 글로리 시즌 2 관련해서 주로 온통 혜정이 가슴 애기 뿐이었다. 

아니 이 변태같은 새끼들하고 내심 한심해했는데

막상 혜정이 가슴 보고 나니 아......음..... 그 화제성이 절로 이해가 됐다. 

가슴이 이쁘긴 이쁘더라. -.-;

6. 가루 닭도리탕

먹방 유튜버가 엽기떢복이 닭도리탕(엽닭)을 맛있게 먹는 걸보고 엽닭이 먹고 싶었는뎅, 

사실 이제까지 서너번쯤 먹방 보고 엽닭시켰으나 매번 실망스럽기 짝이 없어

이번에는 만들어 보기로 하고 유튜브로 레시피를 검색했다. 

레시피는 미원+설탕+소고기다시다+멸치다시다+보통고추가루+베트남고추가루를 이래도 되나 내지는 이거 먹고 사람이 죽을 수 있겠다 수준으로 때려박는 거였는데, 

엽닭이란 맛이 똑같다고 하길래 이걸 해먹어보려고 무려 6만원어치나 장을 봤다. 

집에 소고기 다시다와 멸치다시다, 베트남 고추가루가 없어서 인터넷 주문했는데

무료 배송을 위해 이거저거 담다보니 원래 사려던 것의 두세배를 사게 되는 흔한 테크트리이다. 

여튼 가루로 강화한 엽닭은 무지하게 맛이 없었던 걸 보면 엽닭이랑 비슷한 맛인 것 같긴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애초에 엽닭도 엄청 맛없었는데 진짜 엽닭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흉내낸 레시피를 보고

무려 6만원어치나 장을 본 나는 당최 뭔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나에게 남은 건 다량의 다시다였는데 나는 원래 요리할 떄 인공 조미료 잘 안쓰는뎅.

오늘은 아침에 라면을 끊여 먹었으니 저녁때 몸에 좋은 삼계탕 해먹어야겠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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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트레드밀을 5까지 올렸다. 

약간 힘에 부쳤지만 걸을 만 했다. 

문제는 아직 체력이 부족해서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본 거 들고 오는 것도 쉽게 지치는 걸 보면 근력 운동은 언제쯤 다시 할 수 있을지 여전히 요원하다. 

집에 돌아와서 아침으로 두유와 천혜향을 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2. 

이번주 금요일에는 두번째 회사에서 만났던 마곡에 사는 칭구와 점심 먹기로 했는데 

서울 동쪽 끝에서 서울 서쪽 끝까지 가는게

사실 거의 청주 내지는 대전 혹은 춘천 정도는 가는 느낌이라

이왕 만나는 거 마곡에 있는 성종이 형네 쌔 집도 가보고 싶어서 같은 날 성종이 형과 저녁 약속도 잡았다. 

계속 혼자 살아서 그런지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엄청 궁금해지는데

다른 사람들 집 놀러가볼 기회라는게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당근마켓에서 운영하는 '남의 집'이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돈 내고 놀러가보잖아..... 크흑...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던 사람과의 교류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돈을 내야 이루어지는 이 아이러니....

정보통신서비스의 수준은 오프라인 활동의 보조적 수단이었던 90~2000년대 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고, 

요즘은 다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사람들간의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의 본진이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 부수적인 느.....

아..이건 내가 혼자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_-;;;

여튼 친구와의 점심 약속과 성종이 형 저녁 약속 사이의 

어중띤 시간에는 근처 서울 식물원도 둘러볼 예정이었는데

일정이 넘 빡빡해서 지칠 것 같아서 걱정이던 중에

마침 근처에 새로 생긴 호텔이 있길래, 

그래 이왕 간거 호캉스도 하면서 여유롭게 식물원 둘러보고 오자 하고 호텔을 잡으려는데

조식 추가가 2인부터 되는거야.....

그래서 정팔이한테 막내 데리고 와서 같이 자자고 했다. 

애 셋의 엄마인 정팔이는 호텔 조식을 좋아하는데 무엇보다 길고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라구 했다. 

애 셋과 사실상 애인 남편까지 5인분의 식사를 챙기고 멕이고 설것이까지 하느라

식사떄마다 너무 바쁘고 매번 밥을 급하게 먹게 된다고.

호텔에서 같이 자고 조식먹고 오전에 식물원 갈 예정.

이렇게 마곡 투어 일정이 완성되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담주 금요일에 가기로 함.

대신 이번주 금요일에는 두번째 회사 팀원들을 만날 예정이고,  

오늘은 귀은이를 만날 예정인데, 

강북 간김에 광화문에서 첫번째 회사에서 알게 된 A씨를 만날지 말지 고민 중이다. 

A씨는 첫번쨰 회사에서 김앤장으로 이직했다가,

지금은 대학에서 겸임교수도 하고 있는 

참으로 내가 가고 싶어하는 트랙을 밟고 있어서 조언을 좀 들을까 했다.

서로 오래 잘 아는 사이고 해서 연락하면 버선발까진 아니더라도 반갑게 맞아줄텐데, 

내가 내적 친밀감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서 연락하기가 꺼려진다. 

뭔가를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안하는게 맞다고 하던데, 

그래도 필요와 호기심이라는 입장도 있으니까 자꾸 갈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소심하니까 대부분 안하게 되는데, 

그래서 내 인생이 이모양인 거 아닐까. 

아니, 내 인생이 어때서...

아아아아아...

3. 

어제는 상담썜이 왜 비자발적 미혼이 되었냐고 물어봤는데, 

아니..어쩌다보니까요...라고 밖에는 딱히 할 애기가 엄는 중에, 

어영부영 하다가 결과론적으로 제가 눈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애기를 하다보니

뭔가 억울한 마음이 든다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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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트레드밀 속도를 4.5까지 올렸다.
이제서야 조금 땀이 나기 시작했다. 
담주부터는 수술 전 페이스대로 5.5가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데 여전히 쉽게 피곤하고 지치고 지친 상태에서 회복도 잘 안된다.  

2.

도서관에서 예약 걸어놓은 책을 펼쳤는데
전에 빌렸던 사람이 끼워놓은 것으로 추정된 책갈피를 발견했다.

나도 이렇게 도서관에 빌린 책에 꽂아두었다가

뺴지 않고 반납해서 잃어버린 책갈피가 수십 개라서 당당하게 겟했다.

잃어버린 건 수십갠데 이게 겨우 하나 확보했네.

3.

오늘은 심리 상담 일정이 있어서 점약을 잡지 않았따. 

아직 백프로 회복된게 아니라 이번주까지는 사람 만나는 일정을 하루에 하나만 잡고 있다.  

지난번 심리 상담 선생님이 나보다 훨씬 섬약하고 사념이 많은 스타일이라

도움보다는 도움을 줘야 하는 것 같아서 상담샘을 바꾸려고 했는데, 

집근처 상담센터는 이미 거의 다 다녀본 경험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거리가 있는 다른 상담소로 가서

이번이 두번째 상담이었다. 

심리상담이란 것도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케미가 중요할텐데, 

이번 상담 썜은 이제까지 만난 상담 선생님들 중 뭔가 가장 전문성이 뛰어나고 실력도 있어 보였다. 

집근처 상담 센터에서 상담쌤들은 내가 징징징 대면, 

잘 들어주긴 하고 나름 해결책도 제시해주려고 했지만,

짧게는 2회기 길게는 5회기 정도 되면 같은 말이 반복되고 도통 상담에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썜은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좀더 분석적으로 들여다봐준다랄까. 

내가 말을 두서없이 어영부영해도 행간을 읽고 예리한 질문을 해주고 의견을 주는 것이

경험도 많고 능력도 있어 보였다. 

게다가 울 학교 학생생활연구소에서 6년이나 근무를 했다고 하드라구. 

그래서 울 학교 학생들 심리 패턴에 대한 이해도가 좀 있으셔서 더욱 애기하기가 편하다.  

지난번 선생님은 상담을 하면 할수록 뭐가 풀리는게 아니라 답답하고 자꾸 화만 나서 과감히 바꿔봤는데

참으로 잘한 결정인 듯 하다. 

여튼 쌤이 말하길 ,

아직 두번째정도여서 이런 애기 조심스럽지만,

나는 내 스스로에게 내재된 똘끼를 잘 표현하고 살아야지 인생이 편안해질 거라고 했다. 

응? 이런식의 말을 들어본적이 없어서 뭔가 좀 신선하기도 했따. 

그런데 이 나이에 아직도 심리상담을 받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는 하다. 

앞으로도 사람은 바뀌지 않고 게속 이렇게 살게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지. 

4. 

저녁으로는 몇주 전부터 별러온 김치등갈비찜을 만들어 먹었다. 

등갈비 시세가 얼마가 적정한지 몰라서 무려 5군데나 가서 시세를 확인했다. 

동네 시장 : 2,150원(100그램당, 국내산)

동네 마트 : 2,300원(국내산)

동네 정육점 : 2,400원(국내산) -  동네에 있는 작은 정육점이라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1킬로에 24,000원이라고 그랬거덩. 그런데 그 순간 1킬로에 24,000원이면 백그램에 얼만지 계산이 안되서 한참을 버벅대다 나왔잖아. 아. 진짜. 뭐야. 왜 이래, 완전 바보가 됐어. 

인터넷으로 확인한 홈플러스 : 2,100원(캐나다산)

동네 농협마트 : 2,100원(국내산)

농축산물 사기에는 농협이 싸고 좋은 것 같긴한데 

등갈비가 엄청 비싼 재료였어. 

동네 마트에서 돼지 갈비 100그램에 980원했는데 

등갈비는 두 배는 비싼데 고기양은 적고 말이지. 

김치 등갈비찜은 그간 유튜브에서 본 걸 기억으로 떠올리며 대충 감으로 만들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역시 김치 신맛 잡는데는 설탕이 쵝오이고

고기 요리에 설탕 들어갈 때는 매실 액기스 + 미림이 필수이며, 

모든 국물 요리에 육수내기용 알약은 던져놓고 봐야 하는 것이다.  

5. 

3주차에 접어드니

체력도 좀 올라오고 회사일도 좀 잊혀지면서 맘도 편해지니까,

내 스스로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데 그게 생각보다 나쁘지가 않다. 

회사 다닐 때는 휴일에도 암생각없이 멍때리며 유튜브만 처봐서

나는 내가 자아 성찰이랄까 하는게 안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쉬면서도 회사 생각 떄문에 제대로 쉬지 못했던 것 같다.

아. 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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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헬스장 다녀와서 간단히 아침 먹음.
세일하길래 적양배추 첨 사봤는데
보라색 음식은 그닥 맛있어 보이지 않는구나.
양배추는 가급적 적색말고 흰색을 사는게 두루두루 쓰기 좋은 듯.
닭가슴살은 냉동 제품을 해동 후 월계수잎과 통후추 넣고 직접 삶은 후 쪽쪽 찢어서 맛소금간 한 거.
당연히 맛은 없지만 먹을만은 하다. 


오늘은 트레드밀 속도를 4까지 올리고 경사도도 0.5프로 정도 두었는데 할만했다.
다음주 정도면 수술 전 페이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 중.

2.

병가 중 소일거리 점약 투어의 스타트를 끊기 위해 약속 장소인 잠실로 가려고 집근처 정류장에서 마을 버스를 탔다.  
버스카드를 찍었는데 단말기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라는 소리가 흘러나와 멈칫했다. 
실내 마스크 해제라도 대중 교통 안에서는 착용해야 되는데 깜빡하고 마스크를 안 가져온 것이다. 
이걸 내려야 되나 싶어 어영부영하고 있으니 기사님이 마스크 없으면 내려야 된다고 해서 내리던 중에 ,
기사님이 버스비를 돌려준다 했는데 동전통에서 동전이 잘 안 나오고 해서 우왕좌왕하는 중에 
덜 떨어진 내 모습을 보다 못한 승객 중 한 분이 여기 마스크 한 장 있어요...하면서
여분의 마스크를 내 주셔서 간신히 버스가 출발했따.  
승객 분에게 마스크 값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현금이 엄서서 어떻게 드릴까요 했더니, 괜찮다고 하셨따. 
심지어 마스크도 도톰하니 두께감이 있는 좋은 마스크였어. (나는 맨날 언니가 병원에서 가져온 덴탈 마스크를 이삼일씩 쓰곤 했는뎅)


여튼 의도치 않았더라도 나로 인해 버스가 출발 못하는 와중에
자신의 마스크를 내어 준 이름모를 승객분은 물론이요
친절히 안내하고 버스비 돌려지려던 기사 분과 인내심을 가지고 짜증 한번 내지 않고 기다려 준 일군의 다른  승객 분들 모두 어찌나  감사하던지
어제의 볼쌍사납고 품위없는 주차시비 드잡이로 인해 입은 마상이 한 큐에 내려가는 참으로 훈훈한 경험이었다. 

3. 

오늘의 점약은 지금은 쿠팡에서 근무하는 두번째 회사에서 알게 된 A씨(남)이다. 
두번 째 회사에서 3~4년 정도는 같이 근무를 하면서 나름 친하게 지낸데다 
비슷한 시기에 이직을 한 공통점도 있고 해서 이직 후에도 서로 연락을 하고 있었는데
A씨가 작년에 다시 쿠팡으로 이직을 했고 그떄 평판 조회 같은 것도 해주고 그랬는데,
자리 잡으면 맛난 거 사주겠다 했는데
막상 이직하고 나서는 연락이 딱 끊기고 근황이 궁금해서 전화해봤더니 없는 번호라고 나와서
겁나 황당해하며 마음속으로 손절 쳤었더랬다. 
그런데 의외로 올해 초에 전화가 왔고 그때 내가 웬지 손절 친 티가 나게 전화를 받은게 맘에 걸렸던 차에
잠실이라 가깝고 쿠팡 분위기는 어떤지 내가 갈만한 자리가 있는지 등등도 물어볼 겸해서  점약을 잡았다. 
밥은 당연히 그 냥반이 소고기를 샀고 연봉은 잘 받고 갔냐 등등의 애기도 무난히 했는데
막상 자리를 마치고 나니 뭔가 찜찜해. 
예전처럼 솔직하게 대화한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고 A씨가 뭔가를 숨기는 기분이 들었다.
왜 한동안 연락이 없었는지도 애둘러 물어보았는데 어물쩡 넘기고 말이지...  
아니 좀 더 면밀하게 생각해보노라면 나의 점약 의도를 뭔가 오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오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말하고 다닐 것 같은 느낌...
아니 그것 뿐만은 아니고 여튼 뭔가 좀 찜찜해.
이게 나만의 느낌인지 실제로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항상 뭔가 찜찜하다 싶으면 대부분 일이 생겼던 경험이 생각나 찜찜함의 악순환 중. 
스타트가 마냥 가뿐하게 끝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점약 투어는 계속됩니당. 
 
오늘 얻어먹은 소고기. 그래도 소고기는 언제나 사랑입니당. 

 
4. 
A씨가 밥을 사고 근처 할리스에서 내가 커피를 샀는데
그 냥반은 일하러 들어가고 나는 여기서 계속 있다가 다음 일정인 미용실로 바로 이동 예정.
일단 집에 들어가면 매우 높은 확률로다가 소파에 누워서 겔겔댈 것이 명확하므로 
최대한 밖에 있으려고 노력 중이다.  
원래는 잠실몰에서 쇼핑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아침에 헬스장 깄다가 점약까지 하고 나니 이미 기력이 소진되어 이 이상의 바깥 활동은 무리다. 
(물론 헬스장 다녀와서 집에서 한시간 정도 겔겔대다 나왔지만)
할리스에서 책이나 읽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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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얼마든지 낼테니

누가 나한테 정경호 좀 사다줘.

수수료로 매매가 5프로 드림. ㅋㅋ

근 몇년만에 설레이며 로코 정주행 완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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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일거리

카테고리 없음 2023. 3. 6. 17:16

집에서 계속 있자니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서 스벅에 왔다. 

동네 스벅은 주말에만 왔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주말보다 훨씬 더 사람이 적어서 아주 쾌적했다. 

결국 또 회사 메일을 열어봤는데 이번엔 메일도 별로 와 있지 않았다.

아니 메일이 이렇게 없다니 나는 회사에 없어도 되는 사람인가 하고 잠깐 우울해졌는데, 

사실 말도 안되는 생각이란 건 알지만 이 눔의 회사는 언제나 말이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마니까. 

여튼 넷플릭스와 유튜브 돌려막기도 지긋지긋하고 책도 읽을만큼 읽고 해설

평소 회사 다닐떄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가,

여행은 당연히 무리인 것 같고 어디 멀리가기도 좀 그래서, 

평소 밥먹자 말만 하던 사람들 내지는 근황이 궁금한 자들과 점약을 잡았다. 

그들의 직장 근처로 내가 가면 되니까 약속 잡기가 비교적 쉬운 편으로 보였다.

내 인간 관계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되며 관계의 범위와 깊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계의 밀도 비율은 다음과 같다. 

1. 그림터 사람 : 20% 

2. 대학원 사람 : 10% 

3. 회사 사람 : 70%

  3-1. 첫 회사 : 30% 

  3-2. 두번째 회사  : 15%

  3-3. 지금 회사 : 15%

  3-4. 업계 사람 : 10%

 대학원 점심은 지난 주에 했고, 3-1번은 수술 전후로 만났기 때문에 

그림터 사람 세명,   3-2 세 팀과 약속을 잡고 나니 약속 잡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지기도 했지만, 

3-4는 역시나 먼저 밥먹자고 애기 꺼낼 정도로 친밀감은 없는 것 같긴 하다. 

사실 먼저 꾸준히 연락해주는 사람도 있고 해설 밥먹자 하면 그쪽에서도 방가워 할 수도 있는데

역시 같이 지지고 볶으며 일한 경험이 없다보니 한계가 있는 것이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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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하지

카테고리 없음 2023. 3. 4. 13:43

1.

3월3일 삼겹살 데이를 맞아
언니에게 삼겹살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삼겹살 데이는 그 전날이었다.

점점 날짜와 요일 감각이 희미해져간다.

얼마전 회사 메일 열어봤다가 크게 떨어진 기력이 잘 회복되지 않았다.

막 퇴원했을 때는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은 산책이라도 했는데
메일 열어보고 나서는 먹고 자고 먹고자고만 반복하는 것이 그야말로 환자의 삶이 따로 없다.

너무 늘어져 있었더니 계속 처지는 것 같아서 토요일부터 헬스장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수술 전에는 속도 5정도로 해서 매일 한시간씩은 트레드밀 걷다 오는 편이었는데 요샌 속도 3.5정도 이상은 내기 어렵다.

빨리 몸이 회복해서 땀을 뽈뽈 흘리며 운동을 하고 싶다. 

2. 

오늘도 헬스장 갔다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는데, 

앞에 다른 차가 주차되어 있어서 차를 뺼 수가 없었다. 

차창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4번이나 했는데 도통 받지를 않아서

헬스장에 요청해서 방송을 했떠니

누군가가 샤워하고 있다고 헬스장 데스크에 전화를 했더랬다.

나는 당연히 샤워를 중단하고 헐레벌떡 내려와서 차를 뺴줄 줄 알고

주차장 와서 기둘렸는데 십분 넘게 안 내려와서 다시 전화를 했는데

그제서야 전화를 받더니 샤워중이라며 5분 있다 내려가겠데. 

그래서 10분 넘게 기달렸따, 지금 내려와라 했더니

5분 있다 오겠데, 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해서 해서

기달렸는데 5분을 지나 10분 가까이 지나서도 안내려와서 전화를 다시 했떠니 안 받아. 

그러더니 좀 있다가 제대로 정장을 차려입고 여유롭게 나와서 내차를 흘낏 보더라. 

내가 겁나 빡쳐서 이봐요, 먼저 사과부터 해야되는거 아니에요! 하고 짜증을 냈더니, 

그 냥반이 이 아줌마가 뭔소리냐는거야, 

그래서 아니 이 양반아 내가 당신 떄문에 20분넘게 기둘렸다고!! 라고 그랬더니

아니 이 미췬 년이 어따 대고 반말이냐고 지랄지랄하길래, 

더 빡쳐서 나도 겁나 지랄지랄하다가 대화는 이 미친새끼야 차 뺴라는 나의 일갈로 마무리가 되지는 않았고, 

그 새끼가 차를 안 뺴고 버티는거야. 그러면서 나 보고 반말한거 사과를 하래....

그래서 대치 상태가 20여분간 더 반복되다가 헬스장 직원 내려오고

각자 할말 하며 경찰을 부르네 마네 하다가, 

갑갑한 상황 반복해서 말하다보니 없는 기력이 더 빠지는 것 같은 것이

경찰 불러도 뾰족한 수도 없이 경찰에게 애기하다가 쓰러질 것만 같은 것이 영 앞이 안 보여서 

그래요, 기분나빴다면 미안합니다... 하고 내가 사과하고 말았다. 

내가 성의없는 사과를 하다니 그 새파랗게 어려보이는 새끼가 악수를 청하길래, 더 빡쳐서 무시하고 차에 탔다.

집에 돌아왔더니 완전 기진맥진한데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도 들고 앞으로도 그 헬스장 계속 다녀야 되는데

그 새끼가 해꼬지라도 할까봐 걱정대고 마음이 심난했다.  

아니 그딴 새끼들 무서워서 피해야지 미쳤나바. 내가. 

실속도 없는 일에 뭐할라고 열을 내서 시간 낭비에 기력 낭비를 하는지 말이야.  

가뜩이나 평일에 집에 있어서 엄청 불안하구만. 

이 무서운 세상, 담부터는 그냥 눈깔고 피해야지. 아무렴!

3. 

일타스캔들 정주행을 완료하고 정처없이 헤매다가 이태원클라스 정주행을 시작했다.

OST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잼난 드라마라고 했으니까

(심지어 어디더라..필리핀인가 어디 있는 회사 동료도 자기 이 드라마 팬이라고 그랬음)

틀림없이 재밌을 것이다 하고 봤는데

아니...이건 웬 중2병 갬성에다가 매력있는 캐릭터가 하나도 엄서.

특히나 극복하기 어려운 건 치명적인 미녀 캐릭터를 연기하는 개성파 여배우인 여주가 영 몰입에 방해가 되었음.

원작인 만화였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실사 드라마로 보기엔 갬성이 과하다 싶었음. 

그래서 5회까지 보다가 중도 이탈....

4. 

일본에 있는 동료인 마나토상은 존박을 닮았는데

실제 캐릭터도 존박처럼 어리버리한 느낌이 들어서 귀여움.

마나토상은 울 회사 조인하기 전에는 이케아 저팬에서 일했다고 했는데, 

울 회사가 훨씬 더 빡세다고 했다.  

아이. 귀여워. 5월에 스페인에서 in person으로 만나면 더 귀여울 것 같음.  헷헷. 

5. 

술을 안 먹은지도 어느덧 딱 3주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수만번을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1) 건강에 안 좋다와 2) 술독에 빠져 인생을 허비하는 느낌 떄문이었다.

특히 두 번째가 큰데 매일 저녁에 술을 마시면

저녁을 최소 1시간 30분 정도로 상당히 길게 먹고 저녁 먹고 나서

취한 상태에서 누워서 유튜브나 처보다 잠이 들곤 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부터 아침까지의 시간은 사실상 삭제인 것이다. 

술을 안 마시면 시간을 좀 생산적으로 쓸까 했더니

저녁 식사 시간이 1시간30분에서 30분으로 줄었을 뿐 ,

빵빵해진 배를 두들기며 누워서 유튜브 처보기는 마찬가지인 것이지. 

어차피 삭제될 시간, 이럴꺼면 술이라도 마시면서 기분좋게 있는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달은 마시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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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카테고리 없음 2023. 3. 2. 20:50

오늘 드디어 참지 못하고 회사 메일 열어봤다가
중요한 거 한 두개 정도를 보고하는 영어 메일을 무려 한시간이나 썼더니만 아주 기진맥진함.
수술 후 계속 쉬어서 그나마 회복이 빠른 것 처럼 느껴졌지만
스트레스 저항력이 현저히 낮아진 걸 보면 아직 기력 회복에는 갈 길이 먼 듯.
병가 끝나기 전까진  다신 회사 메일 쳐다도 안 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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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부터 임영웅 콘서트 영화를 보러 동네 극장으로 끌려왔다. 

언니가 임영웅 덕질을 한지 어언 몇년째,

팬클럽 영웅시대의 오더에 따라 음원 스트리밍을 다섯개인가 돌리고 있으며(내 계정도 이미 동원되었다)

응원봉이라든지, 후드티라든지 하는 팬클럽 혹은 임영웅 광고 물품에 딸려나온 웬갖 굿즈들이 집안을 점령한지 오래이다.  

언니폰과 언니가 비용을 내는엄마폰의 컬러링은 이미 임영욱의 곡으로 깔려있어

나는 정말이지 임영웅 노래 찾아 들은 적 한번도 없는데 임영욱 노래의 싸비는 귀에 피가 나도록 들은데다

언니가 간혹 임영웅 콘서트를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며 우리 집으로 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거실에서 같이 본적도 있다.

아무리 봐도 임영웅은 내 타입이 아닌데 이미 언니의 임영웅 사랑이 넌덜머리 나던 터라

영화를 보러 올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언니가 하도 같이 가자고 징징대고,

생각해보면 나도 소싯적에 이승환 콘서트 한창 들으러 다닐떄 언니한테 같이 가지고 징징댄 적도 있어서,

신세 갚는다는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아침 댓바람부터 갔더니

극장안에는 50대, 60대, 70대의 (나의 근 미래라서 내가 최대한 회피하려고하는) 할줌마들로 그득그득 했더랬다.

그렇게 어쩔수 없이 강제 관람하게 된 임영웅 콘서트 편집본은

기냥저냥 생각보다 볼만했는데 일단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무대 소품이나, 백스크린 화면 구성, 백댄서들의 퍼포먼스, 의상 등등을 종합적으로 보건데 무대 연출의 퀄리티에서 신경쓴 티가 역력했으며 영화로 편집하면서도 나름 추가 촬영도 했더라고. 

펜클럽 굿즈도 사실 퀼리티가 꽤 좋은 편이다. (물론 비싸긴하지만...)

뭐 어차피 연예인이라는게 팬들 등골 뺴먹는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이정도 퀄리티로 하는 거면 어느 정도 상도는 지키는 편 인 것 같긴하다.

등골을 빼먹혀도 이정도로 세련된 방식이면 크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트로트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이 

주요 팬층인 50~80대 할줌마들의 문화적 다양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했다.

30대의 딸과 60대의 어머니 모두가 진심으로 열광할 수 있는 아티스트란 것이 어디 그리 흔하겠냐 말이다. 

아무리봐도 나에게는 무매력이지만 그래도 실력과 영향력만큼은 인정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2. 

영화를 보고 동네에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빌라촌과 노후한 구시가지 상권이 두서없이 얽힌 이 동네는 서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한 편인데, 

최근들어 몇년전부터 핫플이라 할만한 까페들이 생겨나면서 까페거리 비스무리한게 생길까 말가 하나보다.

여튼 그런 웨이브 속에 최근에 문을 연 레스토랑인데 후기가 칭찬 일색이라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말이야.

근데 막상 가보니 가게도 음식도 뭔가 다 어중뗘.

분명 나름 신경써서 고급지게 인테리어 한 것 같은데 가게안인 뭔가 어수선했고, 

음식도 가격대비 퀄리티가 좋은 편은 아니라

어설프게 먹고 집으로 돌아와 집에 있는 컵라면과 이틀전부터 먹기 시작한 연세 우유 황치즈크림빵을 먹었다.

하도 인터넷에서 난리길래 사 온 연세 우유 크림빵은 양이 너무 많이서 매번 3~4일에 거쳐 나눠먹음.  

3.

밥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 2월 관리비 정산을 시작했다. 

아. 진짜 어쩌다 총무를 맡아가지고서는.

두 동으로 이루어진 우리 빌라는 한 동당 13세대씩, 총 26세대가 사는데 

 한달에 관리비로 120만원쯤 걷히고 

공용공간 전기세+계단 청소료+엘베 관리비 등 고정비가 약 90만원쯤 나간다. 

엘베 관리비가 의외로 많이 나가서 놀람. 

말일까지 관리비를 납부해야 하는데 항상 3~4세대는 미납한다. 

관리비 납부 현황도 뭔가 시스템적으로 조회되는 게 아니라 100%로 수기로, 

대표가 개설한 카카오뱅크의 입금 내역과 입주민 명단을 그냥 일일이 대조하는게 내 일이다. 

말이 안통하는 진상은 총 3세대 정도로 있고 나머지 분들은 협조적이고 괜찮은 것 같다. 

아니 근데 나는 혼자 살고 집주인도 아니고 세입자인데 왜 동대표같은 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야 관리비 정산에 회의자료나 회의록 정리하는 것 정도 하지만

나보다 훨씬 일을 열심히 빠릿하게 많이 하는 대표는 넘 스트레스 받더니 자기는 어차피 하반기에 이사나갈 예정이므로, 

조만간 사퇴하겠다고 하던데.....

지금 지어지는 아파트가 원래는 내년 10월 완공인데 

지금 공기로 봤을 때는 최소 6개월은 지연될 것 같고해서, 

아싸리 그냥 나도 복비 물고 이사갈까 싶기도 하다. 

아예, 직장 근처인 마포나 공덕쯤에 오피스텔 같은데 살까 싶기도 하고.

여튼 관리사무소 있는 곳에서 살고싶다. 

4. 

오늘은 드뎌 샤워를 했다.

샤워전에 봉합 부위를 처음으로 대면했는데 당연히 흉은 졌지만 살이 잘 돋아나 있었다. 

여전히 당기긴 하지만 이정도면 일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아서, 

아직 병가는 2주 넘게 남았지만 담주부터 복귀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전에 불안이 몰려와서 회사 메일을 너무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간신히 억눌렀다. 

아..어뜨카지..

남들은 회사 정책상 유급으로 주는 세달까지 꼭 병가 쓰라고 하는데, 

세달은 커녕 애초에 신청한 한달도 못 채우게 생겼는데....

아직은 잘 참고 있지만

메일은 늦어도 이번주에는 한번 열어보게 될 것 같고, 

메일을 열어보면 높은 확율로 담주에 회사 복귀할 것 같다. 

참아야 해. 내가 아무리 병가에서 2주나 일찍 복귀한 다고 해도 어차피 내 인사 고과는 F야!

네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고 지사에서 너의 공헌도를 알아준다고 해도

글로벌에서 네 평가는 F라고!

어차피 F인데! 왜 굳이 몸바쳐 일하냐구. 

그래봤자 짤리기 밖에 더하겠어. 

5. 

그래서 병가기간 한달이라도 달성하고자

일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를 위해 2주 정도 제주도에 가 있을까했다. 

제주 신라호텔이나 좋은 숙소 가서 바닷가 산책하고 요양하고 올까 했는데. 

호캉스는 욕조 목욕이랑 수영장 때문에 가는데

의사 선생님이 두달은 물에 몸담그지 말라 했기 때문에 욕조 목욕도 수영장도 못가기 떄문에 영 가성비가 안나온다. 

운동도 못가고 여행도 못하고 아이 갑갑하긴 한데 ,

내가 언제 이렇게 타의에 의해 딩굴대도 괜찮고 딩굴댈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맞이하겠냐 말이야. 

다시 오지 않을 이 귀한 기회를 온전히 즐겨야 할 것이다. 

6. 

나의 본질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 것일까.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꿈인 대기업 부장은 이미 글렀다고 바야겠지.....에휴. 

7. 

운동 못해서 넘 답답하다. 

담주부터는 다시 헬스장 슬슬 나가볼까.

어차피 트레드밀 잠깐 걷다 올건데.

일단 낼 아침에 올팍이나 가볼까 하는데

문제는 올팍 도착하기 전에 지칠 수도 있어서 쉽사리 발걸음이 안 떼어진다. 

자전거 타도 되는지도 잘 모르겠음.

의사 쌤한테 이거저거 물어볼 거 많았는데

(이를테면 술은 정말 한달 후에 먹을수 있나요? 등)

희정이 직장동료셔서 번거로우실 까봐 잘 못물어보겠더라. 

8.

마음을 다잡고 회사 메일을 열어보지 말아야 해. 

어차피 짤리기밖에 더하겠어. 

짤려도 먹고살순 있을꺼야. 아무렴!

견뎌야 해. 

내가 또 언제 이렇게 맘편히 아무것도 안하겠냐 말이야. 

다행히 수술 잘 끝나서 내가 이렇게 맘 편히 있는거지.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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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없음 2023. 2. 28. 10:30

실밥 잘 뽑고 왔다.

뭐 다 괜찮은 것 같다.

의사쌤이 조직검사 결과를 들려주면서

큰 문제는 없고 워낙에 오래되서 경화된 것 부터 최근 발생한 거까지 조직 상태가 다양했고

한가지 검사실에서 깜딱 놀란게 있다 해서 바짝 긴장했는데

이번에 적출한 부위의 무게가 보통은 500~600그램 정도인데 나는 1.2kg  이였다며 그동안 참 몸이 힘들었겠다고 하더라. 1kg 넘어가는 거 자체가 아주 드문 경우라며....

잘은 모르지만 비만을 비롯하여 내 신체 상태가 이모양 이꼴 이었던 거의 핑계를 다 돌릴 수 있는 것 같아 좀 혹했다. 지긋지긋한 빈혈도 안녕.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나이 오십에 받은 새로운 신체 컨디션으로다가 내가 아주 건강하게 살꼬야. 그냥.

수면의 질은 이미 개선되기 시작해사 아침이 좀 더 가뿐해지긴 했다.

이제 실밥도 제거하고 내일부터는 샤워도 가능하며

체감상 65프로 정도는 회복된 거 같은데

회복과 함께 조금씩 다시 올라오는 우울과 불안.....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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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회복 과정은 순조로운 편인 것 같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멘탈리 피지컬리 가장 안정된 상태인 것 같기도 하다. 

남녀노소 내지 미혼/기혼을 막론하고

개복 수술 환자의 최우선 순위는 봉합 부위의 안정적인 회복이라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통념인 것이 거의 확실해보이므로 

일상이 굉장히 단순해지고 사념이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수술 부위 회복에 필요한 적정한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병원에서 지시한 약을 때맞춰 먹어준다.

약을 먹기 위해 그래고 수술부위 재생을 위한 안정적인 영양분 공급을 위해

섭생이 중요할텐데 식사는 엄마가 한솥가득 끓여놓고 간 미역국과, 

주위에서 보내준 배민 상품권과 즉석 식품들을 활용해서 적절히 때우고 있다. 

얼마전에 구매한 식기 세척기 덕에 설겆이에 큰 수고로움을 들이지 않아도 되서 먹는데 큰 지장은 없다.  

회사일이 궁금해서 메일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가 한번씩 올라오는데

한번 열어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게 확실하고

열어보는 순간 직면하게 될 불안과 갑갑함이 몰고 올 스트레스가

수술부위 회복에 좋지 않을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누가봐도 타당하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받을 만한 대외명분에 힘입어

병가 2주차가 시작되는 오늘까지 무사히 참아내고 있다. 

3주차때는 좀 열어볼지도 모르겠다.  

우울과 불안은 나의 천형과 같은 거라 결코 인생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데

하루종일 의식적으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돌려막으며 머리를 비우다 보다 보면 시간이 정말 후딱 잘 간다.

원래도 시간날때마다 멍때리며 넷플릭스와 유튜브나 처 봤지만 

시간을 허비하는 느낌이 들어 항상 불안하고 스트레스 받았거덩.

근데 상처 치료를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며 시간이 흘러야 하므로

그 시간이 전혀 아깝거나 허비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괴롭지가 않다.

그래서 평소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일타스캔들> 정주행했는데 정말 잼나더라. 

전도연도 잘하지만 정경호가 캐릭터를 살리며 연기를 정말 잘해서 보는 맛이 있더만.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는 데에는 역시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술을 안 먹는 것도 전혀 괴롭거나 힘들지 않다.

일단 알콜이 수술 부위 회복에 좋지 않을 것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금주의 당위성이 굳건하고

무엇보다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지 술이 많이 당기지도 않는다.     

주치의 쌤은 음주는 한달 후 가능하다고 했고 희정이는 사실 상관없다고 하긴 했는데, 

인생에서 한달 정도는 술없이 살아야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주치의 쌤 말을 따를 예정이다.

수술 부위에 물이 닿으면 한되서 샤워를 할 수 없긴 해서 찜찜하지만 세수나 머리감기 등은 전혀 문제가 없다. 

회복의 가장 큰 난항은 의외로 기침이었다. 

전신마취를 하면서 기도에 삽입했던 관이 기관지를 심하게 건드렸는지

입원내내 목이 아프다 기침이 시작되었는데

기침을 하기 시작하면 수술 부위가 너무 아프기도 하고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이 나서 넘 걱정이 된다. 

그래서 기관지에 좋다는 배도라지차를 주문해서 하루 종일 마시고 있는데

(동네 마트에 안 팔아서 쿠팡 유로 멤버쉽 가입해서 인터넷 주문함, 

쿠팡이 가격이 비싸서 거의 안 쓰는데 전날 저녁에 주문한게 담날 새벽에 도착한 걸 보니 확실히 편리하긴 하더라.)

플라시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기침이 확실히 잦아든 것 같다. 대신 재채기가 출현하긴 했지만 빈도는 훨씬 낮으니 이제 좀 살만하다. 

가장 답답한 것은 매일 한 시간 정도 하던 운동을 못하는 건데, 

산책하는게 좋다고 해서 배민 포장이나 장보러 가는 목적 정도로 20~30분정도 걷고 있는데

왜인지 그정도만 걸어도 금방 피곤해지더라.

어서 수술 부위가 잘 붙어서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싶당.  

원래 3월달에 약 25km정도 되는 송파 둘레길 완주하려고 했는뎅, 

천상 5월초 정도로 미뤄야 겠다. 

여튼 이렇게 뇌속을 '수술 부위 회복'이라는 최우선 목표로 채우고

돌아가는 일상이 이리 안정적인 걸 보면, 

나는 역시나 뭔가 외부에서 주어지는 일상의 큰 축이 필요한 것 같다. 

일말의 가능성마저 완전히 사라진 남들같은 번듯한 가정은 선택지에서 지우고

내 일상을 지지해줄 확실한 축을 찾아야 할텐데 뭐가 될지 전혀 모르겠다. 

로스쿨 가고 싶은데 나이도 나이지만 학점 때문에 물리적으로 갈 수가 엄서........  

여튼 뭐 그건 회복하고 나서 걱정할 문제다. 

내일은 드디어 실밥 뽑으러 가는 날이다. 

제발 잘 좀 붙었으면 좋겠다. 

수술하고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니 시간 정말 잘 가는구나.

뇌를 비우고 사니 점점 요일 개념도 엄어지고 있다.  

여튼 수술 후 환자의 삶이 아직까지는 꽤 만족스러운 편인데

무엇보다 멘탈적인 안정이 가장 크다. 

이제 컨디션이 원래대로 다시 회복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지긋지긋한 우울과 불안이 다시 시작되겠지. 

아....싫어라. 언제까지 그러구 살아야 되. 진짜. 

정답은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때 까지지 뭐.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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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첫 날은 생전 첨 느껴보는 통증에 너무나 고통스러웠더랬다.
수술은 4시간 정도 걸렸다는데 수술실에서 마취에 깨어나서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전신 마취로 정신이 혼미한데다 입까지 말라 잘 나오지도 않는 목으로다가
선생님...너무 아파요....너무 아파요...라고 하소연하던 기억이 난다.

입원실로 옮기고 나서도 너무 아팠는데
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부터는 조금씩 나아지더니
오후에 소변줄 제거하고 거동이 자유로워지고나서는
수술 부위가 떙기고 욱씬 거리는 거 외에는 평소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컨디션 정도로 회복했다.
진통제를 계속 맞고 있어서 통증을 못 느껴서 그럴수도 있는데
사실 진통제는 수술 이후 계속 끼고 살았음에도
고통스러웠던 첫날에 비해면 확실히 회복력이 빠른 편이 아닌가 싶다.
울 가족이 확실히 건강체질이긴 한 듯.
직계 가족 중에 코로나 걸린 사람도 한명도 엄고
누누이 말하지만 나만 해도 40대초반까지 술과 담배에 쩔어 살고 운동 한번을 안하며 살아온 거 치곤 이 정도면 아주 건강한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한참 혈기 왕성할 젊었을 때 이런저런 운동을 적극적으로 좀 더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된다.
대학교떄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할껄....싶기도 하고....

여튼 평소 향정신성 약품에 관심이 많아 진통제 성분을 살펴봤더니
요즘 한창 말많고 탈많은 펜타닐이 섞여 있는 거라 웬지 좀 그랬지만
의료진이 알아서 잘 처방햐줬겠지 모.
근데 유튜브에서 펜타닐에 대한 동영상을 넘 많아 봐가지고서는..

희정이네 병원은 참으로 좋은 것 같다.
의사 썜을 비롯하여 의료진들이 아주아주 친절하고 설명도 엄청 자세히 해 줌.
여기에 비하면 처음 갔던 동네 산부인과는 규모는 비슷한데
정말 불친절하고 과잉진료가 쩐 이상한 병원이었음.
수술 결정하기까지 병원 4군데 돌았는데 CT찍자고 한 유일한 병원이었으며
무려 20만원넘게 들인 혈액 검사 결과는 다른 병원에서는 뭐 이런 쓸데없는 걸 했냐고 했음.
뭣보다 뭘 물어보면 설명을 잘 안해줌.
아이라인 찐하고 머리뽕을 잔뜩 부풀인 원장쌤이 영 마뜩찮아서,
불과 한두달 전에 대한 졸업 하고 수십년만에 동기 모임에서 첨 만난 희정이에게 함 연락해보길 잘 했지 모야.

여튼 울 언니네 병원 의료진도 친절하지만
그긴 상급 병원이라 그런지 바쁜 중에 뭔가 매뉴얼화된 친절함이라면
여기 간호사분들은 뭔가 여유로움에서 우러난 친절함이랄까...
건물 전체가 병원이라 그런지 공간을 널찍널찍하게 쓰고
어딜가나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 아주 쾌적하기 짝이 없음.
울 언니네 병원은 워낙에 크고 사람이 많아서 어딜가나 북적북적 거리는 걸 봤을 때
이 병원이 젤 환경이 쾌적했음.

게다가 희정이 덕에 2인실을 배정 받아서 편하게 있었고
(2인실까지는 다인실이라 무료인데 1인실부터는 1박에 20만원 정도 함)
희정이가 매일 들여다봐줘서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학교다닐때는 수십년 후에 내가 이런 형태로 희정이의 신세를 지게 될지 전혀 몰랐는데 말아지.
이 신세를 도통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네.
의사는 소득이나 사회적 지위도 그렇지만 유사시 주변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직업임에 분명하다.

걱정하고 연락해주고 맘써준 칭구들에게 넘나 고맙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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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아파.

생각보다 훨 아파서 깜놀.

언니가 연차내고 간호 해 줌.

수술은 두번은 못받겠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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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카테고리 없음 2023. 2. 19. 01:55


수술 핑계로 몸보신 한답시고 언니랑 조카랑 아웃백 가서 22만원어치 먹음.
사진 말고도 이런저런거 먹음.


수술 후 먹을 거 리스트업중.
일단 이거랑.

https://youtu.be/rNEdjio7QBQ


이거...

과연 감자탕이 술없이 넘어갈런지가 참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이말이야.

[네이버 지도]
주은감자탕
서울 송파구 삼학사로 71
https://naver.me/GBAoWGG0

네이버 지도

주은감자탕

map.naver.com


그리고 이거.

https://youtu.be/9R7VaRzc3z0



글구 동네 시장에 최근 생긴 만원 족발.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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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카테고리 없음 2023. 2. 17. 16:29

개복 수술 이틀 앞둔자의 장바구니.

풀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오로지 술과 라면으로만 가득찬 내 장바구니가

레알로 미친 거 같아서 개뿌듯.

거듭 말하지만 이따위로 먹으며 수술한번 엄시 지낸건 기적이 맞는 듯.

여러분 수술 끝나고 꼭 뵈요.

아. 진짜 넘 무섭.



p.s 틈새 짜장 별로 안 매우며 넘 달음.
짜파게티에 땡초가루 넣읍시다.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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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카테고리 없음 2023. 2. 16. 10:26

1.

다음주 월요일 오후 2시 수술이다.
첨에는 장기 적출에 대한 우울감이 넘 컸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전신 마취나 개복이나 장기 제거 모두 첨이다보니 막연한 불안감이긴 하겠지만
장기 적출이 잘 될지, 전신 마취에서 잘 깨어날지도 걱정되고
잘 깨어나더라도 통증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도 넘 무섭.
생각해보면 이제껏 수술이나 입원 한번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기적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2.

회사에는 한달 병가를 내었다.
원래 최대 3개월까지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데
혼자 일하다보니 병가기간 동안 나 커버해 줄 사람이 없으니
( 한국말이나 한국 규정도 모르는 매니저가 커버해줄 수도 없고)
원래는 한 2주정도만 하려다 진단서에 한달 써있길래 과감하게 걍 한달 쉴 참이다.
물론 최대한 영향 없게 교통정리 다 놓긴 했지만
회사내 거의 모든 부서와 일하다보니 나 병가 간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녀야하는게 민망했다.
그래도 아직 이름도 얼굴도 낯선 사람들이 걱정해주고 잘 다녀오라고들 말해주니까 모..

3.

상사가 갑자기 집주소 물어보길래 뭐 줄껀가 싶었는데
상사의 상사의 지시로 병가기간동안 꽃배달을 시켜주려고 했다고 했따.
근데 한국 웹사이트에서 꽃 배달 주문이 넘 어려웠나바.
자동 번역기능을 이용해서 어케어케 하는데 진행이 안되서 어쩔 수 없이 내 도움을 요청해서
매니저 화면 보면서 간신히 주문을 마치고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한국  보안 정책상 신용카드 결제에서 뭐 이거저거 깔고 해야 되는데
회사 컴이라 안 깔리고 해서 결국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런저런 규제로 울 나라 서비스는 글로발 스탠다드와 다르다는게 실감이 났음.

4.

정부에 뭐 의견서 낼 거 있는데,
법무팀이랑 외부 로펌이랑 내부 이해관계자들이랑 몇주에 거쳐 의견서 만들고
마지막 단계에서 본사 변호사(미국 변호사) 검토도 받았는데 애가 또 쓸데 없는 소리 함.
보스의 보스가 시켜서 내가 어쩔 수 없이 검토 받는데 이제까지 검토의견 받은 것 중에 쓸모 있었떤 거 하나도 없었음.
가뜩이나 바빠 죽겠고 시간도 없는데
애 검토 받느라 시간만 더 잡아먹고 도통 쓸모없는 의견이라곤 없는데다 왜 네 의견이 쓸다리가 없는지 영어로 설명까지 해야 하니 증말 짜증이 나면서 간만에 자기효능감도 조금 느껴졌다.
아니 애초에 한국규제내용도 규제 문화도 잘 모르는 미국 변호사가 무슨 쓸모있는 의견을 내겠어.
아. 진짜 도통 합리적이지가 않아.

5.

넘 바쁘고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다년간 징징댔더니 드디어 사람을 붙여주었는데,
남편이랑 애기들은 미국에 있으며 홍콩에 있는 한국인 미국변호사를 단기로 붙여주겠다고 했따.
영어도 한국말도 잘하고 인성도 좋다고 하는데
아니 내 일 도와줄 사람인데 나한데 이력서도 안 보여주고 면접도 자기들끼리 보고
사람 정해놓고 나한테 통보하는게 이게 무슨 경우냐! 라고 따지진 않았고 우회적으로 표현을 했더니
뭐 여차저차 말을 하더라구. 그래. 뭐.  이미 정해진 것 어쩔 수 없고 없는 것 보다는 그래도 누구라도 있는게 낫지 않나 싶은데
이 사람 상황을 볼 때 뭔가 나와는 출신성분이 확연히 다른 것이 분명해서 말이지,
아니 뭐 황송해서 부려먹기나 하겠어.
게다가 언뜬 보여준 이력서로 봤을 떄는 이 분야 경력도 그닥 없어 보이는구만.  
아무래도 나 대체인력으로 뽑은 게 아닌가 싶은 의심이 든다.
예전에 IT 조직에서는 엔지니어들에게 밀려
지금 법무 조직으로 오니 변호사들에게 밀리는 서러운 이 직종.

6.

맨날 회사 욕하고 의지하면서 서로 구직의 근황을 나누던 칭구가,
드뎌 다른 글로발 회사에 자리를 마련해서 먼저 탈출에 성공하게 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아. 내가 먼저 나갈려고 했는데....ㅜ.ㅜ
헤어져서 증말 넘 아쉽당.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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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카테고리 없음 2023. 2. 16. 08:37

얼마전에 법무팀 상무가 사준 문어 세트.
튀김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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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카테고리 없음 2023. 2. 9. 22:51

1.

나주에 있는 예전 회사 칭구들이랑 술 마시려고 회사에 반차 내고 SRT 예매하고 사실상 모텔인 호텔도 예약함.

아이 넘 좋아.

2.

수술한다고 회사에 병가냈는데 혼자 일하니까 백업이 없잖아.
그래서 나한테 걸린 30가지의 정도의 일들을 리스트업하고 어떻게든 돌아가게하려고 백업플랜 겁나 세우고 여기저기 다 설명하고 다니는데
남들은 다 이해하는데
정작 내 리포트라인들은 잘 쉬다 오라고 말로는 하면서 나 몰래 인사팀이랑 싸바싸바해서 내 자리 대체 인력 뽑을라고 하고 있고
심지어 미국변호사 한명이랑 면접도 봤다고 옆부서 상무가 뭔가 이상한 것 같다고 애기해줌.
아 졸나 빡쳐서 원.
아무래도 병가를 틈타 나 짜르려는 시나리오가 돌아간다는 생각을 도통 지울 수가 엄따.
사실인지 망상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이어도 문제 망상이면 더 문제인 것이야.

3.

혼자서 거의 회사 모든 부서랑 일하니까
거의 모든 부서에게 나 병가 간다고 동네방네 떠들어야 하는 현실이 넘 서글프다.
내 리포트 라인은 영어 못한다고 나 자를 궁리만 하는데. ㅜ.ㅜ
근데 또 웃긴 건 로컬에서는 나 관둘까바 노심초사  한다는거지.
아니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 됨.
나이 오십인데 아직도 한치앞을 모르겠는 나의 인생.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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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23. 2. 8. 11:31

이 회사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본사가 스위스라서
1) 스위스에 2) 비지니스 타고 가보겠구나 하고 기대에 부풀었는데
코로나때문에 해외 출장 전면 중단 되더니
코로나가 좀 풀리고 나서는 경영진들은 부지런히 다니는데
회사가 가난해져서 팀원들은 도통 다닐 수가 없는 중에
입사 이래 최초로 글로벌 행사가 잡힌게
1) 마드리드인데다가 2) 정책 변경으로 이코노미를 타게 되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유럽의 많은 나라들 중에 가장 흥미가 없는 국가가 스페인인데
왜냐하면 십몇년 전에 스페인 출장 갔는데
같이 간 선임이 회사 출장을 어떻게든 자기 여행처럼 잘 이용하는 요령 만땅이라
그 분이 짜 준 동선 따라 주요 도시는 거의 돌았던 데다가
(그 때의 어린 나는 그 냥반의 그런 행동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극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이 엄청 일정 공들여 짠 일정에 내가 그냥 버스 탄 거였음. 내가 또 정말 싫어하는게 여행 일정짜기라설...)
귀국을 하루남겨두고 난데없이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해서
일주일인가 더 체류하다 보니 어영부영 근교 소도시까지 돌게 되서...
가뜩이나 늙어서 이코노미에 몸 구겨넣고 장거리 비행 타는 것도 힘든데,
도통 흥미가 없는 나라에 얼마남지 않은 체력을 들여 그것도 출장을 갈 생각을 하니 마냥 귀찮아서...
행사 등록이나 뱅기 예약도 안하다가 마감을 넘겨서 부랴부랴 간신히 했네..
언제 쓸지도 모를 마일리지 적립만이 유일한 긍정적인 요소랄까.

아 구찮아...
여튼 이 로또같다 회사.
도통 맞지를 않아. 나랑 참 안 맞아.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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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뜬금

카테고리 없음 2023. 2. 8. 07:08

어제 꿈에서는 신지랑 신지 남편과 신지 시동생 그러니까 고등어님의 남동생을 만나서 양평쯤 되는 곳으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갔다.
사실 고등어님은 외동인걸루 알아서 동생은 있지도 않은데도 꿈에서는 그랬다.
넷이서 양평에서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신지네 집에 들렀는데 글쎄 집에는 신지 딸래미가 있었다.
신지 딸래미는 6살인가 그랬는데
엄마 아빠를 닮아 이쁘고 아주 똑똑했다.
심지어 엄마 아빠가 아이 홀로 집에 두고 부부끼리 종종 놀러다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의연하고 밝고 명랑한 아이였다.

진짜 존재하지도 않는 남의 동생에 자식까지 나오는 이 뜬금없는 전개라니니.

평소에 신지 생각 거의 하지도 않는데 이상하다 증말...

꿈에서도 나는 어떻게든 양평 맛집에서 음식을 포장해서 집에서 혼술할 생각밖에 엄서따. 내내 안주 걱정 뿐이었음. 사실 요즘 다시 폭주 모드이긴 하다.
피티 트레이너가 바뀌면서 운동의 큰 동력하나가 사라졌으며 어차피 수술하면 한달은 못 마실테니 그 전에 미친듯이 마셔두자라는 생각도 있어서 진짜 혼술 많이 마시긴 하는데 꿈에서조차 안주 확보에 여념없는 모습이라니...

이것이 나의 빼박실체인 것이다. ㅎ







Posted by 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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